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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January, 2013

treinta y uno de enero




봄날 만큼 따뜻한 날씨가 아까워서 급마실 나가기로 결정
부랴부랴 달곰 런치백만 챙겨 향한 곳은 el escorial
거대한 수도원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막상 유모차 가지고는 돌아보기 힘들 듯 싶어
그냥 주변 산책 하는 걸로 만족 ㅎㅎㅎ









차를 돌려 향한 곳은 valle de los caídos
우리말로 하면 전몰자의 계곡 이라는데 전몰자? 뭔 말인지 모르겠다
영어로는 valley of the fallen, 어째 이 편이 더 이해하기 쉽네
'프랑코 무덤'이라고 오래 전부터 알고만 있었는데 막상 가보기는 처음
맨날 오가는 a6 도로에서 보이는 거대한 십자가가 바로 이 곳

http://en.wikipedia.org/wiki/Valle_de_los_Caidos
(여행정보 블로그는 아니니까 장황한 설명 대신 위키 링크 정도로 ㅋ)

독재자할배 말고도 내전 희생자들이 4만명 씩이나 묻혀있다고 해서
괜히 원귀-_-가 득실득실하는 곳에 아가 데리고 가는 거 아니냐고 마구 걱정
근데 막상 가보니 전혀 떼무덤 분위기 안 나고 그냥 장엄하더라
어쨌거나 성당(basilica)이니까 셋이 나란히 성호경 긋고 :)

프랑코가 독재의 힘으로 만들어놓고 성당이라고 포장했다느니
전범 노동력을 착취해 만든 주제에 니편 내편 구분 없이 다 묻어줬다느니
여행 후기마다 참 다양한 의견들이 많던데,
우린 그런 건 제껴두고 그냥 입이 딱 벌어지는 동굴 속 성당에 감탄 감탄했다
학교 다닐 때 '스페인내전'에 대해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고선
지금 머릿 속에 남은 게 얼마 안 되어 오빠한테 설명도 제대로 못 하고;
진짜 우리나라 대학교는 다니나마나 라니깐
달곰은 꼭 독일 뮌헨으로 보내야지 (후훗)






150m 짜리 십자가가 하나의 바위로 만들어졌다고 하길래
크레인도 없던 시절에 그걸 어떻게 세울 수 있었을까 궁금했는데,
뭐야 막상 가보니까 벽돌로 만든 십자가야? -_-
심지어 십자가 안에 계단도 있고 리프트도 있다고 -_-

성당 입구부터 내부 곳곳에 (길진 않지만) 계단이 많아서
오빤 앞에서 끌고 난 뒤에서 밀고 스토케를 가마 모시듯 들어 옮기기를 수차례
공주마마께서 더 무거워지시면 이 짓도 더는 못 하겠네
나중엔 여기저기 "silencio" 라고 적힌 엄숙한 성당 안에서
폭풍옹알이 메아리치는 바람에 프랑코할배 깨울까봐 급히 안아올려 얼르고 달래고



주변이 온통 울창한 침엽수림이라 마치 수목원에 온 듯 공기가 상쾌하다
오랜만에 침엽수 냄새 -송진 냄새?- 를 맡으니 솔의 눈을 마셨나, 막힌 코가 뻥!
사막;에서 태어난 달곰이 숲에는 처음 와보는 거니
반달곰 답게 초록을 느껴보라고 나무 사이사이로 산책 좀 하고 그만 하산

일요일마다 미사 있던데 미사보러 한 번 왔음 좋겠다
근데 신부님께 옹알이로 화답하면 좀 안습 ㅋㅋㅋ
입장료가 1인당 5유로 -아기는 면제- 니까 또 오기에도 부담 없고







새로 개시한 spring court 스니커즈
개시하자마자 아파트 엘리에 떨어뜨려 잃어버릴 뻔 ㅠ_ㅠ



27 January, 2013

veinte y seis de enero




마덕리 lee변호사님의 블로그에서 본 bristol bar 로 브런치 먹으러 고고
영국 바로 옆집 살면서 저 좁은 해협을 못 건너가니깐 ㅠ.ㅠ
스콘에 클로티드크림, 요크셔푸딩 같은 게 너무 땡겨 H언니네 가족 꼬셔 출동
언니도 꼰잘레스 오빠도 영국파라 딱 적절한 멤버다 싶었는데,
대영제국 영토 안에 발가락도 못 대본 촌스런 우리 오빠는 우짤 ㅋㅋㅋ

