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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January, 2013

veinte y cinco de enero




하아, 정말 밥 먹이기 너무 힘들다 ㅠ.ㅠ
소두증 의심 받고 + 제법 먹는 데 비해 몸무게가 영 늘지 않는다고
병원에서 분유 비율마저 잘 못 맞추는 엄마로 의심받은 걸 만회하기 위해
매일 1,000ml 먹이기! 미션을 감행하기로 했는데
왠걸, 많이 먹이겠다고 생각하자마자 따님께서 먹기를 거부하신다;
앞에서 말춤을 춰도 소음공해 수준으로 딸랑이를 흔들어줘도
100ml를 조금 넘기고 나면 그때부터 혓바닥으로 젖꼭지를 깔짝깔짝-
고육지책으로 모빌을 틀어놓고 크립에 눕혀 먹여도 기껏해야 30ml

진짜 환장하겠다

친정엄마 말씀으론 나도 100일 지나서부터 지독하게 안 먹었다고 하는데
나나 오빠나 (식도락은 좋아해도) 식탐이 없는 사람들이라
반달곰양이 분유에 이유식 말아 두 그릇 씩 들이킬 거라곤 기대도 안 했지만,
이렇게 안 먹으니 안 자라는 게 당연하지!!!
매번 고이고이 정성스레 물 끓여 분유 타는 엄마 좀 봐주라 ㅠ.ㅠ






크립에 누워라도 드시긔



모빌 보여주면 조금 더 먹겠써니?



손으로 쳐내지 말라고 쫌!



40분 째, 엄마 팔은 떨어져나갈 뿐이고



먹긴 먹은 건지
아님 입에 죄다 묻힌 건지






이유식기 들어서면 무엇보다도 올바른 식습관을 만들어주려고 
미리미리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이게 뭐냐고
이유식은 커녕, 뿌뉴 먹이기 부터 개망
모빌이라도 보여줘야 30~40분 걸려 몇 입 더 먹는 아가를 보니
맛대가리 없는 쌀미음 먹이려면 아이팟에 코코몽 대령해야 할 듯 싶다 

feeding에 소두증에 체중미달에 아주 죽겠네 진짜
속 터지는데 술김에 -와인 반 병 마셨쎄..- 빨리 자야지



23 January, 2013

veinte y tres de enero








정말로 별 일이 다 있네
오늘은 121일 된 반달곰양의 4개월 check-up이 있었다
완분으로 넘어가면서 한 회에 200ml 씩 벌컥벌컥 들이키는 달곰을 보며
이젠 몸무게가 팍팍 늘겠구나- 하고 나름 안심하고 있었는데,
5.6kg.. 아직도 6kg 대에 진입하지 못했다 ㅠ.ㅠ
덜 느는 몸무게에 비해 잘 크는 편이던 키 마저도 한 달 동안 겨우 1cm가 자랐네
몸무게는 10-25%, 키는 50%에 걸쳤다

문제는 머리둘레;
머리둘레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당연히 머리가 너무 클 때, 아니었나?
머리가 작아도 너어어무 작아서 38.3cm
어이없게도 3%, 그래프를 벗어나버렸다

머리둘레를 재보고 차트를 확인한 산체스쌤은 읭? 하더니
돌아와서 다시 재보고 또 차트를 확인하고 읭? 하더니
또 재보고 또 차트를 확인하고 슬슬 표정이 굳어간다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걸 감지한 나도 얼굴 근육이 딱딱해진다
"is there any problem with my girl?"
심각한 표정으로 달곰의 머리 여기저기를 눌러보고 눈동자에 빛을 비춰보고..
고개를 잘 가누냐고 묻길래 일부러 뒤집어놓고 보여줬다
머리를 무려 90도로 치켜올리는 강인한 목근육을 보라
손전등과 소리쇠를 가지고 아가가 주변 사물을 인식하는지도 확인했다
우리 달곰이 아무 문제 없는데 ㅠ.ㅠ
그냥 좀 작을 뿐이지 발달은 정상적인 것 같은데 ㅠ.ㅠ

결국 특이한 문제소인을 발견하지 못한 쌤은 
"이거슨 유전적인 요인이 클 것 같다" 며 무려! 내 머리둘레를 재는 게 아닌가
나 오늘 머리 안 감아서 이어플립비니 쓰고 나갔는데 개망
머리둘레가 작은 건 내가 아니라 오빠지
나는 얼굴은 작지만 뒷짱구가 흑형삘이라서 머리둘레는 꽤 나온단 말이다

