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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January, 2013

cuatro de enero




오~랜만에 가족 외출을 했는데 날이 좀 춥더라
겨울 코트에 타이즈에 털신 신은 달곰을 풋머프랑 레인커버로 두 겹 더 포장
나중에 보니 등이 땀으로 젖어있더라능 ㅎㅎ
justicia의 c/ pelayo에 있는 bagatella 라는 카페에서
간단한 요기 거리랑 핫초콜렛 -완전 별로- 마시고
옷가게 한 두 개 둘러보고 고대하던 amorino 로!!!
아모리노는 작년 봄 밀라노에서 가본 이탈리안 젤라또 체인
관광하느라 지친 다리를 이끌고 중심가에서 좀 떨어진 brera 거리까지 기어갔는데
젤라또는 뭔가 아이스크림과 다를 줄만 -촌스러워 ㅋㅋㅋ- 알았지만
아모리노는 재료가 전부 나뚜랄이라 맛이 좀 밍밍;
차라리 뉴욕에서 먹던 grom이 더 낫지 않냐며 급 실망 했었는데
막상 마드리드에서 먹으니 또 맛있네 ㅋㅋㅋ
(las rozas village 아울렛과 tribunal 역에 지점이 있다)



사실 오늘의 미션은 마스카포네 치즈 젤라또 따위가 아니라
alvaforkids 라는 아기옷 가게
또 아기옷이냐?! 그렇게 사고도 또 아기옷이냐고!!!!!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지금은 중고로도 구할 수 없는 mini rodini의 테리캡이 남아있는 집이니까
그것도 '재고라고' 무려 50% 세일가로 내놨더라 (9유로!)
지난 2012 SS 시즌에 선보였던 투명투명한 썬바이저
지인(이라고 쓰지만 사실 아기옷 지름신) A양이 작년부터 찾아 헤메던 걸
alva에서 가지고 있길래 구대해주러 간 것
스페인의 아기들 패션은 북유럽에 비해서는 좀 클래식한 편이라
길에서 빅토리아 슈즈, 보보쇼즈나 미니로디니 같은 튀는 옷을 입은 애들을 보기 힘들다
그래서 왠지 북쪽 브랜드의 재고 무덤이 되는 게 아닐까 ㅎㅎ
어린쥐랑 그린 색상이 하나씩 남아있어서 -A는 그린을 원했는데- 둘 다 사버렸다
어디든 선물해도 좋고.. 라며 쟁인건데






집에 와서 보니 이번에 지른 기린티셔츠랑 찰떡궁합!
그럴 수 밖에.. 같은 시즌이니 ㅋㅋㅋ
더군다나 얼굴에 대보니 우리 아기는 역시 간지er ㅋㅋㅋ
아직 씌우려면 1년 반은 더 있어야겠지만
오빠가 남 주지 말고 달곰이 몫으로 묵히라고 명하시어 고이고이 서랍 안으로



01 January, 2013

uno de enero




새해의 첫 시작은 상콤하게도 새벽 5시부터 눈 비비며 일어나
정화수 -끓여서 식힌 물- 를 뜨고 밥과 국을 준비해 백일 삼신상을 차렸다
삼색나물이 없어 삼색그릇에 국을 뜨고 ㅋㅋㅋ
금지품목인 마늘이 둥둥 떠다니는 미역국에
물을 떠놓을 사발이 없다보니 에스프레소잔으로 ㅋㅋㅋ
나중에 보니 수저를 안 놨더라고? ㅋㅋㅋ
삼신 할배님들 맨손으로 드셨나.. 죄송해라
세상에 이런 삼신상이 어디 있을까 싶었지만,
우리 달곰이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라는 모든 마음을 다 해서 열심히 빌었다
"우리 달곰이 발 크게 해주세요~"
그리고 오빠는 삼신상 차렸다고 시어머니께 자랑했다가
허튼 데 빌지 말고 성당 가서 '찬미예수님'께 기도나 올리라고 혼났다능 ㅋ



"삼신상 프레젠테이션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



상을 물리고 다시 잠들었다가 해 뜨고 일어나 본격 손님맞이 준비
대단한 걸 차린 것도 없는데 오전 내내 정신 없고 허둥지둥 일이 자꾸 밀려
막상 손님들이 도착했을 때 오늘의 주인공께선 기저귀 차림 ㅠ.ㅠ
예쁜 옷 입은 아가를 번쩍 안고 우아하게 손님을 맞는 호스티스 따위 개나줘



"컵케익 따위 알게 뭐람, 발로 뭉개버렸다"

헤어밴드  shop dami
카디건  bonpoint
블루머  nanos baby
양말  trumpette maryjane



"백일이 뭐 대수라고"
뭔가 준비하는 것 자체가 귀찮아서 은근히 스스로 세뇌하고 있었지만
막상 삼신상에 손님상에 (컵)케익까지 준비해 대충이나마 구색을 갖춰 치루고 나니
그래도 해주길 잘했다고, 달곰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든다

이렇게 바쁘지만 기분 좋게 2013년 시작!
2013년은 아마도 '기분 좋지만 늘 바쁜 해'가 될 것 같다...



30 December, 2012

treinta de diciembre




2012년의 마지막 주말은 끗-
날짜 바뀌기까지 23분 남은 시간이지만 미역국을 끓이고 있어 잘 수가 없다
반달곰의 백일을 기념해 '삼신상'을 차리느냐 마느냐 수백번 고민
여행과 기관지염 여파로 떡도 케익도 미리 맞추치 못하고
삼색 나물이니 구색 맞출 여력도 안 되는데 그냥 포기하자고 기울다가,
100일도 안 되어 한 번 앓은 달곰에게 급! 미안한 마음이 들어
미역국 세 그릇 + 쌀밥 세 그릇 + 물 세 잔 만 놓고 절이라도 하기로 했다
우리 달곰 발 크게 해달라고 빌어야지..
지금도 발이 좀 큰 편인데 뭘 또 키우려고..
더 크면 스웨덴에서 오고 있는 꼬까신 안 들어간다 ㅎㅎㅎ

떡국 베이스 하려고 사골 조각이랑 홍두깨살 사온 걸로 육수를 냈다
초벌 육수 좀 덜어서 불려놓은 기장미역 넣고 미역국 스타트
산후조리 한다고 지긋지긋하게 먹었던.. 이런 또 미역국이로구나 ㅠ.ㅠ
한 솥 끓이는 거 삼신 할배들이 다 드시면 좋겠는데
실상은 내가 꾸역꾸역 다 먹어야 할 팔자라는 거
삼신상에 올리는 미역국은 뭐가 다른가 싶어 네이년 검색 해보니,
마늘도 넣지 말고 소금도 넣지 말란다
마늘도 소금도 안 들어간 미역국이 무슨 맛이야?
그래서 과감히 네이년 대백과사전은 무시하기로 했다
오늘은 초벌 육수랑 미역국, 떡국에 올릴 달걀 지단까지 준비하고
내일은 동그랑땡 빚어 부치고 시래기나물 볶아두고 뽀얗게 육수 마무리 하긔

설날에 H네 가족이 오면
우선 브런치로 밑반찬에 떡국 한 그릇 씩 해치우고 나서
예쁘게 입힌 달곰이 (컵)케익 앞에 앉혀두고 기념 촬영 해야지
백일 기념 케익은 오빠네 학교 앞 케익집 -cream bakery- 에 주문하고 싶었는데
하필 설날이라 ㅠ.ㅠ 당일에도 그 전날도 문을 닫는다
직접 간단한 케익이나 파이라도 구울까? 하다가 일은 그만 벌리자고 관두고
그저께 교수실 앞에 차 세워두고 총총 찾아가서 남아있는 컵케익 싹 쓸어옴
맛은 버려도 되니까 모양이라도 유지되라고 곧장 냉동실 행
겨우 컵케익 몇 개라니 여전히 아쉬운 마음 미안한 마음 가득이지만,
대신 한국 가면 200일 기념으로!!!
영모아저씨네서 특대 사이즈 커스텀 케익 준비해줄께 아가!!!

