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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May, 2012
treinta de mayo
블랑카의 첫번째 check-up을 받았다
처음 차를 인도받았을 때 4,950km였고, 6개월 동안 5,000km가 늘어났다
(2010년식인데 마일리지가 얼마 안 되는 이유는,
첫번째 주인이 1년 묵은 '0km semi-nuevo'를 사서 5개월 남짓 탔을 뿐이라...)
장거리 안 뛰는 장보기머신 주제에 반 년 동안 어쩌다 5,000 씩이나 탔나 싶었는데
여긴 미국이 아니지 ㅎㅎㅎ mile이 아니라 km 단위였다
달곰이 태우기 전에 점검을 받아놓아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full check-up 받는데 목돈이 들겠지만.. VW taller(=workshop)에 예약을 잡았다
스페인어로 이런 종류의 점검을 revisión 이라고 한다
VW 웹사이트에서는 15,000km revisión부터 선택 할 수 있었지만,
우리 차는 얼마 전부터 "service now!" 라는 메세지가 떴다
이런 메세지는 뽕카1호기의 audi 시스템에서는 보지 못했던 거라..
이게 대체 정기 점검을 받으라는 건지 오일 따위를 교체하라는 건지 알 수가 있어야지
예약 시간에 맞춰 찾아갔지만 예약리스트에 내 이름이 없었다
난 분명 컨펌메일도 받았는데 말이지?
어쨌거나 메일을 보여주니 통과, 고객 카드를 작성했다
차량등록증명서를 가지고 조회를 해보더니 한번도 점검을 받은 적이 없단다
나도 구입 후에 아직 엔진오일 교체도 한 적이 없으니 꼭 체크해달라고 부탁했다
당연히도 직원은 영어를 한마디도 못했지만
내 스페인어가 짧다는 걸 알고 차근차근 설명을 해줘서 무척 고마웠다
나 이렇게 천천히 말하는 사람 여기 와서 처음 본 듯 >_<
블랑카를 리프트업 해놓고 신발 네 짝이랑 브레이크 라이닝, 배기파이프 정도
겉으로 보이는 부분을 함께 체크하고 나서 예상 견적을 뽑았다
오늘 오후에 차를 꼭 써야 한다고 했더니 4시간 기다리란다
한국의 수입차 딜러쉽처럼 대기실에 TV와 다과가 마련되어 있는 게 아니라서
운동삼아 serrano까지 20분 정도 걸어가 쇼핑을 좀 하고
수업을 마친 오빠를 만나 café harvest 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다
식사하는 중에 작업이 다 끝났으니 아무때나 찾아가라는 통보 전화가 왔다
예상보다 1시간이나 빨리 됐네!
(스페인에서 왠일이야 ㅋㅋ)
예상 견적이 270유로였는데, 실제로 청구가 된 건 240유로
엔진오일과 필터, 에어컨 필터를 갈고 공임이랑 나사 1개(?)가 포함 된 가격
1호기 때 보다는 역시 저렴하다
audi wynnewood는 400불이 넘는 돈을 쳐받으면서 세차 하나 안 해주던데
여기선 (꼼꼼히는 아니지만) 껍데기 물세차와 내부 카펫 청소를 해놓았더라고
물론 complimentary service :D
15,000km 점검은 건너 뛰어도 되지 않을까...?
08 May, 2012
ocho de mayo
지난 금요일, 시내로 나가기 위해 m-30 도로로 연결되는 램프에 들어섰다
오전 중에 일찍 나가 세무서(agencia tributaria) 일을 보고 이동해야 하는 일정이었지만,
쌈빡하게 11시 반 까지 늦잠을 자버려 약속 시간에 지각하기 직전이었다
"빡!"
날카로운 파열음이 들렸다
타이어가 플랫되거나 무언가 떨어지는 것과는 다른..
그래, 이건 스톤칩이 생기는 소리가 틀림없다
소리의 크기로 봐서 칩도 대단할 것 같은데...
고가도로 밑을 지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전방에 화물차가 있는 것도 아닌데
어디서, 뭐가 날아와, 블랑카의 어느 곳을 때린 걸까
rear-view mirror 뒷편에 1유로 동전 만한 크기의 별이 보인다
낭패로군, 윈드스크린에 흠집이 났다
방사형으로 퍼진 걸 보니 빨리 복원하지 않고선 금이 죽죽 나갈 듯 싶다
안쪽에서 만져보면 매끈한 게 필름이 뚫리진 않았나보다
필름만 멀쩡하다면 적어도 오늘 운전하고 다니는 중에는 큰일이 나지 않겠지
어제 달곰이를 만나고 오빠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세무서로 향했다
근처에 마땅한 지하주차장이 없어서 할 수 없이 스트릿파킹
정말 오랜만에 햇빛이 내리쬐는 좋은 날씨다 ♥
한 시간 남짓 일을 보고 차로 돌아와보니..
OMG
자그맣던 별이 어느새 여기저기로 20cm 넘게 금이 죽죽 가 있는 게 아닌가
햇살이 뜨거워서 유리가 팽창했구나
복원도 못 해보고 이렇게 허무하게 유리창 전체를 날리다니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자동차 유리 전문점 사이트를 뒤졌다
한 손으로는 마우스질을 하면서 다른 손으로는 급히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아- 스페인어가 서툰 expats를 위해 신이 내린 보험사, linea directa!!!