결국 2주 마다 몸무게와 머리둘레 증가를 정밀 체크하자고 해서
다음 체컵은 2월 초에 잡혔다
임신 말기에도 아기 크기가 작다도 매주 정밀초음파를 받았었는데
대체 왜 이런 일이 자꾸 일어나는거지;;;
스페인의 무언가가 나와 달곰의 정기를 빨아먹고 있는 게 아닐까



집에 와서 대체 머리가 작은 게 뭐가 문제길래- 폭풍 검색했더니
왠걸 왠걸 듣기만 해도 무섭게 "소두증"이라는 병이 있더라
대천문이 빨리 닫히거나 두개골이 안 자라서 뇌가 그만큼 성장을 못 하는 거
뇌가 작아지면 공룡 마냥, 지적 능력이나 행동 능력 발달에 문제가..
o_O
아이 무셔
아이 무셔
한국에서도 1% 라인에 걸리면 정밀 검사를 권한다는데
그치만 우리 달곰은 그런 건 아닐거야
진짜 어이없고 속상하다



30 November, 2012

treinta de noviembre




생후 70일을 코 앞에 둔 달곰은 보다 사람으로 진화하였다
장식으로 달고 있던 손이 존재의 가치를 깨닫기 시작한 것
맘마를 먹을 때 두 손이 심심한 달곰은,
한 손으로 내 옆구리살을 만지작 만지작 주무른다
그래 엄마는 아직도 덜 빠진 뱃살이 많단다 ㅠㅠ
그리 적나라하게 알려주지 않아도 알아 ㅠㅠ
어쨌거나 굳어졌던 주먹에 움직임이 생겼길래
sassy의 탑 오브 더 탑 베스트셀러 무지개고리를 준비했다
(식기세척기 탑랙에 넣고 세척세척)
양 손에 하나씩 쥐어주니 곧잘 잡고 있다
달곰은 오른손보다 왼손 움직임이 더 좋다
혹시.. 패닉이 부릅니다 "왼손잡이"?
(쌍꺼풀이나 뒷통수를 닮지 하필 왜 왼손잡이야아아~)
왼손에 쥐고 있던 어린쥐색 고리를 흔들다가 자기 이마를 때렸다
놀라서 비명...;
다시 팔을 휘두르다 어린쥐 고리를 발견하곤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한참을 본다
고리에 정신이 팔려 손가락이 풀리고..
고리가 떨어져나간 자기 손이 또 신기해 한참을 바라보고..
만날 누워만 있어도 심심할 일 없겠구나
나도 내 손이 신기할 정도로 순수한 사람이 되고 싶...
이게 아니고 어쨌든,
좀 더 힘이 생기면 딸랑이도 장만해야지

not only 손, 고갯짓 also 나아지고 있다
똑바로 세워안으면 목을 버티고 있는 시간이 늘었다
피사체가 움직이는 쪽으로 (사마귀처럼) 고개를 돌리기도 한다
바운서를 세워 앉혀놓고 잠시 자리를 비웠더니
그 사이 혼자 고개를 돌려 TV를 보고있더라
너 벌써 엄마 몰래 그러믄 안 돼!!!
목을 못 가누는 아기는 한 팔로 안을 수 없는데
목만 가눌 수 있으면 훨씬 편하려나?



어김없이 9시 전에 달곰이 잠들고
다운받은 영화 -쓰레기 급의 레지던트 이블- 를 보고 있다
젖병 소독도 미루고 보기 시작한건데, 정말 시간 아깝구나 ㅠ
차라리 달곰이 옆에서 밀린 잠이나 잘껄


14 November, 2012

catorce de noviembre




달곰은 그 동안 한 쪽 젖만 먹어왔다
먹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짧을 때는 불과 5분, 길어야 12분?
수유텀이 2~3시간이다보니, 먹지 않은 쪽은 다음 수유 때 까지 잔뜩 불어난다
이만큼 불도록 젖이 차면 아프고 불편한데다,
전유가 새서 수유패드가 흠뻑 젖곤 한다
수유텀이 더 길어지는 밤중에는 패드는 물론 옷까지 젖는 경우도 많았고..