그리고 그 케익은 외할머니랑 엄마가 전부 쳐묵쳐묵..... 0_0



25 December, 2012

veinte y cuatro de diciembre




어차피 3개월 된 아기를 데리고 파인다이닝을 즐기는 건 불가능하고
북적대는 바에서 자정이 넘도록 술을 마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달곰이 아파서' 크리스마스인데도 외출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는 말자

다행히 효녀 달곰 답게 일찍 -무려 7시 40분!- 잠이 들어서
종일 짬 나는 대로 만들어뒀던 음식들을 주섬주섬 차려 먹을 수 있었다
언젠가부터 양갈비를 굽는 것이 우리 부부의 christmas tradition
오늘도 오전 일찍 hipercor에 가서 잘 손질된 cordero lechal을 한 팩 집어왔다
우리는 스테이크를 구울 때 오븐 대신 staub의 무쇠 그릴팬을 쓰는데,
고기를 굽는 건 항상 오빠 몫이라 나는 그 방법을 전혀 모른다




honey-roasted brie with walnut
모양은 빠지지만
엄청 간단하고 맛도 좋다

mixed salad with sun-dried tomato & parmigiano reggiano
드레싱은 EEVO와 발사믹크림으로 쉽게 쉽게




grilled lamb
소금 후추 EEVO 타임 로즈마리 
maille whole grain mustard



오빠는 inedit 75cl 한 병을 혼자 다 마시고, 나는 또 탄산음료;
디저트로는 이탈리안 퀴진 코너에서 panettone와 파티사이즈 티라미수를!
빠네또네는 잘못 사면 퍽퍽하고 톱밥같은 질감인데
오늘 사온 녀석은 아띠제의 밤빵보다 촉촉하고 콕콕 박혀 있는 건포도가 예술 +_+
스페인에서의 크리스마스에는 당연히 roscón이어야겠지만
그 빵은 정말이지.. 어떤 이유로 그 빵을 먹는 것인지 아직 모르겠다
그래서 올해의 크리스마스 디너엔 어쩌다보니 빠네또네가...



아픈 아가에 대한 걱정은 아주 잠깐이라도 접어두고
오랜만에 단둘이 잔 부딫히며 홈메이드 크리스마스 디너를 즐길 수 있었다
인생에 관한 진지한 토론 대신 뚱보 특집 <런닝맨>이 함께 했지만...
그나저나 계획대로라면 내년엔 한국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도 있겠는데,
그때는 달곰이도 양고기 조금만 드셔보세요 :)



18 December, 2012

diez y ocho de diciembre




주말 내내 집에 갇혀 있다가 더는 참을 수 없어
어제 오후 느지막히 "cacao sampaka에 가서 핫초콜렛을 마시겠어!" 라며
5시간 밖에 못 잔 남편과 외출에 질린(?) 딸래미를 추운 바깥 세상으로 끌고 나갔다



"whether it's cold or not, i don't care"



thㅣ익하고 뜨뜻한 핫초콜렛을 입술에 잔뜩 묻히고 온 것 까진 좋았는데..
달곰이가 기침을 시작했다 + 가래 끓는 소리까지!!!
그 기침이 오늘 오후까지 계속되어서 현재 상태를 지켜보고 있는 중
내일 3개월차 체컵이 예약되어 있어서 굳이 ER까지 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오늘 밤은 ladies' nite 이거등 o_O
가정을 버리고 탈출한 아줌마들끼리 pan de lujo에서 디너 하기로 했는데?!
오빠가 잘 봐주겠다고 해서 나가긴 나가는데
밤이 되면서 아가가 더 아프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도저히 발이 떨어지지 않......
(하지만 이미 나는 빡센 슴옥희 메이크업을 마쳤다 ㅋㅋㅋ)

ladies' nite 후기는 다녀와서 커밍 쑨







"국민애벌레..가 아니고 butter balls"


부내나는 빵이라는 뜻의 "pan de lujo" (http://www.pandelujo.es/) 는
예전에 베이커리가 있던 자리에 만들어진 레스토랑
쇼윈도에 있는 발목 없이 튼실한 다리를 가진 발레리나 조각이 눈길을 잡는,
밖에서 봐선 이게 뭐하는 가게인지? 좀 알기 힘든 집이다
캐주얼하면서도.. 어째 좀 posh한 분위기에 부가세 별도 ㅋ
유모차 끌고는 못 갈 곳이라 (아픈;) 아가를 저버린 날에 안성맞춤이었다

날씬한 처자 넷이 스타터와 메인을 세 개씩 시켜 나눠 먹었다

burrata trufada, ensalada de tomates raff y EEVO
mejillones abiertos al vapor con salsa de verduras asadas y azafrán
croquetas de jamón ibérico
pluma de cerdo ibérico a la parrilla, salsa de miel y mostaza
solomillo salteado con ajos y romero, salsa de vino tinto
vieiras a la plancha, salsa holandesa

와인리스트는 괜찮은 편인데 칵테일이나 샷 종류는 그냥 그냥
입구에 웨이팅 바가 따로 있는 것 치곤 술이 빈약하다
대부분 와인이나 tinto de verano를 마시던데 우리 일행들은 과감히 모히또를 시킴
모히또는 완전 스페인답게 설탕이 과한.. 달달한 모히또였다 -_- 별로 -_-
(어차피 수유부인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agua con gas -_-)

등심스테이크 빼고는 -고기 질이 별로였음- 전부 맛있었다
맛도 맛이지만 프레젠테이션에 신경을 많이 쓰는 집이라
윗 사진처럼 버터를 시켜도 거하게 주고 나서 깨알같이 돈을 받는다지요 ㅋㅋㅋ

dulce도 시켜보고 싶었지만 너무 배가 불러서 패쓰
밤마실이 고팠던 우리는 무조건 2차를 가야 했거든요 ㅋㅋㅋ



03 December, 2012

tres de diciembre




팔자도 사납지, 또 마드리드 세관(aduana)에 다녀왔다
한국에서 친구 SS양이 달곰이 선물 -옷으로 알고 있었던- 을 보내줬는데
뜬금없이 그게 세관에 잡혔다는 aviso를 받은 것
혹시나 해서 물어보니.. 아, 과자를 넣었단다
서프라이즈로 참치캔까지 ㅋㅋㅋㅋㅋ
(내가 EEVO와 오레가노에 젖은 참치로 김치찌개 끓였다고 페북에 올린 게
그토록 불쌍해보였더냐 ㅋㅋㅋㅋㅋ)
12월 5일까지 오지 않으면 반송한단다 ㅠㅁㅠ
나는 달곰이를 맡기고 가야하고 오빤 한창 시험 준비로 바쁘고
가능한 건 오늘 오전 뿐, 원래 달곰의 예방접종이 있는 날이다
결국 병원 예약까지 바꿨다
정말이지 애 맡길 곳 하나 없는 나는 외롭고 서럽다

힘들게 찾아온 소포상자엔 반가운 마데인코리아 과자들이 잔뜩
맛밤 봉투를 발견한 순간엔 추위에 오그라든 마음이 군밤처럼 따뜻해졌다 ㅋㅋㅋ

오빠는 맛밤 한 봉지를 들고 학교에 가고
나는 닥터유 초코케익을 입에 물고 달곰 앞에서 쪽쪽이 셔틀을 도는 중
(제 손으로 -의도치않게- 쪽쪽이를 낚아채 집어던지기 일쑤)




"SS가 보내준 patagonia의 신칠라 폴리스 점퍼
3m 사이즈라고 되어 있지만 왠지 내년 겨울에도 입을 수 있을 것 같다"



