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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January, 2013

treinta y uno de enero




봄날 만큼 따뜻한 날씨가 아까워서 급마실 나가기로 결정
부랴부랴 달곰 런치백만 챙겨 향한 곳은 el escorial
거대한 수도원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막상 유모차 가지고는 돌아보기 힘들 듯 싶어
그냥 주변 산책 하는 걸로 만족 ㅎㅎㅎ









차를 돌려 향한 곳은 valle de los caídos
우리말로 하면 전몰자의 계곡 이라는데 전몰자? 뭔 말인지 모르겠다
영어로는 valley of the fallen, 어째 이 편이 더 이해하기 쉽네
'프랑코 무덤'이라고 오래 전부터 알고만 있었는데 막상 가보기는 처음
맨날 오가는 a6 도로에서 보이는 거대한 십자가가 바로 이 곳

http://en.wikipedia.org/wiki/Valle_de_los_Caidos
(여행정보 블로그는 아니니까 장황한 설명 대신 위키 링크 정도로 ㅋ)

독재자할배 말고도 내전 희생자들이 4만명 씩이나 묻혀있다고 해서
괜히 원귀-_-가 득실득실하는 곳에 아가 데리고 가는 거 아니냐고 마구 걱정
근데 막상 가보니 전혀 떼무덤 분위기 안 나고 그냥 장엄하더라
어쨌거나 성당(basilica)이니까 셋이 나란히 성호경 긋고 :)

프랑코가 독재의 힘으로 만들어놓고 성당이라고 포장했다느니
전범 노동력을 착취해 만든 주제에 니편 내편 구분 없이 다 묻어줬다느니
여행 후기마다 참 다양한 의견들이 많던데,
우린 그런 건 제껴두고 그냥 입이 딱 벌어지는 동굴 속 성당에 감탄 감탄했다
학교 다닐 때 '스페인내전'에 대해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고선
지금 머릿 속에 남은 게 얼마 안 되어 오빠한테 설명도 제대로 못 하고;
진짜 우리나라 대학교는 다니나마나 라니깐
달곰은 꼭 독일 뮌헨으로 보내야지 (후훗)






150m 짜리 십자가가 하나의 바위로 만들어졌다고 하길래
크레인도 없던 시절에 그걸 어떻게 세울 수 있었을까 궁금했는데,
뭐야 막상 가보니까 벽돌로 만든 십자가야? -_-
심지어 십자가 안에 계단도 있고 리프트도 있다고 -_-

성당 입구부터 내부 곳곳에 (길진 않지만) 계단이 많아서
오빤 앞에서 끌고 난 뒤에서 밀고 스토케를 가마 모시듯 들어 옮기기를 수차례
공주마마께서 더 무거워지시면 이 짓도 더는 못 하겠네
나중엔 여기저기 "silencio" 라고 적힌 엄숙한 성당 안에서
폭풍옹알이 메아리치는 바람에 프랑코할배 깨울까봐 급히 안아올려 얼르고 달래고



주변이 온통 울창한 침엽수림이라 마치 수목원에 온 듯 공기가 상쾌하다
오랜만에 침엽수 냄새 -송진 냄새?- 를 맡으니 솔의 눈을 마셨나, 막힌 코가 뻥!
사막;에서 태어난 달곰이 숲에는 처음 와보는 거니
반달곰 답게 초록을 느껴보라고 나무 사이사이로 산책 좀 하고 그만 하산

일요일마다 미사 있던데 미사보러 한 번 왔음 좋겠다
근데 신부님께 옹알이로 화답하면 좀 안습 ㅋㅋㅋ
입장료가 1인당 5유로 -아기는 면제- 니까 또 오기에도 부담 없고







새로 개시한 spring court 스니커즈
개시하자마자 아파트 엘리에 떨어뜨려 잃어버릴 뻔 ㅠ_ㅠ



03 January, 2013

tres de enero




12월 초에 한국으로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들은 증발했나보다
아무래도 엘꼬르떼 산치나로지점 우체국 어딘가 처박혀 있는 듯
정말 공들여 달곰이 풋프린트 찍고 애 자는 틈틈히 열심히 적어보낸 카드들인데,
우체국에서도 무려 1시간을 기다려 겨우 보낸 건데
아무도 받은 사람이 없다니 기가 막힐 따름
correos 전체가 쉬거나 파업을 했다면 차라리 좋겠지만,
스웨덴에 주문했던 달곰의 옷 무더기는 정상적으로 오늘 도착;
택배스텝을 밟으며 뛰어나가 받아오긴 했지만
크리스마스 카드를 생각하니 괜히 우체부를 때리고 싶었...