우리 달곰 어떻게 이쁘게 입혀나갈까 고민하는 나에게
맨날 가는 동네 -justicia- 지겹지도 않냐면서도
주섬주섬 새로 산 블레이저에 프로섬 트렌치까지 걸치는 메트로섹슈얼 님하 =_=
갑자기 토즈 로퍼가 보이지 않는단다
"OMG, 네르하 갔다가 파라도르에 두고 온 거 아냐?"
아빠곰이 정신없이 대체품을 찾아 새 코디를 하며 시간을 잡아먹는 동안,
신발까지 다 신고 기다리시던 따님 급 끙끙끄으으응
뭐지...?
이미 약속시간에 늦어버려 부리나케 주차장으로 날아왔는데
소올솔 이거슨 응냄시...;
후아 아까 끙끙대며 대왕응 한거구나
집으로 돌아갈 순 없고 차 안에서 급하기 해치우긔
다시 카싯에 앉히고 따악 운전대를 잡는데 내 손 어딘가에서 응냄시가 ㅠ



브리스톨바, 인테리어가 괜츈한데?
일행 중 두 분은 메뉴판 영어로 되어 있다고 막 좋아하는데
막상 주문받으시는 분이 영어 못해 ㅋㅋㅋ
그리고 요크셔푸딩은 커녕 스콘이니 클로티드크림도 없네
난 제네럴한 브런치 세트에 늘 그렇듯 -후훗- eggs benedict 선택
오빠는 영국 가본 적도 없으면서 당당하게 fish'n'chips
브런치는 걍 쏘쏘, 19유로 중 15유로는 달걀요리 값인가 보다
피쉰칩스는 기대 이상! 핼리벗 한 마리가 통째로 튀겨져서 뜨끈뜨끈
타르타르소스도 듬뿍 주고 함께 나온 감자튀김도 굿

달곰 100일 이후 첫 가족모임에 폭풍수다 하느라 사진은 한 장도 없숴
거기다 요즘 셀프절식하시는 아가님하가
레드와 블랙이 조화로운 강렬한 인테리어 구경에 정신 팔려 또 뿌뉴 거부하시고
얼르고 달래고 궁듸팡팡해대며 먹이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네
애가 둘이고 어른이 넷인데도, 애 둘이 일당백
그래도 오늘은 H양은 아이폰 삼매경 달곰은 쪽쪽이 삼매경으로 선방
유모차 마주하고 두분 낮잠하시는 아름다운 풍경 좀 사진으로 담아둘 것을

런던 가고싶다



04 January, 2013

cuatro de enero




오~랜만에 가족 외출을 했는데 날이 좀 춥더라
겨울 코트에 타이즈에 털신 신은 달곰을 풋머프랑 레인커버로 두 겹 더 포장
나중에 보니 등이 땀으로 젖어있더라능 ㅎㅎ
justicia의 c/ pelayo에 있는 bagatella 라는 카페에서
간단한 요기 거리랑 핫초콜렛 -완전 별로- 마시고
옷가게 한 두 개 둘러보고 고대하던 amorino 로!!!
아모리노는 작년 봄 밀라노에서 가본 이탈리안 젤라또 체인
관광하느라 지친 다리를 이끌고 중심가에서 좀 떨어진 brera 거리까지 기어갔는데
젤라또는 뭔가 아이스크림과 다를 줄만 -촌스러워 ㅋㅋㅋ- 알았지만
아모리노는 재료가 전부 나뚜랄이라 맛이 좀 밍밍;
차라리 뉴욕에서 먹던 grom이 더 낫지 않냐며 급 실망 했었는데
막상 마드리드에서 먹으니 또 맛있네 ㅋㅋㅋ
(las rozas village 아울렛과 tribunal 역에 지점이 있다)