07 November, 2012

siete de noviembre




옆집 J가 파리에서 -고야드 대신에 ㅠ.ㅠ- 사다준 la duree의 마카롱을 먹으며 포스팅
사실 마카롱 홀릭은 아니지만 왠지 la duree는 옳다고나 할까
지난 번에 밀라노에 갔을 때도 들를까 했지만,
그때는 건너편 peck에 빠져 허우적대느라 마카롱 따위는 보이지 않았었는데
돌체가 부족한 마드리드에서는 이런 선물 받으면 눈에서 땀이 나지 ㅋㅋ



H&M에서 사온 곰돌이 우주복을 개시하려고 했는데
럴수럴수! 2-4m 사이즈로 사왔는데도 46일 된 우리 달곰에겐 너무 크다
'입히기에 좀 큰' 정도가 아니라 한 쪽 다리에 애가 쑥 들어가 ㅋㅋㅋ
대체 저 아가는 왜 그렇게 작게 태어나서...
한 달 만에 6센티나 자라서 이젠 좀 평균 사이즈가 되었다 생각했는데;


가격 따라 저퀄인 북극곰 코스튬 H&M


아직 너무 어린 아가라 옷 사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
외출은 주구장창 하는데 외출복이 너무 없다
모자도 하나 뿐이고 신발은 아예 없어서 -양말은 좀 있지만- 나갈 때 마다
zara baby에서 샀던 미니마우스가 그려진 우주복만 입는 불쌍한 반달곰
오빠는 이 유치한 우주복을 어찌나 싫어하는지 ㅠ.ㅠ
여기저기 다녀보니 zara baby는 조금 큰 아기들이 입을 게 많고
달곰같은 자그마한 뉴본 베이비는 H&M에서 바디수트나 사야 할 듯

오늘은 내가 마드리드에서 제일 좋아하는 동네인 justicia의 한 골목 안에서
너무 예쁜 아기옷 가게를 하나 찾아냈다

http://www.suenospolares.com/

스페인 아기옷 브랜드 중에 가장 핫한 bobo chose 가맹점이기도 하고
한국 엄마들이 열광한다는 popupshop 이나 atsuyo et akiko 같은 브랜드도 있고
아기들을 위한 ugg 나 hunter, bensimon 도 몇 가지 갖춰놓았다
함께 구경 간 H언니는 여기저기서 탄성을 질렀다
나는 아직 아기옷 쇼핑 분야에는 뉴비라 아는 브랜드가 얼마 없지만,
아기옷 홀릭인 A나 H언니 어깨 너머로 배우다보면 곧 통달하겠지? ㅋㅋㅋ
정말 예쁜 아기옷이 무진장 많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지만
어쩜 그렇게 하나같이! 착실하게! 이쁜 만큼 비싼 값을 자랑하는 걸까..
A는 아들 옷에는 절대 돈을 아끼지 않는 것 같지만,
우리 달곰 가족은 저소득층 수준의 수입과 P 펀드로 근근히 사는 유학생 가족인 만큼
북유럽 브랜드의 바디수트를 40유로 씩 주고 사는 건 미친 짓이다
다행히도 이 가게에는 뉴본 베이비를 위한 옷이 거의 없어서
내년 봄 쯤 되어야 슬슬 쇼핑하러 들러볼 만 하겠다
그 때 까지는 그냥 H&M이나 주구장창 다니자는 생각 ㅋㅋㅋ
oeuf nyc 같은 브랜드의 보들보들한 니트를 입는 아가에 비하면 좀 빈해보이겠지만,
괜찮아, 달곰은 미친 미모를 가졌으니까 ㅎㅎ



15 June, 2012

quince de junio




"엄마 밥 먹으니까 좋냐"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매번 "내 입에 깔대기를 꽂아두고 음식을 쏟아부으신다" 고 대답한다
삼시 세끼 꼬박꼬박에, 하루 두끼 인생이던 내 위장과 달곰이가 놀라 어쩔 줄을 모른다
임신 초 제일 심한 food craving이던 양념소갈비
아빠 찬스로 혼자 3인분 쯤 먹고나자 달곰이가 뱃속에서 탭댄스를 췄다
그동안 늘 서러웠던 빵순이, 빵에 대한 집착도 여지없이 빛을 발한다
김영모와 파리크라상에서 사다먹고 남은 빵이 아직 냉동칸에 한가득인데도 불구하고
가로수길 나간 김엔 le alaska와 tokyo panya에 들러 또 크게 두 봉지
두리뭉실 살찌는 건 나 뿐만 아니라,
네소머신에 탄력받아 매일 아침 커피 한 잔과 빵 한 조각에 심취한 엄마도 마찬가지

결국 운동 루틴을 다 뜯어고쳤다
스페인에서만큼 집안일을 하고 그로서리 쇼핑을 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그만큼 칼로리를 소비할 만한 강도높은 유산소운동이 필요하다
오전에 싸이클 15분 + 스트레칭 15분 + 요가동작 10분
약속을 나가면 항상 두 블럭 전에 택시에서 내려 목적지까지 걷기(20분 상당)
저녁식사 후 걷기 60분 또는 싸이클 30분
자기 전 스트레칭 15분
(천천히 하지만 결코) 강도가 낮은 게 아니라 일주일에 하루 정도 유산소는 쉬어주기
이렇게 해도 좀 오래 앉아있으면 금방 다리가 붓는다

다음주 목요일 -26주 4일차- 에 임신성당뇨검사와 초음파가 예약되어 있다
20주 이후로 변변한 검사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내 몸 상태나 달곰이의 성장 상태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03 June, 2012

tres de junio




그저께 아침 즈음 "나 마드리드 가면 재워줄거야?" 라는 카톡이 도착했다
보낸 이는 서울에 있는 남동생
무슨 출장이 그리도 급하게 잡히는거냐
주말까지 끼어와서 관광을 하겠다는 참 한가로워보이는 출장
덕분에 어젯밤부터 오늘까지 꼬박 하루를 알차게 관광가이드에 할애했다
몸이 예전같지 않은지라 같은 거리를 걸어도 더 쉬이 다리가 붓고 피곤하다
그래도 책임감을 가지고 하루종일 열심히 걸어다녔는데,
아침, 점심, 저녁을 너무 거하게 챙겨먹어서 그런지 몸무게는 더 늘었더라 o_O



늦은 아침을 mercado de san miguel에서 핀초 집어먹는 걸로 때우고
점심 메뉴는 역시 마드리드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botin 에서 cochinillo asado였다
(좋아하는 음식은 아니지만.. 세고비아에서 먹었을 때 보다 더 낫더라?)

저녁으로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메뉴, paella를 먹어야죠
빠에야를 전문으로 하는 유명한 arrocería가 여러 곳 있긴 하지만,
내가 가본 중에는 la buganvilla 가 가장 만족도가 높았다
alonso martinez 역 근처에 본점이 있고, san sebastian de los reyes에 분점이 있고
한국사람 입맛에 스페인 정통 빠에야는 좀 짜고 쌀이 덜 익은 느낌이지만
이 곳은 "menos sal, por favor" 라고 주문 하지 않아도 맛만 좋다
빠에야 뿐만 아니라 다른 생선이나 샐러드 메뉴도 훌륭하다
그 중에서 추천메뉴는 ensalada cesar나 pulpo grille a la planch
샐러드에는 닭고기 대신 통통한 anchoa(앤초비)를 올리고, 문어에 곁들인 감자도 좋다
특히!!!
해산물 요리가 주를 이루다보니 다들 화이트나 로제와인을 시키는 듯 하지만
화이트는 한 잔만 마시고 두번째 잔 부터는 꼭 레드를 시키도록 하자
이 맛집의 vino tinto de la casa는 "felix axpilicueta 2008 crianza"
쉽게 살 수 있는 레이블이 아니고, 글라스와인으로 내놓기엔 가격도 제법 나간다
프랑스와 미국산 오크통을 오랜 시간 잘 버무려서 오크향을 팍팍 뽑아냈다
덕분에 스페인와인이지만, 튼튼한 캘리와인을 마시는 듯
cava를 베이스로 해서 만든 sorbete들도 빠에야 후의 디저트 메뉴로 찰떡궁합이지만,
술을 못 마시는 나는 tarta 같은 걸 시키는 수 밖에 없는데 그 쪽은 좀 구림;