"발도장에 산타까지 그려보냈는데!!! 아까워서 눙무리.. ㅠ.ㅠ"



다행히도 babyshop.com 에서 보내준 옷들은 전부 이쁘다
(스웨덴에서 스페인까지의 배송비는 단돈 5유로, 기간은 5 working days!)
대부분 봄맞이 꼬까옷으로 6-9m 사이즈를 선택했는데 브랜드마다 크기가 천차만별
6m 베이비진은 너무 크고 9m 짜리 트레이닝 팬츠는 지금도 맞고;
택만 얼른 떼어낸 뒤 세탁도 안 한 채로
맘마 먹고 배 두드리며 기분 좋은 아가를 납치해다 인형놀이 시작
내복 벗기고 외출복 입히니 나가는 줄 알았지?
그치만 시착만 해보고 다시 내복차림으로 회귀 ㅋㅋㅋ



"전부 baby girl 섹션에서 골랐지만 역시나 아들 포스.."

라운저  bloom coco go
티셔츠  imps & elfs
트레이닝팬츠  mexx baby
스니커즈  converse first star



오늘 온 것만 티셔츠 3, 바디수트 1, 바지 2, 신발 1, 스카프빕 1
컨버스만 빼고 전부 네덜란드나 스웨덴 브랜드 :D
요즘은 정말이지 '스칸디나비안 감성'이 갑, 아기옷 디자인에서도 예외가 없다
미국 carters나 스페인의 bobo choses는 디자인이 예뻐도 재질이 시망인데,
북유럽 옷들은 전부 organic cotton에 톡톡하고 부드럽기까지
"역시 잘 살고 봐야한다" 라는 결론 도출 ㅋ

다음 주 중에 프랑스에서 또 한 봉지 도착 할 예정이다;
덕분에 이 폭풍같은 세일 기간에 손가락이나 빨고 있게 되었다



06 December, 2012

seis de diciembre




제 18대 대통령 선거 재외국민 부재자 투표를 하고 왔다
(부끄럽게도) 이거슨 나의 첫 대선 투표...;
첫번째 기회엔 절친 언니오빠들과 에버랜드에 가서 사파리를 봤고
두번째 기회엔 현재의 신랑님과 회사 안 가는 기쁨에 별 거 없어도 데이트
그렇게 투표일 마다 깨알같이 공휴일처럼 놀아버리고선,
남의 나라에 와서야 갑자기 나의 권리와 의무를 주장하고 나섰으니...
사실 자의로 재외국민 신고를 하고 투표 신청을 한 게 아니라
대사관에 다른 볼 일이 있어 갔다가 낚인 케이스 =_=

여튼 기표함 님께서 비행기 타고 귀국하시는 일정 따라
투표는 본국보다 빨리 시작한다
바스크지방이나 그란카나리아 같이 멀리서 오는 교민을 위해
주말을 끼어 일주일에 거쳐 길게 길게 운영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한민국의 territory에 들어가는 셈"


주 스페인 대한민국 대사관은 우리집에서 걸어서 15분 거리
영상 5~6도 언저리의 추운 날씨라
달곰이도 곰돌이우주복 입히고 풋머프로 단디 포장해서 출발
가는 길에 한국인들을 여럿 만났다
한국 사람은 커녕 아시안도 보기 힘든 동네인데, 다들 투표에 의외로 열정적
대사관 직원은 영사과에 몇 명 뿐인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투표 지원을 하고 있었다
(물론 몇몇은 선관위일테고, 봉사자 한 명은 다름아닌 서울식품 사장님 ㅋㅋㅋ)
본주소 확인을 하다가 '오리지널 강남스타일' 소리도 듣고;
평생 투표 한 번 안 해본 티를 착실히 내느라
도장 뚜껑 열 생각을 못해 투표용지에 빈 샷 날림 ㅋㅋㅋ
영사과 언니랑 달곰이 여권 만드는 거에 대해 얘기 좀 하고 컴백홈
이렇게 나는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를 다했습니다
다음 투표는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꼭 한국에서 하기를...