그런데 오늘 - 몇 시간이 지나도 가슴이 딱딱해지지 않는 것이다
정오 즈음에 분유를 한 번 줬기 때문에 수유텀이 길어졌는데도
양쪽 가슴 모두 말랑말랑, 불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요 며칠 사이 달곰은 오래 먹어야 10분을 넘기지 않아 잘 먹는건지 의심스러웠는데
이거 혹시 다 빨아먹고 더 먹을 게 없어 그랬던 걸까?
아니나다를까, 오늘은 딱 5분 먹고 입을 뗀다
입을 떼고는 자지러지면서 짜증을 부리고..
그럼 나는 진정시키려 다시 젖을 물리지만 금방 뱉어내고 다시 짜증을 부리고..
안아서 한참 달래면 그제서야 잠시동안 잠이 든다
(그럼 잠투정인건가?)

6시 즈음 다시 5분 정도 ㅠ.ㅠ 수유를 하고 일찍 목욕을 시켰다
목욕 할 때 기분이 나쁘지 않을 걸 봐선 적게 먹진 않은 듯
목욕 후 조금 안아주니 꽤 깊게 잠이 들어서 침대에서 30분 정도를 잤다
일어난 아기에게 젖을 물렸다
또 5분을 빨더니 비명을 지르며 울기 시작 -_-
이 쪽 젖을 다 먹었나보다 싶어 다른 쪽을 물렸다 (양쪽 모두 젖이 불지 않은 상태)
미친듯이 우느라 입을 다물지 않는다
먹으려는 건 아닌가보다 싶어 쪽쪽이를 물리니 한 두 번 빨고 뱉어낸다
빨아도 먹을 게 안나와서 그러나보다 싶어 다시 젖을 물린다
몇 번 빨다가 더 크게 비명을 지른다 ㅠ_ㅠ
침대에 내려놓으니 대성통곡 시작
급히 분유를 90ml 타서 입에 물렸주니, 금방 그치고 빨기 시작한다
50ml를 금방 먹었다
그럼 이전에 5분 동안 빨면서 먹은 모유가 얼마 안되었나?
우느라 힘들었는지 젖병을 밀어내고 졸기 시작
다시 침대에 눕혔더니 곧 일어나서 더 크게 비명을 지르며 통곡을 시작
안아올려 토닥여줘도 그치지 않고 눈을 꼭 감은 채 더 크게 비명을 지른다
남은 분유를 급히 물리니 30ml를 더 먹고 진정이 되었다

진짜 끔찍한 20분이었다
아기가 우는 소리가 시끄러워서, 달래지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 젖을 거부당한 것 같아서... ㅠ.ㅠ
이게 혹시 유두 혼동? 직수 거부? 그런 게 아닐까 싶어 겁이 났다
그리고 어찌나 속상한지...
모유수유에 집착하는 편은 아니지만
달곰이가 젖을 물고 쪽쪽하는 그 살 닿는 기분이 좋아서
적어도 100일까지는 직수를 해주고 싶었는데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아기가 거부를 해버린다면..
그리고 나 대신 젖병만, 더블하트 신모유실감 젖꼭지만 찾는다면..
(그래 마치 엄마의 젖과 같이 실감나는 젖꼭지 답네 -_-)
이걸 어떻게 극복하면 좋지?
체중 조절도 포기해가면서 열심히 밥 먹으며 젖량 유지한다고 노력해왔잖아!
그런데 왜 내 비루한 가슴은 젖량까지 비루하단 말이냐 ㅠ.ㅠ
지금은 - 분유를 배불리 먹고 - 푹 잠이 들었는데
조금 있다가 일어나서 배고프다고 보챌 때 다시 젖을 물려보고 싶지만
왠지 또 거부당했다간 자신감을 완전 상실 할 것 같아 겁이 난다
지금도 젖이 전혀 불지 않았거든

어쩜 좋지?
어쩜 좋지?
어쩜 좋지?



12 November, 2012

doce de noviembre




한국식으로 하면 오늘이 달곰이의 50일
(= 만 49일)
그렇다고 특별한 건 없다
한국에서처럼 공짜 50일 사진을 찍어주는 스투디오 순례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집에만 있기 뭐해서 plaza norte 2로 마실을 나가
스타벅스에서 디카프 프라푸치노 한 잔 마시고 zara baby에서 신발 한 켤레 구입
그러고보니 이 신발이 달곰이의 첫 신발이다;
자그마한 신발이 귀엽다보니 출산 전에 아기 신발부터 사놓는다던데
무심하고 돈 없는 엄마 덕분에 달곰이는 지금까지 신발이 없었어요
첫 신발이 zara인 건 좀 미안하지만, 그래도 개중에 비싼 진짜 가죽신ㅋ이다
그러나 가장 작은 사이즈를 샀어도 여전히 헐렁하다는게 함정..