금방 자차보상 유리창 관련 부서로 연결해주더니 전문 협력업체에 예약을 잡아준다
오후 3시.. 지금 당장 가서 인스펙션을 받으면 내일 중으로 교체 할 수 있다나
앞뒤 잴 것 없이 차키를 움켜쥐고 뛰어나갔다
안내받은 업체는 ventas라는 동네에 있는 "carglass"
블랑카 상태를 점검하고 모델 넘버를 확인 한 뒤 보험 커버리지를 체크했다
이미 보험사에서 연락을 해놓아 내가 할 일은 그저 기다리는 것 뿐
가게 직원이 나에게 수화기를 건네주고, 보험사 직원이 영어로 상황 설명을 해준다
다행히 보험으로 전액 커버가 되니 내일 오후 12시 반에 예약을 잡아놨단다
오빠도 없이 달곰이 품은 몸으로 모르는 동네까지 무작정 달려왔는데
생각보다 일이 너무 쉽고 편리하게 풀려, 몸이 피곤한 건 제쳐두고 기분이 좋다
윈드스크린 -스페인어로는 parabrisas- 교체에는 약 2시간 반이 걸렸고
유리값 + 접착제 + 공임 = 총 389유로;;;
안내받은대로 나는 동전 한 푼 내는 것 없이 개런티 서류에 싸인만 하고 차를 인도받았다
우리 블랑카, 새 안경을 씌워놓으니 눈매가 초크초크하네 ㅎㅎ
09 April, 2012
nueve de abril
말린 과일의 철분 함유량이 높다길래 "군것질 대신 먹으면 좋겠군"이라며 사온
말라가 건포도(D.O. pasas de málaga)에 몰입하고 있다
군것질은 군것질이고, 말라가 건포도는 말라가 건포도라는 게 문제지만 :(
빠삭빠삭(씨가 든 채 그대로 말려서)한 건포도를 집어먹으며 여행 후기를 날려볼까나
남유럽의 대표적인 두 나라, 이태리와 스페인
기후나 음식도 비슷하고 사람들의 기질도 비슷할 거라 믿었던 편견이 한 방에 날아갔다
물론 겨우 5일에 걸쳐 북부 이태리 3개 도시(밀라노, 피렌체, 베네치아)를 둘러봤을 뿐이지만
매끈하다고 믿고 수박 겉을 핥다가 혀에 걸린 튀어나온 부분들이라도 나열해보겠다
a. 낮술을 안 마신다
아침과 점심 사에에 먹는 merienda에도 작은 맥주 한 잔(caña)을 곁들이는 이 곳과 달리
이태리 사람들은 점심 식탁에 맥주나 와인을 올리지 않았다
직장인들은 일터로 돌아가야하니까? 스페인 사람들은 일 하는 중에라도 맥주를 마신다
b. illy의 나라
대신 이태리 사람들은 스페인 사람들보다 커피를 더 많이 마시는 것 같다
그리고 커피의 맛도 훠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얼씬 훌륭하다
아무리 작은 가게라도 엄청난 압력을 자랑할 것만 같은 거대한 머신이 구비되어 있었고
우리가 가본 곳의 대부분은 illy 원두를 썼다
밀라노-베네치아 기차 노선의 경우에는, 푸드카트가 돌아다니며 커피를 파는데
카트 위에 illy X7 캡슐머신을 올려두고 에스프레소를 내려주더라고
어차피 난 latte macchiato(= caffe latte) 밖에 마시지 못하지만
급한 걸음으로 들어와 바에서 una caffe(에스프레소 한 잔)를 단숨에 입 안에 털어넣고
1유로 동전을 올려두고 바람처럼 사라지는 밀라네제 신사 양반들이 넘 멋지더라고 ♥
c. 돌체엔...
어딜 가나 티라미수와 파나코타를 팔 거라 믿었다
하지만 일반 음식점에서 구비해두는 돌체 메뉴는 스페인이랑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
초콜렛 케익이나 과일 타르트, 달걀 푸딩 같은 것 들
파나코타는 끝내 한 번도 못 만났지만 티라미수는 두 세번 시켜 먹어본 결과,
티라미수는 본토라고 해서 더 끝내주는 것도 아니라는 것 ㅋㅋㅋ
식사용 빵의 종류는 스페인보다 좀 더 다양하고 좀 더 팬시한 편이지만
역시 프랑스나 일본의 정교한 디저트가 어디에나 널려있는 나라는 아니었다
d. alfa romeo in milan
알파로메오의 본고장에는 brera가 날아다니고 giulietta가 국민차 일 거라 믿었지만
마드리드에서 보이는 것 보다 개체 수가 더 적은 것 같더라
제일 보편적인 브랜드는 (국산브랜드 fiat를 제외하면) 의외로 audi
VW에 비해서 아우디나 B당이 더 많이 굴러다니는 걸 보니, 역시 스페인보다 잘 사나봐 ㅋ
e. 고급 택시
마드리드 택시의 80%가 skoda의 octavia라는 점에 눈물이 난다
못난 성능 못지 않게 못생긴 구형과 신형 옥타비아로 도배가 된 마드리드의 거리와 달리,
밀라노에선 M당의 C와 B당의 3시리즈가 택시 노릇을 하더라고
같은 맥락으로 르노의 뚱땡이 espace를 경찰차로 채택한 마드리드와 달리,
밀라노의 경찰차는 알파로메오의 159(brera의 세단형)!!!
감히 도전할 수 없는 경찰의 권위를 풍기는 멋진 선택이지만... 컬러는 넘 구렸다 ㅠ
f. 바이링구얼
우리는 관광객인 만큼, 마주치는 이태리 사람마다 전부 영어를 너무 잘하더라
(마드리드는 구시가지 한복판에서도 영어가 잘 안 통하는데..)
이태리 사람들은 이태리어를 잘 하는 B양이 그네들의 언어로 이야기를 해도 영어로 대답을 했다
g. 모기와 습기
햇살이 강렬한 나라라고 하면 무조건 타들어가게 건조한 모양을 상상했지만,
이태리 북부는 역시 사막이 아닌지라 습기가 많았다
전날 오전에 널어 둔 수건 빨래가 다음날 아침이 되도록 완전히 마르지 않더라니까?