06 November, 2012

seis de noviembre




반달곰양은 -한국 사람이지만- 서양에서 태어난 티를 확실하게 내느라
신생아 시절부터 주구장창 신나게 외출을 하고 있다
백화점, 마트는 말 할 것도 없고 까페에서 브런치 먹기, tapas bar에서 저녁 먹기에
지난 주 6주차에는 스타벅스에서 젖병으로 뿌뉴(=분유) 먹기까지
마드리드 시내에서 갓난쟁이를 들춰업고 쏘다니는 동양인 아기 엄마를 본다면
92%의 확률로 나를 본 것이다 ㅋㅋㅋ

오늘도 salamanca에 사는 H언니를 만나러 외출하는 날
달곰에겐 좀 미안하지만 맘마 먹고 잠투정하는 아기를 바운서에 눕히고
진동기를 느끼며 조는 틈을 타서 재빨리 짐을 챙기고 있다
아기를 데리고 외출하려면 어찌나 챙길 게 많은지 o_O
런치박스에는 휴대용 분유, 보온병, 쪽쪽이(=공갈), 젖병, 가재수건 등을 담고
커다란 지퍼백에는 여분의 기저귀와 물티슈 따위를 준비하고
달곰 덮어줄 담요에 유모차 레인커버까지 빠짐없이 챙겨야 한다
내 외출 준비도 바쁜데 아가는 아가대로 옷 입고 양말 신고 모자도 써야 한다
그래서 외출 4~5시간 전 부터 아기가 쪽잠을 자는 틈틈이
나는 온 집안을 바쁘게 뛰어다니며 외출 준비를 한다



빨리 짐이 많이 들어가면서 가벼운 가방 -a.k.a. 기저귀가방- 을 장만해야겠어
육아의 매 순간은 지름신과의 싸움인가보다 ㅋㅋㅋ
(어째 결말이 이래? ㅋㅋㅋ)



06 September, 2012

seis de septiembre




드디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달곰이용 수레 풀셋이 도착했다

Stokke Xplory V3 - Navy
Stokke iZisleep by BeSafe - Beige

유모차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았지만, 결국 스토케 고를 거였으면서 ㅋㅋ
사실 "스토케 너무 가지고 싶어! 최고로 좋아!" 이런 건 아니고,
그냥 좀 쉽게 사고 싶었다...
배송이나 AS가 확실한 가까운 백화점에서 편안하게.. 쉽게..
그리고 유모차 고르고 또 호환되는 카싯 찾아다니는 애로사항을 줄이기 위해서
한 브랜드에서 한꺼번에 사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덕분에 카싯에 돈이 좀 많이 들어간 셈이 되었지만;)



구입은 8월 16일에 했고 배송 예정일이 오늘이었다
지난 번에 받은 스토케 크립은 오전 중에 왔었는데, 이번엔 2시가 되도록 소식이 없다
슬슬 불안해지면서.. '배송 예정일' 따위를 순진하게 믿은 나를 탓하며
el corte inglés sanchinarro에 전화를 몇 번이나 걸었지만
아기용품 코너에서는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ㅠ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스페인 애들을 믿는 게 아니었어..
라고 자책하며 방에서 나오는데 누가 초인종을 눌렀다!!!!!!!!!!!!!
(나 못지 않게 오매불망 기다리던) 오빠와 택배스텝을 밟으며 현관으로 돌진
위엄이 넘치는 거대한 상자 두 개를 인도 받았다

예전부터 스토케는 네이비 컬러가 진리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햇빛이 작열하는 스페인에서 블랙이나 네이비는 고문 기구처럼 보이더라
그래서 베이지로 사는 게 나을까 마음이 흔들흔들
올 해(2012) 한정 색상은 혜민스님이 동자승 태워 다녀야 할 것 같고
새롭게 추가된 브라운 컬러는 그야말로 칙칙하고 탁해서 보자마자 정 떨어졌다
결국 네이비 오너인 A양의 강력한 서포트에 힘입어 마음을 정하고
유모차도 네이비, 카싯도 네이비로 계약을 했다
그런데...
유모차 시트에 비해서 카싯은 훨씬 더 묵직한 모양새를 하고 있어서
후드까지 시커먼쓰인게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더워 보이는 거다
결국 오빠는 카싯 만큼은 베이지 컬러로 하자고 주장했고,
결국 이틀 후에 다시 매장에 찾아가서 주문 변경을 넣었다
네이비 본체에 베이지 카싯을 장착한다면 좀 이상할 듯도 싶겠지만..
사실 iZisleep의 바디는 모두 네이비 컬러이고 후드만 색이 다르다

























