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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December, 2012

veinte y nueve de diciembre




2012년의 마지막 주말엔 2012년의 마지막 장보기 -_-
달곰이의 100일인 2013년 1월 1일에 H언니네 가족을 초대했기 때문에
음식 준비 -그래봐야 떡국이나 핑거푸드 정도- 로 마음이 급해졌다
그래도 오늘은 애정 할 만한 것들을 세 가지나 득템해서
지긋지긋한 그로서리 쇼핑의 한 줄기 빛을 보았다고나 할까 ㅋㅋㅋ



• monin's caramel sauce

전격 유축맘이 되면서 새벽에 꼬박 한 번씩 일어나 30~40분이 걸리는 유축을 한다
자기 전에도 빼먹지 않고 해야하니 부족한 아침잠을 밤에 보충 할 수도 없고
자연히 이번 주 내내 카페인에 의존해서 하루하루를 버텼다
집에서 좀 더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한 스페셜 아이템이 절실한 상황
더군다나 6팩이나 산 칼슘강화우유가 너무 짜서 ㅠ.ㅠ
아무리 illy 에스프레소가 맛있다고 한들 이상한 맛의 라떼가 탄생한다
동네 백화점의 el club de gourmet에서 모닌을 취급하는데,
모닌의 스몰사이즈 시럽들이야 말로 정말 다 모으고 싶은 아이템이지만
내가 뭐 mixologist 라도 되나?
쓸모 없는 것들은 다 제치고 카라멜소스만 한 통 집었다


• la perruche

설명이 필요없는 '앵설이', 앵무새표 각설탕
사탕 대신 사각사각 갉아먹을 정도로 내가 완전 사랑하는 설탕 ㅋㅋㅋ
흰색 -풍미가 없어 tea에는 이게 더 나음- 살까 브라운 살까 고민하다가
역시 갉아먹기에는 브라운이 맛있어! 라며 ㅋㅋㅋ
라떼 한 잔에 앵설이 한 조각 넣고 모닌을 드리즐하면 진정 천상의 커피


• vinagre de jerez al pedro ximenez

릭아저씨가 쉐리주로 만든 식초가 아주 감미롭다고 찬양을 해대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한 병 구입했다
reserva와 PX가 있던데, 값은 PX가 (당연히) 비싸지만..
PX로 만든 식초라면 너무 달지 않을까 싶다
쉐리는 예전에 WSET 시험 볼 때 나름 열심히 공부했던 분야이긴 하지만
원체 마실 일이 별로 없기도 하고 스페인어 투성이인 용어도 낯설어서
시험 본 지 2년이나 지난 지금은 기억 나는 게 손에 꼽을 정도
어쨌거나 집에 이태리 밀라노의 peck에서 사온 barrel aged 발사믹 비니거 하나,
딸기향이 나는 발사믹 비니거도 하나, 요리에 주로 쓰는 화이트와인 비니거도 하나,
근데 또 식초를 사다 날랐으니 이건 또 어디에 써야 할 지
검색해보니 가스파초에 넣으면 좋단다;
난 가스파초가 진짜 싫은데?!?
=_=
우선 병을 따서 맛부터 보고 레시피를 좀 연구해보아야 할 듯



식초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예전부터 라이스 비니거가 너무 사고 싶은데 이 나라에선 흔하지 않은가 보다
쌀이 많은 나라에 없을 리가 없는데.....
사고 싶다 라이스 비니거...



05 December, 2012

cinco de diciembre




<똥이 무서워 외출이 어렵다는 이야기>

자기 전에 분유를 배불리 먹는 달곰은
다음날 오전에만 세 번 넘게 응을 배출하곤 한다
그 응의 규모가 대단해서 가히 샨티샨티 카레 한 그릇
바운서나 카시트에 앉아있다 응이 폭발하면
카레국물이 엉덩이골로 치솟아 등을 타고 흘러 옷은 물론 시트까지 적신다
때문에 외출 중에 응이 터지면 너무 곤란해
물티슈로 응 닦아주는 것도 큰 일인데
옷까지 버렸다간 외출이고 뭐고 당장 컴백홈 해야 할 듯
그래서 오전 외출은 나에겐 너무 챌린지..