출산 한 지 50일이 되었구나
산욕기가 끝났고 분만 당시의 기억이 벌써 가물가물한데도,
여전히 빼야 할 지방이 3~4kg 씩이나 허벅지에 붙어있고
예전에 입던 청바지 단추를 잠그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달곰의 '100일의 기적'까지는 50일이 더 남았다



05 October, 2012

cinco de octubre




오늘은 큰.맘.먹.고 엄마를 museo del prado에 보내드렸다
나는 지난 겨울에 C와 함께 둘러봤으니, 여태 프라도 못 가본 오빠와 함께 가시라고 ㅎㅎ
그 말인즉, 처음으로 달곰과 내가 단 둘이 있게 되는 셈이다
(병실에서는 종종 둘이서만 몇 시간을 보냈었지만)

겨우 재워놓은 아기가 깨서 울고 달래느라 젖을 물리고 끊임없이 기저귀를 가는 일은
출산 전의 각오에 비하면 정말 별 게 아니다
아기는 '시도때도없이' 우는 게 아니라 나름 패턴이 있고
똥 싼 엉덩이 씻기기나 기저귀 체인지는 손에 익으니 순식간이다
효녀 달곰은 아직까지는 상당히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1~2시간을 자고 일어나 똥기저귀를 갈고 20분 정도 젖을 먹고 트림 시키는 중에
살짝 잠들었다가 소변을 보고 잠시 깨어나 오줌기저귀를 갈아주면 다시 자는 패턴
육아수첩에 열심히 기록을 하기 때문에
달곰이 우는 순간 수첩을 보고 패턴을 읽으면 원하는 게 무언지 예측이 가능하다
(예측이 맞을 확률은 70% 정도)



출산 후 가장 힘든 건..
육아가 아니라 만신창이가 된 내 몸 상태이다
다들 분만의 고통에 대해서만 떠들어댔지, 그 누구 하나 산후의 고통을 일러주지 않았다
생리대가 싫어 임신이 좋았었는데 지금은 끊임없이 흐르는 오로를 받아내느라
산모용패트에 오버나이트형 생리대를 총동원하고 있다
그깟 자궁이 커봐야 얼마나 크다고 이렇게 많은 피(?)가 어디서 나오는건지..
괴상망측하게 꿰메진 -나중에 성형수술이라도 받아야 할 듯- 회음부도 너무 불편하다
하루 이틀이면 나아지는 줄 알았는데 열흘이 넘도록 따가워 ㅠ
매일 좌욕을 두 번씩 하는데도 아무는 속도가 느린 것 같다
생리대는 찝찝하고 실밥이 당겨 푹신한 소파나 침대에 앉는 건 완전 무리
그렇다고 바닥에 앉으면 또 엉치뼈와 골반이 당긴다
그저께 가만히 앉아있는데 울컥- 하는 느낌이 나더니 엄청난 하혈을 했다
그 뒤로 훗배앓이로 추정되는 아랫배 진통이 심해졌다
배만 아프면 "그냥 훗배앓이인가보다" 하겠는데, 온갖 뼈가 다 열리는 느낌도 든다
진통이 심하게 올 때는 혀를 깨물고 싶을 정도로 아프다
분만 마지막에 배를 누르는 과정에서 왼쪽 갈비뼈에 실금이 갔는지
왼쪽으로 누울 때 마다 저리고 쑤시지만, 귀찮아서 병원에 가보지는 않았다
어차피 갈비뼈 부상은 달리 할 수 있는 치료가 없잖아
몸무게는 줄지 않는다
달곰과 그 외 부속물들을 뺀 만큼만 줄더니, 그 후로는 오히려 찌고 있어! ㅠ
엄마가 밥을 너무 많이 주나 내가 간식을 너무 많이 먹나
모유수유를 그토록 열심히 하는데도 왜 지방이 빠지지 않냐는 말이다
아랫배도 아직 안 들어가서 영락없는 올챙이 몸매인데다,
(은혜롭게도 튼살은 없었지만) 배가 쪼그라드니 임신선이 엄청 진해졌다
이 색소들은 언제쯤 내 몸에서 탈출하려는 걸까
임신 전에 입던 스키니진들을 걸쳐보니
허벅지까지는 터질듯이 -핏이 완전 구림- 들어가긴 하는데 허리가 잠기지 않는다
말로만 듣던 골반이 벌어진 상황 ㄷㄷㄷ
제 내 23, 24사이즈 스키니들은 안녕이란 말인가
그럼 난 앞으로 무슨 바지를 입고 나가지?! 매일같이 단벌 레깅스?