그래서 이렇게 나왔음 ㅋㅋㅋ
상하체 모두 새까만 오리지널 세트보단 이 편이 더 나은 것 같다
우선 유모차 시트보다 카싯이 원체 육중하고 간지나서 ㅋㅋ

카싯 정말 무겁다
인펀트 카싯은 '아기 바구니' 기능이 있어서 좋은건데,
이건 뭐 아기가 없어도 내 팔힘으로는 들기가 버거우니 달곰 태웠다간 =_=
하긴 내가 들어본 인펀트 카싯들은 대부분 다 무거웠던 것 같다
한 손으로 번쩍 들고 휭휭 흔들면서 다닐 수 있는 건 양키 언니들 뿐 일 듯
아마도 이 놈이 현존하는 인펀트 카싯 중에 제일 비싸지 않을까 싶다...
가격 : 299유로
9월에 소비세 오르면서 306유로로 인상됐다
(아직 미국이나 한국에서 런칭을 안 해서 가격 비교를 못 하겠네)
12개월 또는 13kg까지 태울 수 있다고는 하지만 돌까지 쭉 태우기엔 좀 작을 듯
인펀트 카싯 사는 게 돈 아깝다는 사람들이 많던데,
나는 유모차보다는 카싯에 더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0세부터 주니어 카싯까지 커버하는 모델들이 인기인가본데
대체 카싯 하나로 몇 년을 태우겠다는건지 이해불가;
패브릭이 더러워지고 닳는데다가 플라스틱 부품도 시간이 지나면 삭는다
인펀트 카싯 > 컨버터블 카싯 > 부스터싯 으로 옮겨야 한다는 게 나의 지론

iZisleep이 다른 카싯에 비해 단품 가격이 높은 건 맞지만,
대신 이 놈은 Xplory 프레임에 장착 할 때 어댑터가 필요 없다
어댑터 하나에 40~50유로는 하니까 그걸 감안하면
맥시코시의 카브리오픽스나 싸이벡스 아톤(209유로)과 큰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다
더군다나 170도 이상 눕혀지는 sleeping position이 가능해서
유모차 시트 없이도 오랜 시간 아기를 데리고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한국 나갈 때는 프레임과 카싯만 가지고 나갈 생각 ㅋㅋ
활용도 끝내주지 ㅋㅋㅋ



나 애기 때 사진 보면 aprica의 매우 휴대용스러운 유모차에 덜렁 앉아있던데
허리도 잘 못 가누는 아기가 그거 타다 '뇌흔들림증후군' 와서
지금 이렇게 산만한건가? ㅋㅋㅋㅋㅋ
그 당시에는 코끼리귀 쿠션도 없고 서스펜션 따지는 디럭스 유모차도 없었지만
뇌가 흔들려서 지금 고생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은데
요즘 아기들은 호강을 넘어 과잉보호를 받는 것 같기도 하다
쿠션에 디럭스 유모차까지 장만한 장본인이지만, 괜히 복잡한 마음이 든다



23 June, 2012

veinte y tres de junio




B언니네 가족과 이태원 gobble'n'go 에서 브런치 타임을 가졌다
필리에서 인연을 맺은 penn family이기 때문일까, 미국식 밥이 땡기더라고
미국식 브런치 메뉴에 피넛버터 쉐이크를 시켰는데 둘 다 맛있었다
(ruby's 같은 다이너에서 파는 만큼 thick하고 양 많은 쉐이크는 아니었지만)
식사도 맛있었고 모임도 즐거웠지만
정말 욕나오게 더운 날씨였다
몸 무거운 나도 힘들지만, 유모차와 카시트에 묶여다닌 두살배기 B군이 제일 고생했지
유모차에만 타면 등과 뒷통수가 온통 땀에 젖어버리더라고
당장 대나무자리라도 하나 짜서 깔아주고 싶었다 ㅠ_ㅠ