습한 덕분에 밤이 되면 모기가 날아들었다
방충망도 없이 그냥 창문을 열어두니, 하루에 두 마리 씩 꼬박꼬박 모기가 잠을 방해했다
28 March, 2012
veinte y ocho de marzo
스페인에 온 지 6개월이 넘어서야, NIE 카드를 받은 지 5개월이 되어서야
우리는 드디어 한국 운전면허증을 스페인 운전면허증으로 교환, 발급 받았다
게을러 정말 ㅋㅋㅋ
평일 중에 오빠가 시간을 내기도 어렵고, 추운 겨울에 길바닥에서 벌벌 떨고 싶지 않았고,
그러던 중에 임신으로 모르는 길 쉽게 나설 수 없게 되었고, 뭐 그런 이유? ㅋㅋ
4월 중으로 자동차 보험회사에 스페인 운전면허 사본을 제출해야 하는 조건이 걸려 있어서
이태리 가기 전에 신청하자고 다짐하고 오늘을 d-day로 잡았다
스페인으로 오는 한국인 대부분이 (현지 면허가 굳이 필요 없는) 나이 어린 연수생이라
실제로 면허 교환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2010년 이후에 작성된 후기는 거의 찾을 수 없고
블로그 포스트 대부분이 대사관에서 제공하는 기본적인 정보의 ctrl c + ctrl v
그나마도 오래된 정보라 그 사이에 수수료도 많이 올랐는데 ㅠ.ㅠ
IE 선배들 중에 이거 하나 제대로 정리해둔 사람이 없다는 것도 안습이다
울 오빠와 마찬가지로 스페인어 문맹이라 이런 일 마다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여튼 정확한 위치나 과정을 모르는 상태로 부딫힌 만큼,
삽질까지는 아니라도 불필요한 시간 낭비와 발품을 많이 팔아야 했다
한국 면허를 스페인 면허로 교환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i) NIE 카드 - 번호만 받은 상태는 결격 - 를 득템한 자
ii) NIE 카드의 개시일자 이전에 발급 받은 한국의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있는 자
개시일자는 비자를 지참한 사람의 스페인 입국일과 같다 (카드 신청 or 발급일이 아님)
i)과 ii)를 만족한 사람은 대한민국 대사관 민원실로 가서
한국 운전면허증의 스페인어 번역 공증을 받는데, 민원실 사정에 따라 1~2시간이나 걸리니까
아침 일찍 가서 신청하고 죽치고 앉아 기다렸다가 받아오는 편이 좋다
(대사관 돋게 오전에만 민원 업무를 봐주니까)
NIE 카드를 가진 자 만이 은혜를 받을 수 있으니, 여권/NIE/운전면허증을 전부 지참해야 함
난 이걸 지난해 11월에 미리 받아놨었는데.. 서류 유효기간은 딱히 없나보다
수수료는 1건 당 3.20유로 였다
그럼 이제 본격적인 RPG에 나서기 전에 장비 점검을 해야지
‧ NIE 카드 원본
‧ NIE 카드 앞/뒷면 사본 1장
‧ 한국 운전면허증 원본
‧ 한국 운전면허증 앞/뒷면 사본 1장
‧ 증명사진 2매 (반명함판 사이즈)
‧ 대사관이 발급한 운전면허 번역공증 확인서 원본
‧ (NIE와 현재 주소가 일치하지 않는 사람에 한해서) 주소가 명시된 empadronamiento
혹시나 해서 여권과 여권 사본도 들고 갔지만 전혀 보지 않았고
NIE와 한국 운전면허증 사본은 흔히 알려진 2장이 아니라, 1장이면 충분하다
이제 장비를 주섬주섬 챙기고 먼저 신체적성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교통국으로 가서 운전면허 교환 신청을 하는 일정으로 움직이도록 한다
내가 갔던 교통국(jefatura provincial de tráfico)은 c/ arturo soria 125에 위치
125번지와 143번지, 두 건물에 나눠져 있는데 교환(canjes) 업무는 125번지에서 담당한다
워낙 주차하기 어렵기로 유명한 길이라 처음부터 스트릿파킹은 포기하고
골목 3개 거리에 있는 arturo soria plaza 주차장을 이용했다
아래는 내가 생각하는 the best procedure ♥
이대로만 했더라도 최소 1시간은 세이브 할 수 있었을텐데..