꼬물꼬물 너무도 작은 달곰을 보고 있으면 더 할 나위 없이 행복하지만,
달곰을 재우고 화장실에 가 생리대를 갈고 좌욕을 하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
과장없이, 피눈물이 난다

아 산후우울증 오지 않도록 정말 조심해야지 =_=



10 September, 2012

diez de septiembre




38W1D

원래 38주엔 정기검진이 없지만 -대체 왜?!?- 초음파가 잡혀 있었다
36주에 했던 정밀초음파의 추적조사
이번에 만난 의사는 영어를 못해서, 옆에 서 있던 레지던트가 대강 통역
그녀의 통역이나, 나의 스페인어가 비슷한 수준이라 어색돋는 시간이 계속 되었다
먹고 싶은대로 실컷 먹은 효과(?)가 있었을까,
달곰은 2주 만에 300g이 늘어서 드디어 2.6kg을 달성했다!
(근데 늘어난 나의 몸무게는 300g이 아니라는 게 문제)
이제는 나와도 안심할 수 있는 사이즈!
그래도 여전히 몸무게는 4주 적고, 머리 크기는 3주 적고, 다리 길이는 4일 적다
머리통 작고 날씬한 아가.. 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 ㅎㅎ

여전히 초음파로 얼굴이 잘 잡히는 걸 보니 아직 골반으로 진입하지 않았나 보다
콧구멍과 두툼한 입술이 멀뚱히 보이더라고 ㅋㅋㅋ
어이없게 양수 속에서 흩날리는 머리카락까지 확인 할 수 있었다
적어도 달곰이는 대머리 아가는 아니라서 안심

다음 검진은 예약이 이상하게 되어서 39W4D나 되어야 볼 것 같다
그때는 드디어 내진을 하려나...



29 August, 2012

veinte y nueve de agosto




36W3D check-up

그동안 나를 봐주던 dra. laura blasco 님하는 장장 2개월에 걸친 휴가를 떠나고
오늘은 dra. blanca paredes ros 라는 새로운 의사를 만나게 되었다
와우 이 언니.. 외모는 마리옹 꼬띠아르, 영어는 laura보다 잘 한다
우리 얼굴을 보자마자 대뜸 "hablan inglés?" 라고 물어줘서 너무나도 고마웠다



오늘은 'cultivo vagino / rectal'이라고...
질과 직장 내의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하기 위한 샘플을 채취했다
말 그대로 질과 항문에 긴 면봉을 넣어서... ㅠ_ㅠ
양수가 미리 터지거나 아기가 산도를 통과 할 때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여기서는 필수로 하는 검사라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 다음에는 질초음파를 사용해 자궁경부의 길이를 쟀다
임신 중기부터 배뭉침이 워낙 심하고 요즘은 가진통까지 와서 내심 걱정했는데
... 역시 무척이나 정상 ㅋㅋㅋ
아무래도 full term을 채울 것 같단다 ㅋㅋ (1주 정도는 빨리 나왔음 좋겠는데!)

배초음파로 달곰이의 신체 측정
BPD   84.9mm (34W2D)
AC    283.4mm (32W2D)
FL    68.8mm (35W2D)
EFW   2251g
2주 전에 비해서 애 몸무게가 별로 늘지 않았다...
머리 둘레는 작고 다리는 정상인 건 매우 바람직하지만.. 애가 너무 날씬하네;
심박 정상이고 태반의 위치도 좋고 태동도 좋긴 하지만,
아기의 몸무게가 늘지 않는 원인이 태반과 탯줄에 있을 수 있으니
당장 내일 정밀초음파로 확인을 해보자고 한다
그래서 내일 아침 8시 반 까지 또 병원에 가야 함 ㅠ.ㅠ 귀찮아라
달곰이 이 녀석 태동이 유난스럽긴 한데, 너무 움직여서 살이 안 찌는 걸까
내 체중관리는 잠시 접고, 우선 좀 잘 먹어야겠다