22 May, 2012

veinte y dos de mayo




예전에 사다놓은 크림치즈를 - 비싼 필리크림치즌데!!! - 깜박하고 있다가
한국 가기 전에 다 소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급히 캐롯머핀을 구웠다
크림치즈에 바닐라와 설탕을 넣고 휩휩 해서 필링을 만들고
버터가 들어가지 않는 레시피로 당근당근 반죽을 만들고자 했는데...
읭? 달걀이 없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버터를 녹여넣음 ㅋㅋㅋ
원 레시피는 버터가 들어가지 않아 칼로리 걱정이 없는 머핀이겠지만,
사실 버터를 넣지 않으면 그만큼 식물성오일이나 달걀이 많이 들어가는 법이다
결국 머핀 주제에 칼로리를 낮춰봤자라는 거지
버터까지 넣은 만큼 너무 맛있게 되었지만 이제 이건 누가 다 먹죠?
바로.. 나
고립되어 혼자 사는 인생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ㅠ_ㅠ



























babydeli에 가서 sonett의 친환경 세제들을 사왔다
표백제(분홍), 주방세제(연두), 울샴푸(오렌지), 라벤더향 액상세탁세제(보라)
아기님하가 얼마나 귀하시길래 이렇게 사다 날라야 하나...
사실 미국에서는 애가 있건 없건 당연하게 친환경 세제를 사용했었다
wholefoods에 가면 7th generation이나 attitude, mrs meyer's 등등 온갖 브랜드가
가득가득 쌓여있었기 때문에 서양 나라들은 다 그런 줄 알았지
막상 스페인에 와보니 세탁세제는 죄다 ariel 뿐이고
주방세제는 fairy 뿐인데다가 그 흔한 "eco" 이런 말 한 마디 적혀있지 않더라
그런 와중에 달곰이를 영접하려면 젖병세척제나 아기 전용 세탁세제도 필요하다니
마른 멸치도 아니고 무거운 액상세제들을 어떻게 외국에서 공수하나요 ㅠ
chicco에서 젖병세척제가 나온다고 하지만
본국 이탈리아에서 파는 건 봤지만 스페인에서는 팔지 않는다

액상세제가 부담이라면 천연소재 세탁비누라도 사다가 손빨래를 해야 하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무식하고 뒤떨어진 스페인을 욕하던 중,
고급을 표방하는 아기 전문 매장인 babydeli에서 드디어 sonett을 팔기 시작했다
써본 적은 없지만 네이년 검색을 해보니 후기도 좋은 것 같고
평범한 주방세제 일 뿐인데 젖병세척제라고 오해하며 쓰는 사람도 많더라고 ㅋㅋ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당장 필요한 제품들만 사봤다
언뜻 보면 패키지도 상당히 귀여워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완전 허접
계량컵도 없고 계량스푼도 없고 이중캡도 아니고
얼마만큼 넣으라는 인스트럭션도 없어서 우선 아무 빨래나 넣어두고 시범사용중

온라인스토어에서 55유로 이상 사면 무료 배송 해주는데
저렇게 4가지 사도 20유로 밖에 되지 않으니 무료 배송 맞추기는 힘들 듯 싶다
그냥 맨날 팔이 빠져라 사다 날라야지 =_=



26 April, 2012

veinte y seis de abril




마드리드의 봄은 썩 아름답지 못한 봄인가보다
꽃나무가 없는 사막 한복판이니 꽃놀이는 바라지도 않지만 어찌 이리 비가 줄기차게 내리는지
메마른 사막에도 우기가 있다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이 여기에서야 진실이 된다
유럽다운 두꺼운 구름이 빈틈없이 깔려 하루종일 어둑어둑하니
'태양의 나라'에 산다며 부러워하는 속 모르는 지인들에게는 답답할 뿐 이다
아침 일찍 세무서에 볼 일을 나갈 작정이었지만 푹 젖은 바깥 모습에 질려 다시 드러누웠다
연한 라떼를 한 잔 만들고 아점 시간이 되도록 책만 읽었다
아점상으로 근대된장국을 덥히고 달걀프라이를 지져냈다
왠지 어릴 적 부터 아침 된장국엔 달걀프라이거나 슬라이스치즈여야만 하니까
을씨년스러운 날씨에 떠먹을 뜨끈한 국을 미리 끓여놓은 야물딱진 나에게 감탄했다
냉동 식빵 조각을 토스트해서 잼 발라 먹기엔 너무 어둡다
브레드머신을 사서 아침마다 갓 구운 솜살식빵을 먹을 수 있다면 좀 나으려나?
(이참에 검색해보니 필립스 것이 100유로.. 나쁘지 않네)



저녁 설거지에 치여 허우적대는 중에 오빠가 담배를 피러 나가는 소리가 났다
"D가 뭐 줄 거 있다고 만나자고 하네?"
한국 다녀온 D씨의 와이프가 뭔가 들고 왔나보다
미리 부탁해뒀던 세탁조 청소 세제 외에 뭐가 더 있으려나-
하고 마치 어린 시절 출장 다녀오는 아빠를, 아니 아빠의 선물을 기대하던 것 마냥 조금 설렜다
나가놀지도 않고 집에 진득히 들어앉아 언제 올 지 모를 아빠를 기다리는 만큼
아빠는 결코 나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법이 없었다
(지금도 비싸서 쉬이 못 사먹는) 린트 초콜렛이 여러 통, 온갖 치즈에 자잘한 장난감
출장가방에서 나오지 않고선 도통 볼 수 없는 린트를 그토록 기다렸나보다
오빠가 들고 올 J의 봉투에는 어떤 린트가 들어있을까?
이렇게 거창한 기대는 그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지만, 그만 거기까지
봉투가 소박해서는 문제가 안 되지만, 내용물에 웃음이 났다
얼었던 것이 막 녹은 듯한 나폴레옹(& 조세핀) 빵집의 카스테라 하나, 크림빵 두 개가 들어있었다
소라모양 초코크림빵과 조개모양 슈크림빵에 오빠는 웃어버렸다
나는 철저히 김영모 과자점 토박이로 컸다
그 외에는 논현동 이모댁에 갈 때 마다 들리는 wien 정도가 있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아이들처럼 나폴레옹을 숭배하지 않았다
나폴레옹 팥빵이 맛있다고 한들, wien 보다는 못하다고 생각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세련된 정통 프랑스 파티쉐리로 발전한 영모아저씨네 가게와 달리
나폴레옹은 여전히 젤리 뿌린 팥빙수와 소라빵을 판다
그 토종스러움과, 그에 반하는 사악한 가격대에 나폴레옹을 싫어하는데
6개월이 넘도록 한국빵을 그리워하는 내 앞에 초코크림으로 구멍을 메운 소라빵이 나타난 게다
사실 나는 초코크림도 슈크림도 전연 먹지 않는데 ㅎㅎㅎ
프랑크푸르트에서 오는 린트를 기다리는 내 앞에 누가 가나초콜렛을 드민 기분은
왠지 모르게 웃기고 웃기고 또 우스웠다



15 April, 2012

quince de abril




미국에서나 유럽에서나 이상기온의 여파를 온 몸으로 맞는구나
누가 남유럽의 봄은 아름답다고 했나.. 꽃이 피나 싶더니 갑작스레 찾아온 추위로 올 스탑
기온 수치만으로 따지면 한국보다 이 '태양의 나라'가 더 춥다