우리는 처음에 4층, 다시 1층, 다시 4층, 다시 1층, 클리닉, 다시 1층, 결국 4층 -_-
⓵
교통국 건너편 길가에는 centro médico y psicotécnico del conducción
이라고 써붙인 자그마한 사설 적성검사소가 바글바글 하다
가격비교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이미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을 것이라 믿고, 수수료는 인당 40유로
접수처에 NIE를 제출하며 "para canje de permiso de conducción"이라고 말해둔다
신규발급자와 교환신청자의 적성검사 항목이 다르기 때문
간단한 인적사항을 적고나서 수수료를 지불한 뒤 첫번째 검사관을 만난다
나이, 병력, 알콜 섭취 및 흡연 빈도수, 키, 몸무게 등을 질문하고
양안 시력을 잰 뒤 교정시력인지 운전 중에 어떤 교정기(안경 or 렌즈)를 착용하는지 확인한다
두번째 검사관이 기다리고 있는 방으로 간다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나서 정체불명의 검사를 받는다
검사관 말로는 플레이스테이션보다 쉽고, 실제로는 플레이스테이션보다 어렵다
그냥 공간지각력을 테스트하는 전자게임이랄까
(나는 30,000점까지 통과하는 테스트를 불과 1,500점으로 통과하고 극찬을 받음;;)
검사자가 웹캠으로 즉석에서 얼굴사진을 찍고 적성검사서를 발급해주면 끗
간단해보이는 검사 같지만 실제로 대기시간이나 문진시간이 길다
우리는 둘이 한 명씩 하다보니까 클리닉에서만 거의 1시간이 소요되었는데,
certificado médico의 유효기간은 90일이니 시간 날 때 미리 받아두는 것도 좋겠다
⓶
값비싼 적성검사서를 품에 안고 c/ arturo soria 125번지로 향한다
1층(B층 X) 넓다란 방의 왼쪽 'canjes para extranjeros' 창구에 줄을 선다
한국인이고 면허 교환을 하고 싶다고 하면 마데인대사관 번역공증서를 가지고 있냐 등의
간단한 확인을 하고나서 종이 3장과 번호표를 준다*
먹지가 붙어있는 종이는 신청서(solicitud)이고 나머지는 그냥 그런 잡다한 것들
세 장 모두 작성을 하고 firma 표시 된 곳에 싸인을 휘갈겨 줄 것
⓷
신청서를 받고 돌아서면 저멀리 건너편에 caja 창구들이 보인다
(작성된) 신청서를 내밀면 수수료 26.60유로를 지불하라고 하는데,
현금 뿐만 아니라 카드로도 낼 수 있으니까 미리 "카드로 지불하겠어요"라고 말해야 함
신청서 중간에 수수료가 지불되었다는 도장을 찍어준다
⓸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가면 canjes에 관련된 업무를 처리하는 사무실이 있다
1층에서 받은 번호표는 4층에서의 대기번호이기 때문에,
신청서를 작성하고 수수료를 내는 중간에 땡땡이를 치거나 굼뜨게 행동했다가는
4층에 도착해서 내 번호가 이미 지나가버린 걸 확인하고 땅을 칠 수 있음**
오전 10시 반 경 처음 4층에 올라갔을 때는 대기자가 1~2명 뿐이었는데,
12시가 되어서는 어림잡아 30명 정도가 앉아있었다
그 외에도 아직 안 올라온 사람, 수수료 내고 있는 사람, 클리닉에 간 사람 등등을 더하면
최소한 40명 정도가 내 앞에 있다는 얘기 -_-
그러므로 뭐든 관공서 업무는 아침 일찍 가는 게 좋은 법이다
⓹
내 번호가 호명되고 창구로 가면 고이고이 간직해둔 무기를 죄다 풀어놓는다***
태어난 곳이 어디니, 집 주소가 어떻게 되니, 전화번호는? 등등 몇 가지 질문에 대답을 하고
3개월 짜리 임시면허 종이쪼가리를 받는다
본 면허증은 2~3주 내로 우편으로 날아온다고 하니 주소를 정확히 알려줄 것
NIE 카드는 돌려받지만 한국 운전면허증은 여기서 이만 빠이빠이-
나중에 스페인 면허증을 가지고 오면 한국 면허증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대체 누가 10년 짜리 EU 운전면허증을 도로 토해내겠어?
한국 면허야 귀국 했을 때 분실신고 하고 새로 발급받으면 되는 것을 ㅎㅎ
(기존 면허를 맡겨두고 새 면허를 받는다고 스페인 면허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본 적 없음)
*
신청서(solicitud o impreso)는 교통국 홈페이지에서 다운 받을 수 있다
http://www.dgt.es/portal/gl/oficina_virtual/conductores/canje_permisos/
오른쪽 리스트 세번째 'corea'를 클릭하면 화면 맨 아래 impreso 링크가 뜬다
그러나 그저 신청서 뿐, 신청서와 함께 제출해야 하는 다른 두 장의 서류(declaraciónes)
는 올라와있지 않으니까 그냥 창구에서 한꺼번에 받는 게 낫다
**
우리는 삽질 덕분에 당연히 번호를 놓쳤고 1층으로 돌아가 새 번호를 받으려 했다
그러나 1층 창구직원은 그냥 올라가서 먼저 하라는 거다
아니, 수십 명이 도끼눈을 하고 앉아 기다리고 있는데 뭘 어떻게 먼저 하라는 거야?!?
라고 궁시렁거리면서도 그대로 올라가 재빨리 주변 스캔 후 빈 창구로 돌진
근데 정말 지나간 번호를 찾아서 받아주더라고
대기실에 있던 성질 나쁜 남자가 쫒아와 소리지르며 항의했지만 직원에게 뺀지 먹음
덕분에 우리는 2시간은 족히 걸릴 대기시간 없이 여유롭게 업무를 보았다
***
네이년 블로그를 검색해보면 certificado de extranjeria에 대한 내용을 볼 수 있다
2000년 이후에 발급 받은 한국 면허의 경우에 외국인관리소에서 신원증명서를 받아오라는 건데,
이건 현재에는 전혀 유효하지 않은 정보니 깔끔히 무시하길
NIE만 있으면 여권도 보지 않는데, 이런 서류는 창구 직원들도 존재를 모른다
24 March, 2012
veinte y cuatro de marzo
겨울학기를 마무리한 오빠가 급 마실 나가자 꼬셔대어
하루 안에 salamanca와 ávila를 한 큐에 다 보고 오는 강행군에 나섰다
마드리드에서 살라망카까지는 차로 2시간 반, 노 트래픽에 평균 120km/h로 달릴 때 말이다
미국에서는 어딜 갈 때면 집 앞 별다방에서 커피를 사서 출발하는 게 당연했는데,
그 당연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여기 와서 느끼고 있다 ㅠ
근처에 커피를 to-go 할 수 있는 곳이 없으니 집에서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 나선다
✟ salamanca
'학문의 도시', '대학의 도시'라는 별명에 걸맞게
짐승에 가까운 어린 대학생 아이들이 바글바글하다 못해 길에 굴러다녀 발에 치이는 동네
캠퍼스가 따로 없는 애들이라 plaza mayor의 돌바닥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있더라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광장이라곤 하지만 그냥 예쁘고 조그맣다
plaza 23이라는 모던 스타일의 pintxos를 파는 바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때우고
성당을 보러 갔는데 점심시간이라고 문을 닫았다
관광안내소 역시 점심시간이라고 문을 닫았다
크리스마스날 점심에 문을 닫는 맥도날드 다음으로 쇼킹한 시츄에이숑 -_-
관광안내소에서 지도를 얻어 다니려고 했는데 5시까지 문을 닫고..
