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December, 2011
treinta y uno de diciembre
2011년의 마지막 밤, 이상한 꿈을 꾸었다
어떤 커플? 부부?가 다가오더니 나를 향해 누렇고 커다란 무언가를 던졌다
덥석 받고 보니 거대하고 구멍이 숭숭 난 벌집이 아닌가
얼른 다른 사람에게 토스-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고
다급한 마음에 바둥 대다가 벌집에서 벌떼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청자켓을 위로 올려 얼굴을 감싸고 도망을 쳤지만 등짝에 벌침을 실컷 맞고 말았다
소동이 가라앉고 누군가가 이 벌은 "XX X벌 Ⅱ"라는 종이라고 설명해줬다
새까맣고 허리가 잘록한, 땅벌처럼 무섭고 독하게 생긴 놈이었다
온갖 개꿈을 쉬지 않고 꾸는 편이지만 벌꿈은 처음인데
스펙터클한 만큼 2012년에 엄청나게 좋은 일을 가져다 주는 벌떼가 되었으면 좋겠다
23 December, 2011
veinte y tres de diciembre
이웃 하나 없을 각오로 온 마드리드에서, 꽤나 풍성한 크리스마스 ♥
한국에서 크리스마스 카드가 날아오고 초콜렛도 여러 상자 받아서 냉장고에 쟁여두고
며칠 전에는 미국에서부터 서연이가 보내준 yankee candle 디퓨저들이 도착
오늘은 친애하는 A언니에게서 lampe berger의 방향유 램프를 받았다
양쪽 화장실에는 'sun & sand' 디퓨저를 하나씩 놓아두고
작은 wooden tree 앞에 브론즈 컬러 램프를 두고 옆에 초를 켜니 불이 비쳐 반짝 반짝 예쁘다
향덕후(?)라, 온갖 향초에 디퓨저 홈스프레이들을 많이 써봤지만
램프는 비싸기도 하고 사용법이 까다로워서 아직 입문하지 못했었는데
마침 오일이랑 램프를, 그것도 램프계의 샤넬 - 프랑스 브랜드 lampe berger를 받았다
지금 쓰고 있는 디퓨저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잔향 빠지고 나면 피워봐야지
낮에는 날이 좋더니 지금은 바람이 무섭게 분다
그래도 따뜻하고 안락한 집안에 있으면 아무렇지도 않아
내일은 christmas eve, 특별한 일정은 없지만 나름 행복하게 보낼 수 있기를
19 December, 2011
diez y nueve de diciembre
우습게 되어 버렸다
반신반의 했던 정도였지만 이렇게 허무하게, 무려 3일이나 빨리 터져버리면 0_0;;
꼭 흑룡띠를 득템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이제 첫 달 째니까 실망이 그리 큰 건 아니지만
절친 J도, 회사 친구 J언니도, dolphin도, SB언니도 마음 먹은 달에 정말 '한방'으로 다 생겼다는데
심지어 A는 계획하지도 않은 혼전임신!!!
근데 왜 나만 '한방'에 안 되냐는 그런 종류의 자괴감이 든다
이젠 신경 쓸 것도 없으니 마음 놓고 진통제를 먹었다
18 December, 2011
diez y ocho de diciembre
정말이지 일반적인 스페인 음식이란,
좋게 말하면 소박하고 그냥 보면 투박하며 데코에 있어서는 심하게 야박하다
물론 미슐랭의 별이 빛나는 곳에 가면 과일 퓨레로 구슬을 만들고 그레이비로 그림을 그리겠지만..
옆집 O 패밀리와 함께 principe pio에 있는 스페인 판 영양센터에 다녀왔다
그야말로 아스뚜리아스식 전기구이 통닭집, casa mingo 라고 한다
투박한 접시에 반 가른 통닭, 양철 도시락에 드레싱도 없는 샐러드, 이 나간 접시에 염소젖 치즈
물론 스페인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존트 못생긴 딱딱한 빵까지
이 집은 통닭과 함께 sidra가 유명한 바, 그것도 한 병 시켰는데 술잔을 주지 않는 거다
주위를 둘러보니 테이블에 놓여 있던 자판기 종이컵 만한 물잔에 따라 마신다;;;
(하지만 콜라에는 커다란 얼음잔이 따라 오더라능)
여튼 생김새는 못나도 초크초크한 닭국물에 queso de cabra를 적셔 먹는 맛은 꽤 괜찮았다
그리고 sidra 하니까 말인데,
영국에서 지낼 때는 정말 cider를 싫어했었는데 여기 와서는 쏠쏠히 마시는 편이다
다만 오빠는 시고 달고 밋밋하다며 정말 싫어함
casa mingo 가는 길에 왠일로!? T군(30개월)이 오빠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걸었다
그 모습이 예뻐 사진으로 담아와 들여다보니 오빠도 꽤나 아빠 태가 난다
평생 자기 자신 밖에 모를 것 같았는데 이젠 아기를 안고 다니는 것도 잘 어울릴 듯 ㅋㅋ
어쩔 수 없이 인간에게는 그 나이에 어울리는 모습이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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