지난 주에 실시한 3rd trimester blood/urine test 결과지를 보니
토탈 콜레스테롤이 조금 높고(읭?),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다
한국에서는 빈혈이라고 철분제를 처방하고 철분주사를 놔주고 난리를 칠텐데
여기 의사들은 역시 쿨해 -_- 언급도 안 하더라능
한국에서 사온 볼그레를 매일매일 열심히 먹어야겠다



출산을 앞두고 궁금했던 것들을 영어와 스페인어로 장황하게 적어갔더니
친절하고 아름다운 선생님이 직접 읽어보며 답변을 해줬다
(말 안 통한다고 꾹 참는 것 보다는 이렇게 원시적으로나마 적극적으로 물어봐야 함)

•내진이나 태동검사는 언제? 38W
•입원실은 모두 1인실이며, 자연분만은 분만 후 48시간 / 제왕절개는 4~5일 입원
•입원실에서 면회가 가능한가? 24시간 보호자가 상주할 수 있음
•개인 음식물 반입 가능
•아기는 어디에? 기본적으로 모자동실, 처치가 필요할 때는 new born unit으로 옮김
•출산 후 곧장 모유수유를 시도하도록 권장
•회음부 절개 여부? 필요한 경우에 시행
•무통분만? 진통 단계와 상관 없이 원하는 대로 시술해줌
•제왕절개 시? 하반신마취를 원칙으로 함
•조기파수의 경우에는 곧장 ER로 가서 입원 수속
•진통 간격이 얼마나 되어야 병원으로 가나? 4~5 min
•분만실에는 배우자만 출입 가능
•입원 시 필요한 서류? sanitas 보험카드와 여권 및 NIE
•아기의 출생증명서를 발급하기는 하지만 이름이 필요하지 않음
•입원 준비물?
   산모 : 갈아입을 속옷, 보온을 위한 가디건이나 가운, 슬리퍼
   아기 : 신생아 바디수트, 파자마, 거즈수건, 손싸개, 머리빗, 물티슈 등
   퇴원 : 카시트, 아기띠, 겉싸개, 신생아 모자 등



검진을 모두 마치고 오빠랑 입원병동을 살짝 둘러봤는데,
호텔처럼 긴 복도에 문이 좌르륵 - 매우 깨끗하고 조용하고 한가로웠다
자기 입원실에서 자유롭게(?) 진통에 맞서다 출산이 임박하면 분만실로 옮기는데,
내가 분만실에 가 있는 동안 엄마는 내 입원실에서 쉴 수 있다고 하니
이런 시스템은 한국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병원 시설을 둘러보고 그 동안 궁금했던 것도 해소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하네 :)



21 June, 2012

veinte y uno de junio




26W4D

지난 주(25W)에 분당차병원 초진에서 임신확인서를 떼다가
일주일 사이에 부랴부랴 국민은행에서 '고운맘카드'를 발급받았다
총 금액 50만원 중 내가 쓸 수 있는 건 15만원이 채 안 되겠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야

분당차병원에서의 검진은 스페인에서보다 훨씬 복잡하다
가자마자 진료비 수납을 하고 혼자 몸무게와 혈압을 잰 뒤 산전관리실에 제출하고
채혈실에 갔다가 진료실 앞에 가서 직접 진료 대기를 한다
그냥 진료실에서 한 번에 하면 안되나?
스페인에서는 주치의와 상담하는 동안 간호사가 혈압 재줬는데 ㅋㅋ
다른 산부인과를 가보지 않아서 비교는 할 수 없지만,
달곰이 동생을 가질 때 즈음에는 절대 분당차병원으로 다니지는 말아야지
집에서 가까운 윤호함춘 갈테야 =_=



오늘의 메인 이벤트는 바로 임.당.검.사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채혈실에서 글루코스액 500ml를 원샷
인터넷 후기에 보면 '극악의 단맛' '너무 달아서 니글니글' '토할 거 같아요'
라고들 하더라만.. 나에겐 그냥 달고 맛있더라고
시간 죽이고 앉아있다가 1시간 뒤 채혈을 했다
피 뽑는 분께서 "속이 불편하지는 않으셨어요?" 라고 묻기까지 하더라고
"달고 시원해서 좋았어요" 라고 대답했더니 허탈한 웃음을 짓더라