toledo나 segovia 등 다른 관광 도시와 달리 관광지 이정표도 따로 없어서 길 찾는데 애먹었다
체력이 예전같지 않은지 비탈 진 돌바닥을 몇 시간 오르내리고 나니
발바닥도 아프고 새끼발가락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배도 좀 땡기는 것 같고 ㅠ
살라망카 특산 과자라는 bollo maimón을 먹어보고 싶었는데
특별히 유명한 빵집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주말이라 가게들이 대부분 문을 닫아서 실패
대충 angel food나 쉬폰 케익처럼 생겼더라
깨끗하고 활기찬 마을 -도시라고 부를 수 없음- 이기는 하지만
몇몇 여행 블로거들이 극찬하는 만큼 꼭 봐야하는 스팟은 절대 아님! never ever!
스페인어를 전공하는 대학생 조카;;가 어학연수 할 지역을 찾고 있는데
아무리 DELE를 주관하는 도시라고 해도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주변을 둘러봐도 대도시는 커녕, 풍화된 화강암 바위가 굴러다니는 황야만 끝도 없이 펼쳐져 있고..
나는 city girl 타입이라 이런 자그마하고 고립된 도시에서는 한 주도 못 살겠지
✟✟ ávila
여긴 '성녀 대테레사의 도시' 또는 '성벽의 도시'
살라망카에서 마드리드로 돌아가는 길목에 바로 위치해서 들리기 편했다
체력 게이지가 바닥을 찍은 터라 1시간 남짓 졸면서 헤드뱅잉을 하다보니 도착 :)
santa teresa de jesus의 생가 터에 지은 성전에는 미라가,
성녀님의 넷째 손가락 미라가 ROTC 반지를 낀 채 전시되어 있었다
끄아악 -ㅁ-
대체 우상숭배를 금지하는 카톨릭에서 성자들의 relic을 모시고 숭배하는 전통이 왜 생긴건지
(성녀의 임종지인 alba de tormes에는 팔과 심장이 전시되어 있다고...)
성 밖으로 나와서 성벽(muralla)을 간단히 구경하고 그만 컴백홈
02 March, 2012
dos de marzo
"baby on board" (아기가 타고 있음)
"bebé a bordo" (아기가 타고 있음)
"baby in (the) car" (차 속에 들어있는 아기)
미국에 있을 때 미쿠에서 "baby in the car" 패러디 게시물을 보고 빵 터졌다가
한국에 갔을 때 정말로 저렇게 써붙인 차들이 돌아다니는 걸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물론 아기가 있는 내 친구들 중에도 저 표지를 붙이고 다니는 이들이 있겠지마는..
웃긴 건 웃긴 거고 틀린 건 틀린 거지 =_=
safety 1st에서 나오는 미국 정식 규격 "baby on board" 표지판을 구입했다
노란 마름모 꼴에 검은 글씨, 미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것
(핑크나 하늘색도 파는데, 달곰이 성별을 모르니 원..)

콩글리쉬 "baby in car" 역시 디자인은 대부분 비슷비슷하다
베낀 거니까 당연하겠지
이게 왜 틀렸나고 반문한다면 달리 할 말이 없다, 그냥 이상한 표현이니까
"차 속에 있는 아기", 물론 이걸로도 차 속에 아기가 있다는 의미는 전달 할 수 있겠지만
우리말로도 "차 속에 아기"가 아니라, "아기가 타고 있어요" 라고 표현하잖아
그런 차이다
"baby in car"는 문법적으로 오류가 있는 건 아니지만, 상황에 적합한 표현은 아니라는 것
이런 웃기는 표지판을 만들어 낸 건 다름아닌 방사능국 원숭이들이다
일본식으로 뒤틀린 영어표현이 우리나라로 그대로 들어온 것
영어에 취약한 한국 사람들에게는 "baby on board"라는 관용어구 표현 보다는
"baby in car"라는 직관적(?)이고 저차원적인 표현이 더 빨리 눈에 들어왔던 거지
근데, 영어권에서 오리지널 표지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baby in car"의 표현 자체의 오류는 간파하지 못하면서 자꾸 문법을 들먹이더라 ㅋㅋㅋ
왜 baby 앞에 a가 없냐고
car 앞에 the를 붙이는 게 옳으냐
안쓰럽다, 중학교 때 성문기초영어 관사편을 너무 열심히 공부하셨어 들 ㅠ_ㅠ
(네이년에서 검색해봤다가 빵 터졌음 ㅋㅋㅋ)
스페인어 표현으로는 "bebé a bordo", 영어 표현과 동일하다
여기서 주로 쓸테니까 스페인어로 쓰인 걸 사는 편이 덜 위험할 것 같지만
(i 영어를 해석하지 못하는 운전자를 만난 경우, ii 한눈에 외국인으로 낙인 찍히는 경우?)
붙이고 다니는 차들은 간간히 보이는데 막상 어디서 파는지 모르겠다
이럴 땐 그냥 만만하게 미국 아마존에서 주문을 하는 거다 ㅋㅋㅋ
정 스페인어 표지가 필요하다고 판단이 되면, 미국에서 파는 히스패닉 용을 사면 되겠지?
14 January, 2012
catorce de enero
<패션왕>이 드라마화 된다고 한다
나는 자타공인 인터넷 덕후라 고딩들 사이의 유행어나 패션에 대해 백지상태인 건 아니지만
이 만화의 등장인물들의 학교 생활에 적잖게 놀랐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닌 후로 10년이 넘게 흘렀는데, 별로 달라진 게 없잖아?!?