집 덥히는 데에는 -난방은 물론 잘 나오지만- 뭔가 팔팔 끓이거나 오븐을 돌리는 게 좋다
식사빵이 여의치않아서 체다치즈를 듬뿍 넣고 비스킷을 굽고 싶었다
그런데 왜 이 나라는 grated or shredded cheddar cheese를 팔지 않나요?
체다가 없는 건 아닌데, 고다랑 섞여 있거나 모짜렐라랑 섞여서 피자 토핑용으로 나온다거나
carrefour를 가도 hipercor를 가도 체다 한 종류만 갈아서 파는 게 없더라
물론 덩어리 치즈를 사서 그레이터에 직접 가는 편이 신선하고 경제적이겠지만
그럼 또 그레이터를 사야 하거든 -_- (경제적이지 않잖아?)
급한대로 고다치즈랑 믹스된 제품을 한 봉지 샀다
푸드프로세서가 있는 한, 스콘이나 비스킷처럼 만들기 쉬운 베이킹 거리도 없을 듯
드륵드륵- 반죽해서 구워내는데 총 30분이면 충분하니까 말이다
버터밀크를 넣고 clinton st. bakery 스타일의 포슬포슬한 비스킷을 굽고 싶었지만
이 나라 dairy 섹션에서 시판 버터밀크를 본 적은 없는 것 같고
직접 만들까 싶어도 과연 멸균우유가 버터밀크로 변신해줄지 확신이 안 섰다

























결국 선택한 건 재료가 간편한 red lobster 레스토랑에서 준다는 체다치즈 비스킷
(사실 너무 태키해보여서 이 체인 레스토랑에 가본 적은 없다 ㅋ)
워낙 간단하다보니 당연히 잘 나오긴 했는데.. 체다치즈 100%가 아니라서 덜 짜다
하얀 고다가 체다보다 양이 많았는지, 먹음직스러운 노란색도 잘 안 보이더라고
치즈의 짭쪼름한 맛으로 먹는 게 좋을 것 같았는데
그냥 먹기엔 밍밍해서 결국 크랜베리 잼을 듬뿍 발라 먹어야 했다 ㅠ_ㅠ
savory 메뉴로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디저트가 되어 버렸네
몇 개 남긴 건 짭짤한 cream gravy를 곁들여서 다음날 아침식사로 해결



아무래도 그레이터를 사야겠지?
나중에 달곰이 이유식 하려면 뭔가 '갈아서 쓸' 일이 있을테니까
제스터도 없어진 마당에, 이래저래 다용도로 쓸 수 있는 걸로..



09 April, 2012

nueve de abril




말린 과일의 철분 함유량이 높다길래 "군것질 대신 먹으면 좋겠군"이라며 사온
말라가 건포도(D.O. pasas de málaga)에 몰입하고 있다
군것질은 군것질이고, 말라가 건포도는 말라가 건포도라는 게 문제지만 :(
빠삭빠삭(씨가 든 채 그대로 말려서)한 건포도를 집어먹으며 여행 후기를 날려볼까나



남유럽의 대표적인 두 나라, 이태리와 스페인
기후나 음식도 비슷하고 사람들의 기질도 비슷할 거라 믿었던 편견이 한 방에 날아갔다
물론 겨우 5일에 걸쳐 북부 이태리 3개 도시(밀라노, 피렌체, 베네치아)를 둘러봤을 뿐이지만
매끈하다고 믿고 수박 겉을 핥다가 혀에 걸린 튀어나온 부분들이라도 나열해보겠다



a. 낮술을 안 마신다
아침과 점심 사에에 먹는 merienda에도 작은 맥주 한 잔(caña)을 곁들이는 이 곳과 달리
이태리 사람들은 점심 식탁에 맥주나 와인을 올리지 않았다
직장인들은 일터로 돌아가야하니까? 스페인 사람들은 일 하는 중에라도 맥주를 마신다

b. illy의 나라
대신 이태리 사람들은 스페인 사람들보다 커피를 더 많이 마시는 것 같다
그리고 커피의 맛도 훠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얼씬 훌륭하다
아무리 작은 가게라도 엄청난 압력을 자랑할 것만 같은 거대한 머신이 구비되어 있었고
우리가 가본 곳의 대부분은 illy 원두를 썼다
밀라노-베네치아 기차 노선의 경우에는, 푸드카트가 돌아다니며 커피를 파는데
카트 위에 illy X7 캡슐머신을 올려두고 에스프레소를 내려주더라고
어차피 난 latte macchiato(= caffe latte) 밖에 마시지 못하지만
급한 걸음으로 들어와 바에서 una caffe(에스프레소 한 잔)를 단숨에 입 안에 털어넣고
1유로 동전을 올려두고 바람처럼 사라지는 밀라네제 신사 양반들이 넘 멋지더라고 ♥

c. 돌체엔...
어딜 가나 티라미수와 파나코타를 팔 거라 믿었다
하지만 일반 음식점에서 구비해두는 돌체 메뉴는 스페인이랑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
초콜렛 케익이나 과일 타르트, 달걀 푸딩 같은 것 들
파나코타는 끝내 한 번도 못 만났지만 티라미수는 두 세번 시켜 먹어본 결과,
티라미수는 본토라고 해서 더 끝내주는 것도 아니라는 것 ㅋㅋㅋ
식사용 빵의 종류는 스페인보다 좀 더 다양하고 좀 더 팬시한 편이지만
역시 프랑스나 일본의 정교한 디저트가 어디에나 널려있는 나라는 아니었다

d. alfa romeo in milan
알파로메오의 본고장에는 brera가 날아다니고 giulietta가 국민차 일 거라 믿었지만
마드리드에서 보이는 것 보다 개체 수가 더 적은 것 같더라
제일 보편적인 브랜드는 (국산브랜드 fiat를 제외하면) 의외로 audi
VW에 비해서 아우디나 B당이 더 많이 굴러다니는 걸 보니, 역시 스페인보다 잘 사나봐 ㅋ

e. 고급 택시
마드리드 택시의 80%가 skoda의 octavia라는 점에 눈물이 난다
못난 성능 못지 않게 못생긴 구형과 신형 옥타비아로 도배가 된 마드리드의 거리와 달리,
밀라노에선 M당의 C와 B당의 3시리즈가 택시 노릇을 하더라고
같은 맥락으로 르노의 뚱땡이 espace를 경찰차로 채택한 마드리드와 달리,
밀라노의 경찰차는 알파로메오의 159(brera의 세단형)!!!
감히 도전할 수 없는 경찰의 권위를 풍기는 멋진 선택이지만... 컬러는 넘 구렸다 ㅠ

f. 바이링구얼
우리는 관광객인 만큼, 마주치는 이태리 사람마다 전부 영어를 너무 잘하더라
(마드리드는 구시가지 한복판에서도 영어가 잘 안 통하는데..)
이태리 사람들은 이태리어를 잘 하는 B양이 그네들의 언어로 이야기를 해도 영어로 대답을 했다

g. 모기와 습기
햇살이 강렬한 나라라고 하면 무조건 타들어가게 건조한 모양을 상상했지만,
이태리 북부는 역시 사막이 아닌지라 습기가 많았다
전날 오전에 널어 둔 수건 빨래가 다음날 아침이 되도록 완전히 마르지 않더라니까?
습한 덕분에 밤이 되면 모기가 날아들었다
방충망도 없이 그냥 창문을 열어두니, 하루에 두 마리 씩 꼬박꼬박 모기가 잠을 방해했다



31 March, 2012

treinta y uno de marzo





(심하지는 않지만) 이하선염이 도져서 오전 중에 또 ER에 다녀왔다
제 집 드나들 듯 하다보니 이제는 약국 가는 것 보다 ER 진료 받는 편이 더 친근하다