21주차에 정밀초음파를 본 후로 달곰이 몸무게 한 번 잴 기회가 없었던지라
오늘 검진에서는 (정밀은 아니지만) 나름 초음파를 자세하게 봤다
달곰이는 벌써 930g!!!
21주차에 349g이었던 꼬맹이가 어린이가 되었다 ㄷㄷㄷ
이제 너무 커서 초음파 화면에 잘 잡히지도 않고 왠지 팔다리가 오동통해보였다
엄마가 거봉이랑 수박을 너무 먹어서 살이 쪄버린거니?
소노그래퍼에게 달곰이 성별을 재확인하려고 하니 알려줄 수 없단다
병원 방침 상 32주가 되기 전에는 어떠한 정보고 오픈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나원참 나 왜 굳이 분당까지 온거지.." 라고 혼잣말을 중얼거렸더니
다른 병원 가서 또 초음파 볼까봐 어쩔 수 없이 말해준다며
"알고 계신 게 맞는 것 같네요"라고 한다
뭐가 어쩔 수 없어 ㅋㅋ 다 이런 식으로 알려주는 거 아냐 ㅋㅋ
(심지어 진료실 교수님은 툭 까놓고 "딸이네요 딸"이라고 하셨다)
그 대단한 병원의 방침은 어디에?

또 한참 -거의 30분- 을 기다려서 진료실에 들어가 검사 결과를 받았다
차병원 기준치는 130, 나는 127.. 턱걸이잖아?!
왠지 임당검사는 자신 있었는데 턱걸이로 통과라니 괜히 신경질이 났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건, 다른 병원들은 대게 140이 기준선이라능



스페인에서 철분제 처방을 받고 싶다고 했더니 의사가 콧방귀를 뀌었다
고기를 쳐묵쳐묵하는 나라에서는 별 필요가 없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한쿡 임산부들은 철분제 필요하단 말이에요
결국 내 나라로 돌아와서 철분제 처방 받고 변비(;) 퇴치용 유산균도 샀다
철분제는 액상형 볼그레, 유산균은 그 유명한 이지바울
한 상자 씩 샀더니 6만원 돈.. 엄마카드 찬스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15 June, 2012

quince de junio




"엄마 밥 먹으니까 좋냐"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매번 "내 입에 깔대기를 꽂아두고 음식을 쏟아부으신다" 고 대답한다
삼시 세끼 꼬박꼬박에, 하루 두끼 인생이던 내 위장과 달곰이가 놀라 어쩔 줄을 모른다
임신 초 제일 심한 food craving이던 양념소갈비
아빠 찬스로 혼자 3인분 쯤 먹고나자 달곰이가 뱃속에서 탭댄스를 췄다
그동안 늘 서러웠던 빵순이, 빵에 대한 집착도 여지없이 빛을 발한다
김영모와 파리크라상에서 사다먹고 남은 빵이 아직 냉동칸에 한가득인데도 불구하고
가로수길 나간 김엔 le alaska와 tokyo panya에 들러 또 크게 두 봉지
두리뭉실 살찌는 건 나 뿐만 아니라,
네소머신에 탄력받아 매일 아침 커피 한 잔과 빵 한 조각에 심취한 엄마도 마찬가지

결국 운동 루틴을 다 뜯어고쳤다
스페인에서만큼 집안일을 하고 그로서리 쇼핑을 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그만큼 칼로리를 소비할 만한 강도높은 유산소운동이 필요하다
오전에 싸이클 15분 + 스트레칭 15분 + 요가동작 10분
약속을 나가면 항상 두 블럭 전에 택시에서 내려 목적지까지 걷기(20분 상당)
저녁식사 후 걷기 60분 또는 싸이클 30분
자기 전 스트레칭 15분
(천천히 하지만 결코) 강도가 낮은 게 아니라 일주일에 하루 정도 유산소는 쉬어주기
이렇게 해도 좀 오래 앉아있으면 금방 다리가 붓는다