오빠가 짧고 굵었던 이번 학기를 마감했다
방학 시작을 축하하고자 la cesta de recoletos 에 런치를 예약했다
정오까지 오빠를 픽업하러 가려니 아침 내내 어찌나 바쁘던지
그 와중에 쾌변선생은 착실히 세 그릇의 응을 생산하셨다
그래, 밖에 나가 싸는 것 보단 집에서 백 번 싸는 데 낫다
응 치우고 엉덩이 닦아 다시 옷 입히느라 당연히 픽업시간에 늦었지만요


"모자만 쓰면 심기가 불편한 쾌변선생"

이어플립 비니 로컬샵
스웨터 nanos baby
레깅스 petit bateau
슬리퍼 normandie


la cesta는 모히또가 맛있는데!!!
추워죽겠는데, 수유부 주제에 모히또는 무슨 모히또;
나는 오빠가 시킨 와인 향이나 맡아보고 군말 없이 탄산수를 시킵니다....
croquetas de jamon
dados de rape (아구살 튀김)
solomillo de buey
를 시켜서 사이좋게 냠냠하고 커피로 입가심까지
la cesta는 캐주얼한 밥집이지만 음식 프레젠테이션이 나쁘지 않고
음식이 바뀔 때 마다 식기류를 새 걸로 바꿔줘서 좋다
물론 가격은 그리 캐주얼하지 않지 ㅋㅋㅋ


"바구니(cesta)가게의 빵 바구니"


느긋하게 먹다보니 거의 두 시간;
달곰의 수유시간이 다가와 시내 구경은 다음으로 미루고
신속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쾌변선생은 식사 중 밖에서 참았던 만큼 시원하게 뿜어주셨다는,
듣기만 해도 콤콤하고 시원한 이야기



23 January, 2012

veinte y tres de enero




<이제부터 하면 안 되는 것들>

a. 킬힐, 웻지힐
사실 소영언니는 임신 기간 내내 ash 웻지힐을 신고 다녔고
졸리언니나 니콜 리치, 그리고 아길레라 언니도 로봇탱에서 내려온 걸 본 적이 없지만
애쉬도 루부탱도 없는 나는 앞으로 주구장창 스니커즈만 신기로 합니다
(그러나 기껏 주문한 나이키 루글은 back ordered.. 취소해야 할 듯 싶다 -_-)
귀여운 레페토들은 괜찮을까?
쿠션이 너무 없는데다가 사이즈 때문에 -평소에도 작은데 이젠 발등 터질 듯- 당분간 아디오스

b. 향수
특정 향수 냄새를 맡으면 푸헹취! 하는 나의 민감민감 돋는 콧구멍 덕분에
향수라고 쓰는 건 그나마 좀 부드러운 샹스 오 땅드르(이름 하고는;;) 뿐이지만
이젠 이것도 빠이빠이
왜 안되나 했더니 달곰이가 남아 일 경우
.. 남아?
.. 남아?
그런 경우는 엄썽!!!!!
...
...
만의 하나, 또는 0.03%의 확률로 달곰이가 남아 일 경우 무정자증을 유발한다나

c. 커피, 초콜렛
하필이면 오늘 미쿡 다녀온 분에게 ghiradelli 초콜렛을 선물받았는데 말입니다 ㅠ
초콜렛이야 조금씩 먹는 건 괜찮겠지
그치만 커피 한 잔만 마셔도 하트비트가 90dB로 뛰는 나로서는 커피는 금물
나중에 2nd trimester 안정기에 접어들면 cacao sampaka에 가서 민트초코나 한 잔 해야지

d. 연성치즈 & embutido
까망베르, 모짜렐라, 고트, 브리, 고르곤졸라, 페타, 코티지, 크림치즈여 안녕
이제 나는 속까지 단단한 queso curado만 먹기로 합니다
'embutido'는 뭐라고 번역해야 하나, 익히지 않은 가공육?
jamón이나 chorizo, salchichón, salami, 말린 순대, 육포류는 전부 해당되는 모양
ㅠ.ㅠ
하몽 하몽 ♥ 이젠 너도 굿베이

e. 허리와 배에 무리가 가는 무거운 것 들기
주부의 팔이 굵어지는 건 말이다, 집안일 류의 계급장과도 같은 것이다
생수 1.5L X 6 세트도 날라야지, 매일같이 쳐묵하여 발생하는 쓰레기도 가져다 버려야지
살상무기로도 손색 없는 staub 그릴팬 같은 건 쓰지 말라는 얘기?
"무거운 건 들 수 없으니까 오빠와 함께 장 보러 갈래"
임신 확인하고 나서 단 한 번도 오빠와 마트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f. 대 임산부 위험 물질 : herbs
고이 고이 모셔두고 애용하던 바질, 파슬리, 로즈마리, 타임, 시나몬, 아니스..
를 쓰지 않고 어떻게 요리를 하란 말이야?!
더군다나 로즈마리는 불과 한 달 전에 사서 완전 새거란 말이다
날 로즈마리라고 부르지 말아!
알겠어요 로즈마리
...
(아, 조큼 무리수)