주중에 COS에서 샀던 오빠 티셔츠 사이즈를 바꾸러 나갈 일이 있어서
아파트에 오빠만 내려주고 혼자 시내 마실에 나섰다
내일부터 비 예보가 있긴 하지만 오늘 날씨는 그야말로 전형적으로 아름다운 봄날씨 ♥
주말 만큼은 가족과 함께하는 스페인 전통 돋게 세라노 거리는 쇼핑 나온 가족들로 북적거린다
사람이 1/3, 유모차가 1/3, 개님이 1/3
우선 COS -평일과 달리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에 가서 티셔츠를 교환하고
한 블럭 위에 있는 carmen kaiser에서 A언니에게 줄 작별선물을 샀다
마땅히 떠오르는 근사한 아이디어가 없어서 그냥 VPA의 gardenia 캔들로 때우기
바로 아래 papelmania에서 'bon voyage' 카드도 한 장 구입
디자인이 출중한 마데인홀란드 카드를 팔아서 애용하지만 가격이 좀 비싸다 (5.50유로 ㄷㄷ)
이렇게 남을 위한 미션을 종료하고...

c/ c. coello를 쭉 따라 레티로 공원에 맞닿는 곳 까지 걸어내려간다
가는 길에 sandro, maje, oscar de la renta, louboutin에서 폭풍 아이쇼핑
따뜻한 공기가 골목을 가득 채우고 연두빛 새싹이 돋아 푸르른 나무들이 촉촉해 보인다
스페인에서도 역시 사계절 중, 봄이 제일 아름답다
한들한들 나무 그늘 사이로 느긋이 걸어 도착한 곳은 자그마한 moulin chocolat
(http://www.moulinchocolat.com/)
마카롱을 주력으로 하는 프랑스 빵집이다
초콜렛 칩이 팍팍 박힌 식사용 브리오시와 카눌레를 각각 두 개씩 포장하고
타르트 코너에서 치즈케익과 초콜렛 무스컵 등 이것 저것 골라봤다
가까운 곳에 주차했더라면 아이스크림도 좀 사가는 건데 넘넘 아쉽네 ㅇㅅㅇ
(마카롱은 안 먹어봤지만) 이 집 카눌레, 감동이다
카라멜라이즈 된 겉껍질은 달콤 빠삭빠삭하고 속살은 초크초크한 달걀찜 그 자체
비아리츠 갔을 때 먹었던 henriet의 카눌레는.. 그건 카눌레가 아냐
카눌레의 본고장 생떼밀리옹에서 사먹던 맛에 가장 가까운 카눌레를 마드리드에서 먹을 수 있다니
더군다나 가격도 착해서 한 개에 단 돈 2유로 ♥

과자상자에 쇼핑백을 주렁주렁 들고 한시간 남짓의 홀로 데이트 후 귀가
카눌레를 내놓고 루이보스 티라떼를 끓여서 오빠랑 주말 오후 티타임을 냠냠 했다
이제 이렇게 혼자 마실 다니는 데에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21 March, 2012

veinte y uno de marzo




거의 3개월 만에 마드리드에 비가 내렸다
아침 일찍 눈도 왔다지만, 10시 반에 일어난 나는 확인 할 길이 없지 ㅎㅎ
하루종일 춥고 우중충한 건 맘에 들지 않지만 오랜만에 비 냄새를 맡으니 상쾌하긴 하다
이런 날씨에 외출 할 리도 만무하고 집에서 뭘 하며 시간을 보낼까 고민하다가
'하나만's earl grey cookie'를 굽기로 했다
(http://blog.naver.com/mdchung1/80155016177)
향이 많이 날아가버린 오래된 얼그레이 티를 처치 할 수 있을 것 같아 뿌듯했지만
아.뿔.싸, 내가 가진 티는 grounded가 아니라 직접 빻아야했다
너무 적은 양이라서 푸드 프로세서로 갈 수도 없어 ㅠ
손목이 부서저라 빻아주고, 오렌지 제스트를 만들기 위해서 제스터를 찾았다
0_0?
제스터가 안 보여?
나의 oxo zester가 안 보여?
베이킹을 다시 시작하면서 도구를 몇 가지 더 사야겠다 싶었는데 리스트에 하나 추가됐다
결국 오렌지 껍질을 감자칼로 얇게 벗겨내고 칼로 일일이 다져서 제스트 완성 ㅠ_ㅠ
스쿱으로 떠서 패닝하는 쿠키보다는 대충 반죽해서 차갑게 굳혀 잘라 굽는 쿠키가 훨씬 쉽다
커터로 찍기 귀찮아서 반죽을 빈 랩통에 넣어서 네모 기둥 모양으로 잡고
냉동고에 40분 정도 얼렸다가 칼로 썰어서 패닝
(묵칼로 썰면 물결무늬가 나와서 예쁘던데 여기서도 구할 수 있으려나..)

이 쿠키, 반죽 할 때도 가루 재료에 비해 버터가 좀 많다 싶었는데
역시나 정말 느끼 할 정도로 리치하다
다행히 오렌지 제스트를 레시피보다 많이 넣었더니 (얼그레이 향은 묻혔지만) 느끼한 게 잡힘
옆집 J네 주려고 절반은 싸놓고 나머지는 바구니에 넣어 식탁에 올려뒀는데
오빠가 손도 안 댐 -_- 입맛에 안 맞나봐 -_-
이거 또 내가 혼자 다 먹고 배만 더 나오게 생겼다


12 March, 2012

doce de marzo




빌트인 오븐이 영 시원찮아보여서 스페인에서는 베이킹을 한 적이 없다
아날로그식 온도 조절에 기능도 roast와 broil, 단 둘 뿐이다
섭씨 온도도 헷갈리고 발효 할 때 쓰기 편한 warm 기능도 없으니 베이킹 할 엄두가 안 났었는데..
쿠키 후진국에서 살다보니 쫀득쫀득한 청키 초코칩 쿠키가 너무 먹고 싶은 거라 ㅠ
할 수 없이 오랜만에 미쿠 사이트를 뒤져 간단한 레시피를 골라냈다
'귀차니스트를 위한'이라는 제목이 붙는 "케익 믹스 쿠키 레시피" ♥
당장 베이킹파우더도 없고 파우더슈가도 없으니, 재료가 간단 할 수록 좋다
믹스는 여기서도 마트에 가면 betty crocker의 devil's food 정도는 살 수 있다 (4유로 미만)
쿠키 정도야 미세한 온도 조절이 불가능해도 눈대중으로 맞출 수 있으니까
케익 믹스로 만든 쿠키는 결과물이 아주 좋았다
좀 후진 오븐이지만 아주 못 쓰진 않겠다 싶어서 몇 가지 더 구워볼까 하고 보니
스페인에서의 베이킹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사실 오븐이 아니라, 재료였다
스페인은 미국만큼 홈베이킹이 보편적인 나라가 아닌가보다
하긴, 패스트리의 예술을 모르는 니들이 무슨 놈의 홈베이킹이냐 -_- 본 게 없는 걸 -_-
미국 마트의 어마어마한 베이킹 섹션을 기대하면 안된다
애초에 밀가루 섹션도 작고, 초콜렛은 저기, 설탕은 윗층, 베이킹소다는 세제 섹션에...
마트를 빙빙 도는 것도 큰 일이지만 우선 스페인어 표현을 알아야 물어물어 찾기라도 할 수 있겠지



•unsalted butter (무염버터)
버터 코너에 가보면 적어도 한 브랜드 쯤 'sin sal'이라고 적힌 게 있다
물론 미국에서처럼 1 stick 용량으로 계량해 나눠져 있는 친절함은 기대하면 안된다

•all purpose flour (중력분)
다른 수식어 없이 harina de trigo라고 적힌 걸 사면 오케이
'candeal'이라고 적힌 것이 일반적으로 쓰는 하얀 빛깔의 refined flour