네이년 카페 ㅁㅅㅎㄹ의 게시판에서 노페 등급 분류표를 보았다
노페를 사 본 적도, 매장에 들어가 본 적도 없는 나는 노페가 얼마쯤 하는지 잘 몰랐었는데
대장급이 70만원대, 찌질이는 20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단다
10만원 대의 guess 청바지를 사 입어야 했던 나의 초딩 시절을 생각해보면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서 노페는 차라리 싼 편이네
우리나라의 기성세대 -세월이 흘러 구성원이 바뀌더라도- 나 언론은 청소년에게 회의적이다
청소년 세대가 덜 자란 악의 축이라도 되는 듯이
15년 전에도 왕따가 있었고 모두에게 유행하는 옷이 있었고 청소년 범죄가 있었고
일진도 있었고 특목고생도 있었고 강남귀족이 있었고 심지어 8학군도 있었다
들고다니는 핸드폰이 플립형 공짜폰에서 8~90만원 대의 아이폰으로 바뀌었을 뿐
그리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요즘의 청소년은 위험하다"고 한다
차라리 american teens를 '발정난 짐승' 정도로 보는 미국 사회의 시각이 건강한 듯 싶다
나중에 내 자식이 필요하다고 조르는 건 그냥 사줘야겠다
김정은 같은 놈이 아닌 이상 WMD나 수퍼카, 여자를 사달라고 하진 않을테니까
16 December, 2011
diez y seis de diciembre
드림카에 관한 이야기
주부만화가 마조씨(33세)는 '드림에 그치는 드림카'와 '현실적인 드림카'를 구분했다
나에게는 현실적인 드림카만 있을 뿐이다
사지도 못할 차를 꿈꾸는 건, 가카가 되고픈 초딩의 망상과 별반 다르지 않으니까
그런데 현실적인 드림카 목록만 해도 꽤나 자주 바뀐다;;
초호기로 국산 H사의 국민 세단을 간택하며 열린 대망의 뽕카시대
1호기와 2호기를 한 가문 -VW/audi group- 에서 맞이하는 바람에
자연스레 3호기는 B당이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었다
(사실 3호기로 기대했던 최초의 후보는 Q5: 블랑카가 2호기로 내정되면서 자동 탈락)
segment C-D급 세단을 타봤고 핫해치가 있으니 막연히 다음 차는 SUV가 좋겠다고 생각했다
3호기를 탈 때 쯤이면 조금 자란 아이도 있을테니까? ㅋㅋ
VWA의 차들은 사촌지간 답게 구석구석 닮았다
그래서 이젠 대쉬보드만 봐도 너무너무너무 지겹다
이름 한 글자만 틀린 엔진 따위 만이 아니라 새차에서 맡을 수 있는 우레탄 냄새도 닮았다
결국 Q5를 대신해서 좀 더 떡대가 있지만 B당 출신인 X3가 차기 후보로 거론됨
근 10년 동안 B당은 흰색이 진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스페인의 강렬한 태양 아래선 그 집안 특유의 몬테고 블루가 뿜어내는 간지에 눈이 녹는다
차르륵한 펄이 태양빛에 빛날 때면 눈에서 땀이 흐른다
그리하여 시퍼런 X3가 드림카로 등극했다
무조건 B당을 선호하는 오빠의 지지를 업고 X3이 리스트에 안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나의 영원한 짝사랑, rangerover의 evoque 모델 런칭
기본 모델보다 좀 더 작아지고 좀 더 싸.. 싸졌어요 (싸다고 해봐야 X3보다 두 장은 비싸지만)
더군다나 2호기 후보 중 하나였던 MINI에 대한 미련이 rover라는 브랜드에 힘을 실어준다
그러나 여전히 비싸긴 비싸다
이거 산다고 했다간 엄마한테 먼지나게 맞을 거야 T^T 엄마차보다 (쪼금) 비싸니깐
뽕카시대는 앞으로 40년 정도 남았고
그 사이에 왕성한 사회 생활을 하는 안정적인 40대 젊은 중년 여사님을 위한 jaguar XF라던가
아이들과 애완동물, 짐가방, 쇼핑백 따위를 가득 싣고 다닐 수 있는 B당의 GT
딸래미의 대학 입학 선물로 이탈리안의 감성을 연료 삼아 달리는 cinquecento(500)C
작은 차를 좋아하는 남편의 출퇴근 머신으로 어울리는 A1
속썩이던 애들은 떠나고 연금 받으며 놀러나 다니는 노년의 좋은 친구 panamera 4S
이런 깜찍한 자동차들이 내 손을 한번씩 거쳐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한 대에 5~6년씩만 할당해도 시간은 충분한데, 돈이 충분할지는 미지수로구나 ㅎㅎ
그리고 내가 꿈꾸지는 않지만 타보고는 싶은 수퍼몹급 초고가 머신들은..
주변의 누군가 대신 사서 나 좀 test-drive 시켜주세요 ㅋ
12 December, 2011
doce de diciembre
바퀴 달린 건 다 좋아하는 나는 당연(?)스럽게 유모차에도 관심이 많다
한국의 디럭스 유모차 시장에 stokke의 철옹성을 위협하는 제품이 나왔단다
왠 듣보잡이 S를 대체할 만큼 인기라는 건지 솔직히 체험단이나 업체의 입소문 전략인 것 같지만
길에 널리고 깔린 S를 피하고픈 한국 엄마들의 마음도 어느 정도 반영되었겠지
그런데 이름이 너무 구리다: mima xari
듣보잡답게 구리구나 하고 보니 스페인 브랜드;;
이미지 검색을 해보니 아 이거 뭔지 알겠다
스페인 처음 와서 보니 뭔지 모르겠는 디럭스 유모차가 좀 돌아다니더라고
오빠가 저게 뭐냐고 묻는데 (비싼) 유모차 브랜드는 꿰고 있는 나도 잘 모르겠어요...