g. 술
"no alcohol, no life"
나 이래뵈도 와인 관련 자격증도 있는 여잡니다
일반 주당생활 이상으로 꽤나 전문적인 주조 양조 지식도 갖췄다구요
그런데 이런 나한테 술을 마시지 말라니
kalimotxo도 안되나요? 와인도 안되고 콜라도 안되니 never ever 안된다구요
기껏 A언니가 부드카의 본고장 폴란드에서 보드카도 사다줬는데
왜 사다줬는데도 먹지를 못하니 ㅠ.ㅠ

i. 전신욕, 반신욕
자궁 또는 양수의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안되기 때문에 욕조에 들어갈 수가 없단다
이제 때는.. 마법의 때비누를 써서 미는 수 밖에 없다

j. 아마 z 까지 써도 다 못 쓸 것 같아서 이쯤에서 마친다



뭐야 0_0
하지 말라는 게 너무 많잖아 ㅠ_ㅠ
정말이다, 임신 테스트기에 positive 반응이 뜬 날 이후로 나의 삶은 변해도 너무 변했다
좋은 점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안 좋은 게 더 많다
달곰이 이색히, 네가 글을 읽게 되는 그날 이 포스팅을 꼭 소리내어 읽게 할 테다



13 January, 2012

trece de enero





올해 두번째 방문자 CH양이 오늘 새벽에야 떠나가고 집이 다시 고요해졌다
이번에도 그녀의 뒤에 남은 건 엄청난 양의 긴 머리카락 뭉치
한 시간 짜리 설거지 후, 3일이나 밀린 청소기를 싹싹 돌리고나서 두 명이 거쳐간 이불과 베갯닛 빨래를 하고 있다
여주인의 체력 고갈로 올해 상반기에는 민박 종료..


CH의 madrileña 간접 체험을 위해 이것 저것 하면서 나도 새삼스레 내 생활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어느새 편애하는 식당 몇 곳의 menu del día를 먹으러 가면 식사 시간이 기본 2시간
점심 식사라고 해도 clara나 맥주 한 잔 정도는 '의아함' 없이 자연스럽게 시킬 수 있게 되었고
디저트는 종류를 물어 볼 것도 없이 cafe con leche나 helado를 주문한다
(그러나 여전히 flan을 시킬 엄두가 안 나는 걸 보면 아직 멀었나 싶기도 하고 'ㅅ')
핀쵸에 와인이나 한 잔 하자며 lateral에도 갔다
촛불을 가운데 두고 서로 마주보고 그림자가 일렁일렁, 너무 데이트 분위기이긴 하지만 어쨌든 힙한 곳이니까
수많은 핀쵸 메뉴를 읽기 귀찮아서 늘 시키는 degustación de pintxos
lateral의 화이트 와인은 berdejo로 만든 아주! 저렴한 와인 하나 뿐인데 나쁘진 않지만 만족스럽지도 않다
좀 저렴한 cava가 있음 좋으련만 taittinger 한 종류 뿐?
그러고보니 여긴 하드리커나 칵테일 셀렉션이 좋고 와인 마시기엔 그럭저럭이구나
어쨌거나 CH는 많이 드라이하고 미네랄이 느껴지는 깔깔한 종류를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역시나 berdejo는 많이 마시지 않고 남겨 버렸다
처음에는 뭔가 싶었던 절인 파프리카나 잘게 갈아서 올리브유에 버무린 jamón도 쌀밥 먹듯 들이키고
레몬 띄운 콜라를 좋아하게 된 것도 마치 스페인 사람의 조건을 충족 한 것만 같다
(실제로 lateral에서 우리 테이블의 좌우앞뒤 모두 콜라를 드링킹 하고 있었다는 ㅋㅋ)
길 가다 보이는 아무 까페나 바에 들어가서 메뉴판 볼 일도 없이 커피를 주문하고
아직 추운 겨울이지만 햇볕만 따사롭다면 노천 테이블에 앉아 길 가는 사람 구경하는 여유도 생겼다


마드리드 생활 4개월 째
GPS 없이 시내 곳곳을 운전하고 다닐 수 있는 나, 어느새 꽤나 madrileña가 되었다
시간을 길게 쓸 줄 알고 먹고 마시며 수다 떠는 것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어엿한 마드리드의 cloé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