•bread flour (강력분)
harina de fuerza 라고 하고 대부분 커다란 빵이 그려져 있다 ㅋ

•cake flour (박력분)
이거슨 좀 고난이도 미션.. 직역한 표현은 harina floja 지만
마트에서는 'para repostería'라고 표기가 된 밀가루를 사고 박력분이라고 믿어야 한다
글루텐 함유량이 적은 것은 맞는데, soft silk 브랜드처럼 특화된 밀가루는 아닌듯
정 찝찝하면 전분이랑 섞어서 써야지 뭐

•corn starch (옥수수 전분)
전분은 원래 almidón
maizena(=maicena)라는 옥수수 전분 전문;;; 브랜드가 존재한다
그나마도 옥수수 외에 감자나 고구마 전분은 존재하지도 않는 듯
미국에서도 감자 전분은 아시안 마켓에서만 팔았으니, 여기서도 중국 마켓에 가면 있을 것 같다
밀가루 섹션에서 maizena를 찾는 걸 실패한 경우에는
carrefour의 alimentación internacional - argentina 코너로 가십쇼

•confectioner's sugar / powdered sugar (파우더 슈가)
20분 넘게 설탕 코너를 이 잡듯 뒤져 찾은 단 한 종류의 파우더 슈가는
azucarera 브랜드의 azúcar glace especial para repostería
불투명한 플라스틱 통에 담겨 있어 뜯어서 확인해 볼 수도 없었지만
뒷면에 희미하게 'icing sugar'라고 적혀있는 걸 보고 확신에 차 데리고 왔더니 성공!

•baking powder
royal 브랜드 제품은 친절하게도 영어로 적혀있으니 쉽게 살 수 있다
스페인어 표현은 levadura en polvo
이상한 표현이다.. levadura는 원래 yeast인데, 그럼 yeast는 뭐라고 하고 파는거야?

•baking soda
스페인 사람들은 요리 할 때 베이킹 소다를 전혀 쓰지 않거나
베이킹 파우더와 베이킹 소다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모르는 멍청이가 분명하다
구글링을 해보면 나처럼 "대체 왜 마켓에서 베이킹 소다를 찾을 수가 없니?"라고 묻는
영미권 출신의 외국인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원어적 표현은 bicarbonato de sódico(soda) 이지만, 약국이나 병원에 가서나 써야 할 듯
결국 요리를 위한 베이킹 소다를 부를 수 있는 적절한 표현은 없다
단, 청소용품 섹션에 가보면 arm & hammer 같은 박스에 든 베이킹 소다가 있긴 한데,
이것 역시 마냥 levadura라고 부른다...

•yeast (효모)
위에서 언급한대로 levadura 라고 한다
dried yeast -levadura seca- 의 경우에는 밀가루 코너에서 팔고
fresh yeast는 버터나 크림치즈와 함께 냉장고 어딘가에 서식한다는 제보를 들었으나
아직 찾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 이스트 써야 하는 베이킹까지는 안 할 생각 ㅋ

•parchment paper
호일이나 랩을 파는 코너에 가보면 다양한 종류의 papel들이 있는데,
wax paper와 parchment paper가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듯 하면서 미묘하게 다르다
papel de horno 나 papel para hornear 로 사면 실패하지 않는다



22 February, 2012

veinte y dos de febrero




점심을 먹으러 recoletos에 다녀왔다
colón 광장과 puerta de alcalá 사이에 펼쳐진 지역으로 길 건너 justicia만큼 맛집이 많다
calle de recoletos는 관광객은 전혀 찾아오지 않는 좁고 긴 골목
한 집 건너 카페와 레스토랑이 빼곡이 차 있는 맛집 골목이다
cuzco 근처에 있던 "new york burger"가 여기에 분점을 냈다길래 햄버거 먹으러 고고-
(국립도서관 밑으로부터 엄청 크고 깨끗한 공영주차장이 있어서 주차가 편함)

오픈 시간에 딱 맞춰서 들어갔는데 한 방송국에서 촬영을 하고 있었다
버터를 바르고 소금 쳐서 구운 옥수수를 시키고 오빠랑 나랑 각각 햄버거 하나 씩
패티 사이즈가 160 / 250 / 350 / 500g 까지 있는데
160g이 딱 평범한 햄버거 사이즈, 250g은 두께가 1인치가 넘는 것 같았다
500g짜리를 시키면 너비아니 석쇠구이가 3인분 쯤 나오려나?!
옥수수를 들고 뜯는데 자꾸 방송국 카메라가 돌아다녀서 너무 민망했다
<6시 내고향> 같은 데 나와서 후루룩 쨥쨥 땀 흘리며 맛있게 먹는 사람들은 어떻게 찍는 거지?
패티 굽기를 지정 할 수 있고 빵 -참깨 or poppy seed- 도 고를 수 있는데
패티를 'hecha poco'로 부탁했더니 250g 녀석은 너무 덜 익어서 과하게 부드러웠고
고기가 별로 안 따뜻해서 그런가, 윗빵이 너무 차가워서 그게 좀 에러
햄버거 생각 날 때면 또 올 것 같지만 역시 햄버거는 미국만한 곳이 없는 것 같다
스페인 애들은 햄버거가 뭔지 잘 몰라 =_=

디저트 메뉴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라즈베리소스를 곁들인 뉴욕치즈케키라던가 브라우니, 피칸파이, 당근케키, 레몬치즈케키
당근케키나 뉴욕치즈케키는 스페인에서 찾기 힘든 디저트라서 꼭 먹으려고 했는데
프렌치프라이가 너무 맛있어서 마셔버린; 덕분에 디저트 먹을 배가 없어서
결국 cheesecake with dulce de leche 한 조각을 포장 주문했다
소다 2잔에 햄버거 2개, 구운 옥수수에 케키 한 조각까지 해서 30.15유로 밖에 안 나왔다
동네 자리값에 비해서 가격은 싼 듯 :)

new york burger



17 February, 2012

diez y siete de febrero




매일같이 점심, 저녁을 다 차려내기엔 내 체력이 딸리고
학교-집-학교-집만 왔다갔다 하는 오빠 처지가 안쓰럽기도 해서 외식 횟수를 늘리기로 했다
마드리드에서 가장 좋아하는 동네, justicia로 고고씽-
항상 주차를 하는 alonso martinez 역 근처 주차장이 문을 닫았길래 bilbao까지 가야했다
길 건너 plaza de santa barbara로 넘어오는데 이탈리안 그로서리샵이 있더라
혹시나 해서 들어갔더니 역시나 de cecco의 링귀니면을 팔고 있어서 구입
(de cecco는 다른 마트에서도 취급하기는 하는데 주로 스파게티랑 엔젤헤어 뿐이라 ㅠ)
oishii 에 가서 소유라멘, 가쓰동, 교자, 연어꼬치를 먹었다
라멘은 소유보다는 돈코츠가 나은 것 같고, 가쓰동은 돈가쓰가 실하지 않았음