장비병 중증 환자인 나는 한국에서 스토케 악세사리를 잔뜩 구비해가려고 한다
총(유모차)은 없는데 총알만 주섬주섬 챙기는 격 ㅋㅋㅋ
이미 스토케 카페 공구를 통해서 '시력보호 레인커버' -란 무엇?- 를 구입했고
수제작으로 주문 판매하는 안전바 체인을 골라놨다
실내용 바퀴커버와 가방걸이도 알아봐야지
유모차와 카시트에서 쓸 baby elephant ears 쿠션과 블랭킷 세트도 골라놨다
이건 누가 선물해줄 것 같아서(?!?) 구입 보류 중 ㅋ
스페인에서 컵홀더와 프램팩을 장만하면 더 필요할 게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B군의 고행을 보고나니 여름에 쓸 쿨매트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우리 달곰이는 덥디 더운 스페인 아가잖아
여름이 되면 썸머키트를 장착해주려고 생각하고 있긴 했지만,
고운 딸래미 엉덩이에 땀띠 나는 건 너무 불쌍하고 ㅠㅠ
마더스베이비에서 파는 옥수수 어쩌고 하는 매트가 (가격도 좋고) 무난할 것 같다
근데 이건 내년 여름 전에 한국에 한 번 들어온다면 그 때 사도 되지 않을까..
내년에는 더이상 엄마카드 찬스가 없으려나 ㅋㅋㅋ



12 May, 2012

doce de mayo




한국 가기까지 4주, 슬슬 출산 준비에 돌입 할 때다
스페인으로 돌아오는 게 임신 34주 중이라 그 이후에는 몸이 많이 무거울 것 같고
7, 8월은 세일 및 휴가 기간이 겹쳐 물건 사기에 온갖 난관이 예상되기 때문에
(아직 좀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출국 전에 몇 가지는 해치우고 싶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에게 돈ㅈㄹ을 하고 싶지 않고 공간적 제약이 큰 만큼,
주변의 경험을 많이 주워듣고 현명한 소비를 하고 싶었다
비교적 최근에 출산한 애엄마 선배들 중에 나와 취향이 비슷한 몇 명을 골라 멘토로 삼았다
모든 분야에서 나보다 브랜드에 빠삭한 C
금전적으로 풍요롭지 않아 실리적 소비를 하는 J언니
갓 아기를 낳아 나만큼 초보인 J
미국에서 아기를 낳은 시원한 성격의 패셔니스타 S언니
유럽 아기용품 시장 현황에 익숙한 A언니 등등

이런 저런 이슈가 있을 때 마다 카톡이나 전화로 참 많이 물어봤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도움이 된 경우는 별로 없었다
아기욕조에 대해 물어보면 "대야를 두 개 사서 써" "대야나 세면대가 편해"
난 미국에서부터 스페인까지.. 대야을 파는 곳을 본 적이 없어요
화장실 바닥에 물을 버리지 못하는 서양식 욕실에서 바스켓도 아닌 대야가 왜 필요하겠어
그래서 난 한국사람들과는 달리 욕실 바닥에서 목욕을 시킬 수도 없다고...
크립이랑 유모차를 주문하러 간다고 하니 "아직 4개월이나 남았는데 뭘 벌써 사?"
스페인에서는 주문하고 한 달 이상은 기다려야 받을 수 있어요
한국 백화점 창고에 차고 넘치는 스토케? 여기서는 주문하고 50일 후에 배달됩니다
아기들은 침대 필요없다고, 바닥에서 이불 깔고 자라고, 범퍼침대를 사라고
당연히 유럽 집은 바닥 난방이 안 되고, 깔고자는 이불을 팔 리가 없다는 건 모르나보다
범퍼침대? 그런 건 지극히 한국적인 아이템이라고요
이렇게 여러 번 생활의 차이를 느끼고 나서 조언을 구하는 걸 거의 포기해버렸다
아무래도 달곰이는.. 내가 스스로 판단한 방식대로 자라는 수 밖에 없겠네
한국에서 아기 키우는 엄마들에 비하면 훨씬 못 한 환경을 만들어 줄 지도 모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봐야지 =_=