다음주 목요일 -26주 4일차- 에 임신성당뇨검사와 초음파가 예약되어 있다
20주 이후로 변변한 검사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내 몸 상태나 달곰이의 성장 상태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06 May, 2012

seis de mayo




2nd trimester 체중관리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태리 가기 전인 15주까지 평소 무게를 유지하다가, 여행 중에 잘 먹었던지 1kg가 늘고
그 이후로 잘 관리해서 큰 변화 없이 5개둴 차를 넘기나 했는데,
19주에 들어서서 불과 5일 만에 1.2kg가 덤으로 붙었다
그래서 19W6D를 찍은 오늘 기준, 총 (최소한) 3.5kg가 늘어난 셈
이 수치는.. 각종 임신 어플과 서적에서 제시하는 평균 증가치 -4kg- 에 꼭 맞는다
평균에 들었으니 뭐가 걱정이냐는 말 따위 지금의 나에게는 들리지 않는다
임신 중에도 잘 먹으면서 잘 관리하는 녀자가 되고팠던 내 욕망이 뿌리 채 뽑혀나갔기 때문이다
내 인생의 모토가 '철저한 관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말이지

더욱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소는, 내가 너무 억울하다는 거다
그동안 살이 더디 찐다고 방심한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임산부라는 멍에를 쓰고 먹고 싶은 대로 실컷 먹어 본 적이라도 있던가?
아침 저녁으로 누워 뒹굴고 싶은 욕구를 누르고 하루도 빠지지않고 운동했는데?
요근래 아침식사는 떠먹는 요거트 하나에 사과 반쪽 정도
늦게 일어나는 날이 많은 만큼 늦은 아침을 과식하면 점심 때 까지 속이 부대낀다
점심이나 저녁 한 끼는 제 양을 먹고 나머지는 평소보다 약간 적게 먹도록 하고,
집에서만 뒹구는 날은 과감히 오후 간식을 제낀다
약속이 있는 날이면 아무래도 커피(프라푸치노) 한 잔 이상 마시게 되지만...
저녁식사는 가능하면 8시 이전에 끝내려 하고 그 뒤에 배가 고프면 물을 마시는 편이다
과일은 아침식사 대용으로 먹는 것 외엔, 오후부터는 철저히 참는다
적어도 이틀에 한 번씩은 화장실 no.1을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양은 무척 적지만 아예 꽉 막히지는 않았다)
아침 공복에 하체 스트레칭 15분 + 요가 동작 서너 개로 몸을 풀고
오후 시간 틈틈히 스쿼드같은 근력운동과 다리 붓기를 빼는 자세도 잊지 않는다
저녁 식사 후에는 소파에 늘어지지 않도록 설거지와 부엌정리를 하고 바닥 청소까지 마친다
덕분에 요즘 들어 집안일이 밀린 적이 한번도 없다는 ㅎㅎ
잠들기 1시간 전 쯤 다시 하체 스트레칭과 마무리 요가를 30분 정도...
임신 전보다 훨씬 운동량이 많고 생활도 체계적인데!!!
누가 임산부 아니랄까봐 어찌해도 체중이 늘어나는 걸 막을 수가 없다
달곰이의 무게나 태반, 양수 따위라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너 요즘 하체에 살 많이 붙었어" 라는 오빠의 비수같은 말을 듣고보면 내 살이 맞는가보다
엉덩이와 허벅지가 부쩍 비대해지고 저녁 무렵에는 종아리가 부어 뻐근하다
붓기는 나중에 전부 살이 될테니, 매일같이 스트레칭을 안 할 수가 없는 노릇

그나마 조금 위안이 되는 건, 꾸준히 운동하면 적어도 출산과 산후조리에 도움이 된다는 것?
매일 누워서 간식과 야식을 쳐묵쳐묵하며 살이 오른 임산부에 비해서
근육량을 유지하면서 식이조절을 한 임산부가 산후에 더 빨리 체중이 돌아온단다
물론 자기관리형 인간은 산후에도 똑같이 운동하고 몸매 관리에 철저하니 당연한 얘기겠지만

더불어서 걱정되는 것은 달곰이의 체중이다
이 녀석 혹시나 표준보다 1~2주씩 빠르면 어쩌지?!?
임신 초기에 귤과 바나나를 달고 살았던 게 못내 마음에 걸린다.. 과일이 아기를 키운다길래..
이래저래 내일 아침 check-up을 가는 마음이 편치 않다
(성별보기 미션마저 실패한다면 아마 난 스트레스에 잠겨 질식사할거야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