디저트 코스로 (당연스럽게) sampaka를 갈 생각이었지만
부른 배를 좀 가라앉히고 싶어 이 골목 저 골목 돌아다니며 아이쇼핑을 했다
주로 영국브랜드를 취급하는 편집샵인 yube에서 몽클레어 세일(20-30%)을 하던데
겨울 다 지나갔는데 이제 와서 몽클레어는 무슨 몽클레어 -_-
fernando VI 거리를 지나다보니 쇼윈도에 간지나는 타르트를 가득 진열해 둔 예쁜 카페가 있다
언뜻 보니 사람이 바글바글한데 따뜻해보이는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어 들어가봤다
빈티지 프로방스 풍으로 꾸민 소녀 감성 폭발하는 까페
열가지 정도의 타르트와 각종 빵, 키쉬, 샐러드 같은 가벼운 식사류를 팔더라고
desayuno set와 merienda set도 있었다
커피와 핫초콜렛을 한 잔 씩 주문하고, 한참 고민 한 끝에 타르트를 두 개 골랐다
tarta de manzana : 브레드크럼이 미친듯이 많이 올라간 사과 타르트
tarta de yogur con frutas del bosque : 베리를 올린 요거트 크림 타르트
이건 절대 스페인사람의 솜씨가 아니다
이렇게 정교하고 완벽한 타르트를 만들 수 있는 건 분하지만, 프랑스사람 밖에 없어
그다지 좁은 가게는 아니지만 어찌나 사람이 많던지, 웨이팅도 있고
그래도 테이블이 널찍하고 자리가 편해서 오래 앉아있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주문한 타르트들이 다 마음에 쏙 들어서 A언니와 J에게 주려고 3개 씩 선물 포장을 했다
미니 타르트 하나에 2.95, 파티사이즈는 16.95
커피는 1~2유로 사이, 핫초콜렛 그란데사이즈 -사발에 나옴;- 는 3유로
저렴하다 저렴해 ♥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마드리드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프렌티 파티쉐리라고 나온다
진작에 알았으면 발렌타인데이 한정판 케익도 살 수 있었을텐데 ㅠ_ㅠ
맨날 산책하던 길인데 왜 여태껏 보질 못 한건지 ㅠ_ㅠ
어쨌거나 오빠는 내 맘에 쏙 드는 디저트 가게가 생겨서 무척 다행이라며
다음에는 주말 브런치를 먹으러 오전에 행차하기로 약속했다 (일요일에도 오픈)



아 타르트 또 먹고 싶은데, 이웃에 나눠줄 생각만 하다가 내 몫을 안 사왔어 0_0

mamá framboise



13 February, 2012

trece de febrero




열흘이 넘도록 투병생활을 한 나를 위로하고자 A언니와 형부가 점심을 사줬다
너무 오랜만에 외출이라 들떠서 화장도 곱게 하고 머리도 정성껏 말고 ㅋ
튀김, 인스턴트, 자극적인 양념, 해물을 피해야 하는 내 사정을 고려해서 정한 메뉴는 '라멘'
alonso martinez 역 근처에 있는 oishii로 갔다
바로 옆 골목에 cacao sampaka가 있어서 발렌타인데이 선물 사기도 안성맞춤 ♥

비록 중국인-_-이 하는 일본 라멘집이기는 하지만 메뉴는 곧잘 갖춰놓은 편
라멘은 돈코츠, 소유, 미소, 야사이(채소), 치킨까스, 카레, 비프칠리, 해물 등이 있고
가츠동, 치킨가츠동, 오야코동, 우나기동, 카레라이스, 다양한 볶음밥
덴푸라우동, 야사이우동, 가라아게우동, 카레우동, 야끼우동, 야끼소바
primero plato로는 에다마메, 교자, 야끼도리, 사케(연어꼬치) 등등
여느 일식집처럼 helado té verde(녹차아이스크림)이나 녹차 푸딩 같은 것도 판다
덴푸라우동이 넘넘 먹고 싶었지만 튀김이라 패쓰하고
돈코츠라멘을 시켰는데, '돈코츠'라고 생각하면 영 아니지만 '라멘'이라고 생각하면 괜찮다
제대로 된 일본 음식 찾기 쉽지 않은 마드리드에서 먹을 만한 일본 라멘이면 고맙지
차슈 -라기보단 얇은 삼겹살;;;- 외에 숙주나 오뎅 고명이 푸짐한 편이고
특히 면발이 인스턴트보다 탄력있고 쫄깃해서 마음에 들었다
어차피 ippudo처럼 생면을 직접 만들 능력이 없는 가게라면 이 정도가 적당한 것 같아
(필리에서 가끔 먹던 tampopo보다는 훨!씬! 낫다)
야끼도리는 너무 작고 소스가 좀 싱거웠지만 어찌 구웠는지 불맛이 좀 나더라

postre로 녹차아이스크림을 먹을까 잠깐 고민하다가
미친듯이 추운 날씨에 아이스크림이 왠말이냐며 그대로 sampaka로 직행
쫀쫀한 chocolate caliente를 한 잔 씩 시키고
형부가 초콜렛무스케잌도 두 개나 시켜주셨다 (내가 다 먹었음!!! 최고 최고!!!)

이렇게 자극적으로 많이 먹어도 되나 싶었지만 다행히 아직까지 두드러기 0%



함께 자리하지 못한 오빠를 위해서 초콜렛바 따위를 사왔는데
'chocolate blanco con té verde'가 있었다! 스페인에서 말차맛 초콜렛이라니!
기대에 충만해서 둑흔둑흔하는 하트를 고이 안고 집으로 모셔왔는데
하겐다즈 녹차아이스크림보다 진한 맛에 레몬슈거까지 콕콕 박힌 진정 특제 초콜렛이었다
몇 조각 맛 본 오빠는 당장 10개 쯤 사오라며 ㅋㅋㅋ
(10개를 사도 40유로, 착한 가격 ♥)
주말 전에 오빠랑 한 번 더 똑같은 코스로 돌아야겠다



13 January, 2012

trece de enero





올해 두번째 방문자 CH양이 오늘 새벽에야 떠나가고 집이 다시 고요해졌다
이번에도 그녀의 뒤에 남은 건 엄청난 양의 긴 머리카락 뭉치
한 시간 짜리 설거지 후, 3일이나 밀린 청소기를 싹싹 돌리고나서 두 명이 거쳐간 이불과 베갯닛 빨래를 하고 있다
여주인의 체력 고갈로 올해 상반기에는 민박 종료..


CH의 madrileña 간접 체험을 위해 이것 저것 하면서 나도 새삼스레 내 생활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어느새 편애하는 식당 몇 곳의 menu del día를 먹으러 가면 식사 시간이 기본 2시간
점심 식사라고 해도 clara나 맥주 한 잔 정도는 '의아함' 없이 자연스럽게 시킬 수 있게 되었고
디저트는 종류를 물어 볼 것도 없이 cafe con leche나 helado를 주문한다
(그러나 여전히 flan을 시킬 엄두가 안 나는 걸 보면 아직 멀었나 싶기도 하고 'ㅅ')
핀쵸에 와인이나 한 잔 하자며 lateral에도 갔다
촛불을 가운데 두고 서로 마주보고 그림자가 일렁일렁, 너무 데이트 분위기이긴 하지만 어쨌든 힙한 곳이니까
수많은 핀쵸 메뉴를 읽기 귀찮아서 늘 시키는 degustación de pintxos
lateral의 화이트 와인은 berdejo로 만든 아주! 저렴한 와인 하나 뿐인데 나쁘진 않지만 만족스럽지도 않다
좀 저렴한 cava가 있음 좋으련만 taittinger 한 종류 뿐?
그러고보니 여긴 하드리커나 칵테일 셀렉션이 좋고 와인 마시기엔 그럭저럭이구나
어쨌거나 CH는 많이 드라이하고 미네랄이 느껴지는 깔깔한 종류를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역시나 berdejo는 많이 마시지 않고 남겨 버렸다
처음에는 뭔가 싶었던 절인 파프리카나 잘게 갈아서 올리브유에 버무린 jamón도 쌀밥 먹듯 들이키고
레몬 띄운 콜라를 좋아하게 된 것도 마치 스페인 사람의 조건을 충족 한 것만 같다
(실제로 lateral에서 우리 테이블의 좌우앞뒤 모두 콜라를 드링킹 하고 있었다는 ㅋㅋ)
길 가다 보이는 아무 까페나 바에 들어가서 메뉴판 볼 일도 없이 커피를 주문하고
아직 추운 겨울이지만 햇볕만 따사롭다면 노천 테이블에 앉아 길 가는 사람 구경하는 여유도 생겼다


마드리드 생활 4개월 째
GPS 없이 시내 곳곳을 운전하고 다닐 수 있는 나, 어느새 꽤나 madrileña가 되었다
시간을 길게 쓸 줄 알고 먹고 마시며 수다 떠는 것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어엿한 마드리드의 cloé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