사실 오늘의 미션은 마스카포네 치즈 젤라또 따위가 아니라
alvaforkids 라는 아기옷 가게
또 아기옷이냐?! 그렇게 사고도 또 아기옷이냐고!!!!!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지금은 중고로도 구할 수 없는 mini rodini의 테리캡이 남아있는 집이니까
그것도 '재고라고' 무려 50% 세일가로 내놨더라 (9유로!)
지난 2012 SS 시즌에 선보였던 투명투명한 썬바이저
지인(이라고 쓰지만 사실 아기옷 지름신) A양이 작년부터 찾아 헤메던 걸
alva에서 가지고 있길래 구대해주러 간 것
스페인의 아기들 패션은 북유럽에 비해서는 좀 클래식한 편이라
길에서 빅토리아 슈즈, 보보쇼즈나 미니로디니 같은 튀는 옷을 입은 애들을 보기 힘들다
그래서 왠지 북쪽 브랜드의 재고 무덤이 되는 게 아닐까 ㅎㅎ
어린쥐랑 그린 색상이 하나씩 남아있어서 -A는 그린을 원했는데- 둘 다 사버렸다
어디든 선물해도 좋고.. 라며 쟁인건데






집에 와서 보니 이번에 지른 기린티셔츠랑 찰떡궁합!
그럴 수 밖에.. 같은 시즌이니 ㅋㅋㅋ
더군다나 얼굴에 대보니 우리 아기는 역시 간지er ㅋㅋㅋ
아직 씌우려면 1년 반은 더 있어야겠지만
오빠가 남 주지 말고 달곰이 몫으로 묵히라고 명하시어 고이고이 서랍 안으로



07 November, 2012

siete de noviembre




옆집 J가 파리에서 -고야드 대신에 ㅠ.ㅠ- 사다준 la duree의 마카롱을 먹으며 포스팅
사실 마카롱 홀릭은 아니지만 왠지 la duree는 옳다고나 할까
지난 번에 밀라노에 갔을 때도 들를까 했지만,
그때는 건너편 peck에 빠져 허우적대느라 마카롱 따위는 보이지 않았었는데
돌체가 부족한 마드리드에서는 이런 선물 받으면 눈에서 땀이 나지 ㅋㅋ



H&M에서 사온 곰돌이 우주복을 개시하려고 했는데
럴수럴수! 2-4m 사이즈로 사왔는데도 46일 된 우리 달곰에겐 너무 크다
'입히기에 좀 큰' 정도가 아니라 한 쪽 다리에 애가 쑥 들어가 ㅋㅋㅋ
대체 저 아가는 왜 그렇게 작게 태어나서...
한 달 만에 6센티나 자라서 이젠 좀 평균 사이즈가 되었다 생각했는데;


가격 따라 저퀄인 북극곰 코스튬 H&M


아직 너무 어린 아가라 옷 사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
외출은 주구장창 하는데 외출복이 너무 없다
모자도 하나 뿐이고 신발은 아예 없어서 -양말은 좀 있지만- 나갈 때 마다
zara baby에서 샀던 미니마우스가 그려진 우주복만 입는 불쌍한 반달곰
오빠는 이 유치한 우주복을 어찌나 싫어하는지 ㅠ.ㅠ
여기저기 다녀보니 zara baby는 조금 큰 아기들이 입을 게 많고
달곰같은 자그마한 뉴본 베이비는 H&M에서 바디수트나 사야 할 듯

오늘은 내가 마드리드에서 제일 좋아하는 동네인 justicia의 한 골목 안에서
너무 예쁜 아기옷 가게를 하나 찾아냈다

http://www.suenospolares.com/

스페인 아기옷 브랜드 중에 가장 핫한 bobo chose 가맹점이기도 하고
한국 엄마들이 열광한다는 popupshop 이나 atsuyo et akiko 같은 브랜드도 있고
아기들을 위한 ugg 나 hunter, bensimon 도 몇 가지 갖춰놓았다
함께 구경 간 H언니는 여기저기서 탄성을 질렀다
나는 아직 아기옷 쇼핑 분야에는 뉴비라 아는 브랜드가 얼마 없지만,
아기옷 홀릭인 A나 H언니 어깨 너머로 배우다보면 곧 통달하겠지? ㅋㅋㅋ
정말 예쁜 아기옷이 무진장 많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지만
어쩜 그렇게 하나같이! 착실하게! 이쁜 만큼 비싼 값을 자랑하는 걸까..
A는 아들 옷에는 절대 돈을 아끼지 않는 것 같지만,
우리 달곰 가족은 저소득층 수준의 수입과 P 펀드로 근근히 사는 유학생 가족인 만큼
북유럽 브랜드의 바디수트를 40유로 씩 주고 사는 건 미친 짓이다
다행히도 이 가게에는 뉴본 베이비를 위한 옷이 거의 없어서
내년 봄 쯤 되어야 슬슬 쇼핑하러 들러볼 만 하겠다
그 때 까지는 그냥 H&M이나 주구장창 다니자는 생각 ㅋㅋㅋ
oeuf nyc 같은 브랜드의 보들보들한 니트를 입는 아가에 비하면 좀 빈해보이겠지만,
괜찮아, 달곰은 미친 미모를 가졌으니까 ㅎㅎ