좋게 말하면 미래지향적 디자인, 그냥 보면 우주에서 온 삶은 달걀처럼 생겼다
아날로그 감성이 폭발하지만 초신상인 제품을 지향하는 내 눈에는 그냥 구려보였다
저런 게 인기라니, 한국 유모차 시장이 정말 심심한가보다
100만원 넘는 유모차들은 기능면에서는 다 거기서 거기
안전벨트니 시트 라이닝이니 핸들링이니 미세한 차이일 뿐이고 결국 디자인 전쟁이다
내 취향은 무조건 커서 "다 밀어버리겠어!" 정도의 포쓰를 내는 것
자동차로 치자면 네모네모 열매를 듬뿍 먹은 각진 range rover 정도 랄까
그래서 키도 작고 동글 동글한 silvercross surf는 예선 탈락
하지만 아무리 커도 휠체어를 닮은 orbit처럼 생김새에 신경을 안 써주면 곤란하다
사실 orbit의 컬러 구성은 환상인데, 손잡이라던가 무식한 프레임에서 미쿡 냄새가 너무 난다
미쿡놈들은 색감은 뛰어나지만 세세하고 감성적인 디자인에는 꽝
시트를 굳이 360도 돌리겠다고 프레임을 멧돌 모양으로 뽑으면 어떡하냐
또 오로지 미쿡 사람들만 애용하는 uppa baby는 몰개성이라서 탈락
이런 식으로 쳐내고 나면
S와 bugaboo만 남는다
(B를 늘 /버가부/라고 읽어와서 /부가부/라고 발음 하는 걸 들으면 왠지 좀 웃기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흔하지 않은 유모차를 사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한국에서는 S가 흔해서,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B cameleon을 사고 싶었다
근데 왠걸?
미국에 가보니 S를 쓰는 사람은 한국 사람들 뿐이고 대신 B가 널리고 널렸다 'ㅅ'
미국을 떠나 스페인으로 오니... 여기서 B는 그야말로 '국민 유모차'
강남에서 S를 볼 수 있는 횟수보다 마드리드에서 B를 만나는 횟수가 10배는 더 많을 듯
노천 카페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면 10대의 유모차 중 B가 8대, 나머지 2대는 chicco
S는 가끔씩 드문 드문 볼 수 있는 편이다
이렇게 되니 나의 쇼핑 뉴런이 더이상 B를 허락하지 않는다
애기도 없는 사람이 왠 유모차 지론까지 펼치냐고 할 지 모르겠지만
이건 마치 뭇 남자사람들이 "이게 내 드림카야~ 저건 내 현실적인 드림카지" 하는 것과 같다
디럭스 유모차는 (기저귀 가방처럼 보이지 않지만 사실) 기저귀 가방과 함께
스키니맘의 패션에 화룡점정을 찍는 MH 아이템이다
그러니 어찌 선택에 신중하고 또 신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럼 기저귀 가방처럼 보이지 않을 기저귀 가방으로도 찍어놓은 게 있냐고? 당연히 있죠 ㅋㅋ
하지만 S보다 M보다 더 비싼 그 가방은 아직 비밀 ㅋㅋ
04 November, 2011
cuatro de noviembre
우산 쓰고 버스 타는 생활은 이제 안녕
마드리드 입성 후 꼭 두 달을 채우고 다시 자차족이 되었습니다 ♥
양파가 떨어지면 어느 때고 사러 나갈 수 있고
우체국 볼 일도 미루지 않고 갈 수 있고
일요일 오전 미사를 보고 브런치를 먹으러 갈 수도 있고
차가 있고 없고로 삶의 질이 얼마나 달라지는가
평범한 20대 초반 뚜벅이들은 아직 모른다
시린 손을 불어가며 밤거리를 걸어도 행복했던 여자는 남친이 차를 사는 순간,
눈 앞에 처음 맛보는 세상이 열리며 기대치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어 오르게 되고
준중형 다음엔 SUV, 국산 다음엔 수입차를 필수 조건으로 내세운다
(소형 따윈 원래 계산에 없는 거다)
자동차는 굴러가기만 하면 되는 리어카가 아니라
삶의 방식과 오너의 자존감을 조율하는 신이 내린 도구이다
대놓고 자랑 뿐인 블로그를 싫어해도, 자동차 관련 블로그 -돈자랑의 결정체인- 는 괜찮다
(그게 설사 '세차형'이라도;;)
차는 자랑 할 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크게 크게 지르는 쇼핑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미리 사둔 세차 용품을 들고 나가 블랑카 -뽕카 2호기의 코드네임- 의 속살을 싹싹 닦아줬다
뽕카 1호기가 물려준 아이폰 충전기와 아이팟 케이블로 단장을 마치자
블랑카는 훨씬 '우리차'다워졌다
02 November, 2011
dos de noviembre
"좋은날"
꼭 이렇게 적고 싶은 하루랄까
어제는 보험 알아보다가 스스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저녁 먹고 심하게 체했다
비몽사몽 하다가 (무려) 밤 10시 쯤 쓰러져서 자버렸던 걸로 기억
그렇게 고민하고 신경 썼던 것이 무색하게
아침 일찍 linea directa라는 보험 회사로부터 영국녀성 에이전트의 전화가 와서
너무 좋은 견적을 받고 기쁜 마음에 그대로 계약을 완료했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에이전트를 찾기 위해서 마드리드 곳곳을 헤매며
눈에 보이는 모든 보험 대리점 문을 다 두드려 볼 각오까지 했던 게 바로 어젯밤
그러니 밥이 얹힐 만도 하지
한국에서 가져온 국제 면허가 통과가 안 될까봐 전전긍긍했던 부분도
펜실베니아 면허증으로 단번에 해결 (정말 한국 면허증은 무용지물이었다...)