정말, 속풀이 하고 싶었다



12 December, 2011

doce de diciembre




바퀴 달린 건 다 좋아하는 나는 당연(?)스럽게 유모차에도 관심이 많다
한국의 디럭스 유모차 시장에 stokke의 철옹성을 위협하는 제품이 나왔단다
왠 듣보잡이 S를 대체할 만큼 인기라는 건지 솔직히 체험단이나 업체의 입소문 전략인 것 같지만
길에 널리고 깔린 S를 피하고픈 한국 엄마들의 마음도 어느 정도 반영되었겠지
그런데 이름이 너무 구리다: mima xari
듣보잡답게 구리구나 하고 보니 스페인 브랜드;;
이미지 검색을 해보니 아 이거 뭔지 알겠다
스페인 처음 와서 보니 뭔지 모르겠는 디럭스 유모차가 좀 돌아다니더라고
오빠가 저게 뭐냐고 묻는데 (비싼) 유모차 브랜드는 꿰고 있는 나도 잘 모르겠어요...
좋게 말하면 미래지향적 디자인, 그냥 보면 우주에서 온 삶은 달걀처럼 생겼다
아날로그 감성이 폭발하지만 초신상인 제품을 지향하는 내 눈에는 그냥 구려보였다
저런 게 인기라니, 한국 유모차 시장이 정말 심심한가보다



100만원 넘는 유모차들은 기능면에서는 다 거기서 거기
안전벨트니 시트 라이닝이니 핸들링이니 미세한 차이일 뿐이고 결국 디자인 전쟁이다
내 취향은 무조건 커서 "다 밀어버리겠어!" 정도의 포쓰를 내는 것
자동차로 치자면 네모네모 열매를 듬뿍 먹은 각진 range rover 정도 랄까
그래서 키도 작고 동글 동글한 silvercross surf는 예선 탈락
하지만 아무리 커도 휠체어를 닮은 orbit처럼 생김새에 신경을 안 써주면 곤란하다
사실 orbit의 컬러 구성은 환상인데, 손잡이라던가 무식한 프레임에서 미쿡 냄새가 너무 난다
미쿡놈들은 색감은 뛰어나지만 세세하고 감성적인 디자인에는 꽝
시트를 굳이 360도 돌리겠다고 프레임을 멧돌 모양으로 뽑으면 어떡하냐
또 오로지 미쿡 사람들만 애용하는 uppa baby는 몰개성이라서 탈락

이런 식으로 쳐내고 나면
S와 bugaboo만 남는다
(B를 늘 /버가부/라고 읽어와서 /부가부/라고 발음 하는 걸 들으면 왠지 좀 웃기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흔하지 않은 유모차를 사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한국에서는 S가 흔해서,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B cameleon을 사고 싶었다
근데 왠걸?
미국에 가보니 S를 쓰는 사람은 한국 사람들 뿐이고 대신 B가 널리고 널렸다 'ㅅ'
미국을 떠나 스페인으로 오니... 여기서 B는 그야말로 '국민 유모차'
강남에서 S를 볼 수 있는 횟수보다 마드리드에서 B를 만나는 횟수가 10배는 더 많을 듯
노천 카페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면 10대의 유모차 중 B가 8대, 나머지 2대는 chicco
S는 가끔씩 드문 드문 볼 수 있는 편이다
이렇게 되니 나의 쇼핑 뉴런이 더이상 B를 허락하지 않는다



애기도 없는 사람이 왠 유모차 지론까지 펼치냐고 할 지 모르겠지만
이건 마치 뭇 남자사람들이 "이게 내 드림카야~ 저건 내 현실적인 드림카지" 하는 것과 같다
디럭스 유모차는 (기저귀 가방처럼 보이지 않지만 사실) 기저귀 가방과 함께
스키니맘의 패션에 화룡점정을 찍는 MH 아이템이다
그러니 어찌 선택에 신중하고 또 신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럼 기저귀 가방처럼 보이지 않을 기저귀 가방으로도 찍어놓은 게 있냐고? 당연히 있죠 ㅋㅋ
하지만 S보다 M보다 더 비싼 그 가방은 아직 비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