01 February, 2012

uno de febrero




이른 아침 병원에 다녀왔다
아직 출근시간 전이라 막히지 않아 널럴한 rotonda를 하나, 둘 돌아 옆 동네로 넘어가면서
새삼스럽게 내가 사는 동네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내가 사는 hortaleza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sanchinarro
canillas와 arturo soria에서 이어지는 hortaleza는 신도시가 아니고 오래된 아파트가 많아
내가 사는 아파트는 후진 주거 지역 한복판에 성처럼 솟아있는 모양새이다
동네 분위기나 수준은 공동주거건물로 꽉 찬 canillas와 hortaleza가 거의 비슷한 것 같고
arturo soria는 주택이나 고급 빌라가 많아 거리가 깨끗하다
canillas 남쪽으로는 concepción, pueblo nuevo 같은 동네가 있는데
우리나라 강북 저 멀리.. 청량리역 근처 같은 느낌이랄까
도로가 좁고 어두운데 중남미 이민자들이 많아서 절대 가고 싶지 않은 동네..

스페인이나 이태리의 주택에는 강한 햇살을 막아주는 '차광막(persiana)'이 달려있는데
알루미늄 셔터로 깔끔하게 마무리 된 곳도 있지만
오래된 주택들은 구멍가게 차양 같은 비닐 천막을 쓰는 경우가 많아서
마드리드의 아파트 외관은 대부분 좀 너덜너덜하다
하나같이 황갈색 건물에 세월에 찌든 초록색 차양이 바람에 나부끼며 너덜너덜 -_-
(M30 도로변이 이런 지저분함의 끝판왕)
우리 아파트 남쪽으로는 찢어진 차광막이 바람에 한들거리는 유쾌하지 못한 풍경이 펼쳐지고
북쪽으로는 gran vía de la hortaleza라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는데
새로 지은 건물에 디자인도 독특해서 나름 볼 만 하다 (한국 사람들도 많이 살고)

M11을 건너 북쪽 sanchinarro로 넘어가면 지저분한 풍경 대신
팔목보다 가는 (심은 지 3년도 안 되어 보이는) 앙상하고 작은 가로수와 붉은 흙밭
그리고 겉보기에는 삐까뻔쩍한 그림같은 새 아파트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아파트마다 펜트하우스에는 넓은 야외정원이 딸려 있고 단지 중앙에는 전용 수영장
PB층에는 자잘한 가게와 수퍼마켓들
여기서부터 las tablas, alcobendas 등 마드리드의 신 주거지역의 시작
우리 아파트는 hortaleza 끝자락이라 아무래도 sanchinarro 생활권이다
병원도 그 쪽에 있는 la moraleja로 다니고 있고, 장도 hipercor sanchinarro에서 보고
J언니네 집 앞에 카페가 많아서 커피 마시러 나가기도 하고
널찍널찍한 것 치고 주차하기 ㅈㄹ맞은 건 여기나 거기나 마찬가지지만;
현대차나 삼전 법인이 그 근처에 있어서 그런지 주재원 가족들이 선호하는 지역인 것 같다
나라도 여기보단 sanchinarro에서 살고 싶은데 (집값도 더 싸고!)
안타깝게도 IE에서 한번에 대중교통으로 닿는 마지노선이 hortaleza라 ㅠ.ㅠ

이 도시에서 얼마나 더 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달곰이와 활동하려면 arturo soria로 이사를 가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안전하고 깨끗하고 산책하기 좋은 분위기에 시내 접근성도 더 좋아지고
대신 3 dorms으로 옮겨야 할테니 집값은.. 여기의 2배 쯤으로 잡으면 대충 맞겠네 -_-
사실 그 전에 내 집, 내 가족 있는 한국으로 빨리 돌아가야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