미국에서의 운전 경력 2년에 no claims point까지 인정 받아서
예상했던 1,500유로 이상의 금액이 총 493유로로 확 줄어버렸다
알아본 바에 따르면 이 금액은 스페인 국민들과도 거의 차이가 안 나는 수준
expat program을 운영하기 때문에 모든 업무를 영어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전화를 끊고 5분 만에 날아온 보험 계약서 역시 영문판과 스페인어판 두 가지
생년월일이 잘못 됐길래 전화로 수정했더니 역시 1분도 못 되어 새 서류가 날아왔다
결과적으로 나는 잘 되었지만 -돈도 아끼고, 시간도 아끼고!- 씁쓸하기도 하다
한국과 스페인은 운전 면허 상호 교환 협정이 있어서 한국 면허는 따로 시험보고 할 것 없이
스페인 면허로 1:1 교환이 가능하다
미국 면허만 가진 미국인이라면 여기서 필기 & 주행 시험을 보고 새롭게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 회사들은 한국에서 발급한 운전 면허는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영국이나 미국의 면허는 보지도 않고!!! 보험 가입을 시켜준단 말이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다른 국적의 사람들에 비해서 좀 더 고군분투 해야 하는 게 현실
그렇지만 어쨌거나 1,000유로를 절약한 나에게 오늘은 좋은 날 :)
31 October, 2011
treinta y uno de octubre
여기는 metro ciudad lineal 근처 alcalá-norte라는 몰에 있는 까페
중고차 딜러쉽에 왔다가 담당자 부재로 세 시간을 길에서 때워야 하는 상황이다
café con leche 두 잔 시켜놓고 공부가 바쁜 오빠는 수학 공식과 씨름 중
나는 멀뚱히 사람 구경..
하기엔 서울 강북 변두리 쇼핑센터 수준의 가게 몇 개만 있을 뿐이라 볼 게 없다 ㅠㅡㅠ
서울에선 구질구질한 동네에 가는 거 정말 질색했었는데,
여기선 뭐 나 역시 이런 이민자 동네에 어울리는 노오란 유색 인종일 뿐이다
아니 어쩌면 latino들보다 못할 지도;
이번 주 중으로는 꼭 차를 샀으면 좋겠다
두 달 남짓 대중교통 타고 '참 잘 다녔지만', 사실 꾹꾹 참는거지 좋아서 했을 리가 있나
달리 방도가 없었을 뿐이다
매일 버스를 두 세번 갈아타며 다니는 것과,
차는 있지만 복잡한 시내 주차를 피하려고 가끔 버스를 타는 건 천지 차이
한국 떠날 때 보다 몸무게가 2kg 빠진 것도 대중교통이 갉아먹은 게 틀림없다
아직 계약을 한 것도, 한국에서 송금이 도착한 것도, 보험 문제가 해결 된 것도 아니지만
벌써부터 rear-view mirror에 다는 fuzzy dice를 어디서 구하나 하는 걱정이 든다
dice 사러 런던 가겠다 하면 혼나겠지? ㅋㅋ
지난 두 달 동안
bmw 1, alfa romeo giulietta, mito, vw polo, golf, fiat 500, mini clubman 등
온갖 모델을 넘나들며 새 차를 사네 중고를 사네
(언어적 한계를 커버하기 위해) 컨설턴트를 쓰네 마네
수십 개의 메일을 보내고 영어 메일은 다 씹히고
차를 고르는 데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던 건 인정
마음을 비우고 seat의 ibiza로 결정했다면 적은 금액에 빨리(9월 중?) 새차를 뽑을 수도 있었다
얄팍한 budget을 가진 주제에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뽕카 1호기에 비교하고 엔진 성능이 어쩌구 저쩌구..
부끄러운 모습임은 잘 알고 있지만
어쩌겠어?
나는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자동차를 보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미국에서 살았는 걸
...
그리고 정말 운전 하는 걸 좋아한단 말이에요 ♥
(누구한테 항변하는 건지 ㅋㅋ)
4 hrs later
finalmente, 우리는 차를 예약하는 데에 성공했다
(신차를 계약 하는 게 아니고 중고차 예약금을 치뤘으니까 '예약'이 맞다)
2010 VW golf 1.4 tsi 122cv dsg sport
가솔린을 먹는 1.4리터 미니사이즈 엔진 -클릭이나 아반떼보다 작아!- 에 7단 자동변속기
추가금이 안 드는 정통 흰색(candy white)에 16" 알로이 휠이지만
내장은 무려 가죽이다, 베이지색 가죽 시트!!!
유럽에서 도통 찾아보기 힘들다는 가죽 시트 가죽 시트 º ㅁ º
뒷 범퍼가 좀 까이고 왼쪽 휠 하나가 갈린 것만 빼고는 컨디션이 매우 좋았다
딜러쉽 매니저를 옆에 태우고 시승에 나섰다
pueblo nuevo 지역은 어찌나 골목 많고 언덕도 많고 길은 좁고 사람이 바글바글 한지
실제로 운전한 시간은 5분? 길에 서 있던 시간은 10분?
그래도 작지만 강하다는 1.4 tsi 엔진은 굉장한 토크빨을 발휘하며
오르막길에서 기본 50cm는 뒤로 밀리는 수동의 나라에서 언덕을 마구 기어올라..
가 아니라 그저 다행히 밀리지는 않고 제 자리에
만족스러운 시승.. 이고 나발이고 빨리 차를 계약해버려야 마음이 편했던 우리는
내리자마자 매니저를 끌고 사무실로 들어가서
현금 박치기 -그래봐야 300유로ㅋㅋ- 로 예약금을 건네고 차량 정보를 받아왔다
이번 주 중으로 재빨리 운전자 보험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제면허는 보험 가입 승인이 잘 안 나온다길래 마음이 급하다 ㅠ)
하루 종일 한 끼도 못 먹고 오래 걷고 버스도 몇 번을 갈아타는 강행군 후 집에 돌아오니
손 떨리고 다리도 후들거리고 구역질까지 났지만
그래도 좀 통키통키한 마음으로 청소도 하고 저녁 식사 준비도 했다
두 달 기다린 보람이 이번 주에 멋진 모습으로 나타날 것 같다는 설레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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