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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December, 2012

veinte y ocho de diciembre




요 며칠 투병 생활 -하지만 거의 끝난 것 같은- 로 외출 금지인 따님을 모시느라
오빠랑 집에 틀어박혀 버닝하는 <릭 스타인의 맛 大탐험>
rick stein은 영국 출신의 유명한 쉐프인데
자기 이름을 걸고 이런 저런 음식 다큐를 진행하는 프레젠터로도 활약하고 있다
여느 식신스타일 다큐와는 달리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음식으로 풀어내
옥스브릿지 출신 답게 지성이 철철 넘치는 컨텐츠를 만들어낸다
이 아저씨, "스페인" 편에서 그러더라
8살 때 처음 스페인을 방문해서 신기한 음식 경험을 했다고
8살?!?
1947년 생이니까, 1954-5년 즈음 스페인 여행을 했다는 건데
그때 우리나라는 전쟁의 잔해를 겨우 걷어내고 주린 배를 어쩌구 저쩌구..
심지어 우리 엄빠가 태어나시기도 전이네 =_=
뭐지 이 극심한 상대적 박탈감은?
그 옛날에 초딩도 못된 나이의 아이가 이 나라 저 나라 미식 여행을 다녔으니
뛰어난 미각을 가진 실력있는 요리사가 되는게 당연한 거 아니냐능
태어나자마자 입술에 와인을 발랐다는 마담 르루와도 생각난다
이런 게 바로 진정한 조.기.교.육

앞으로 달곰이를 어떠한 방법으로 이끌어줘야 할지 고민스럽다
더 많은 것을 들려주고 보여주고 먹여주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먼 타향에서 태어난 만큼 그걸 어떻게 살려줘야 할지



당장은 유럽에서 살고 있는 아가로서의 이점을 십분 살려
스웨덴의 온라인샵인 babyshop.com 세일을 노려 달곰양의 옷을 실컷 질렀다
유럽 대륙 내 배송비는 5유로 밖에 안 하거든요!!!
mini rodini도 사고, imps & elfs도 사고, farg&form도 사고 ㅋㅋㅋㅋㅋ
... 아 이게 아닌데 ㅋㅋㅋㅋㅋ
북유럽삘 충만한 고운 색감의 옷들에 파묻혀 디자인에 눈을 뜰지도? ㅋㅋㅋ



14 December, 2012

catorce de diciembre




20일부터 2박 3일 간의 andalucia 여행을 계획했다
네르하 -파라도르를 예약- 에 베이스를 두고 말라가와 그라나다를 돌아볼 예정
수월한 아기 반달곰만 믿고 질러버리긴 했는데,
요 며칠 -좀 이른 듯 하지만- 공포의 '3개월 급성장기'가 온건지
잠투정이 생기고 새벽녘에 용 쓰다 깨어나기 일쑤
덕분에 밤중수유 리턴즈 ㅠ.ㅠ
여행 가서도 이러면 정말 곤란한데...



어젯밤에도 세시간을 채 못 잔 듯 하다
달곰이 오전잠 잘 때 나도 자야지 했는데
막상 오빠가 <뉴스룸(the newsroom)> 을 트는 바람에...
요즘 보기 시작한 뉴스 인더스트리를 다루는 HBO의 미드인데,
<쿠퍼옵햐의 360도> 같은 케이블 뉴스 프로의 뒤를 훔쳐 보는 재미가 쏠쏠
대사 하나 하나 블랙 유머와 지성이 폭발한다
그와 함께 절대 이해불가능인 미국의 정치 이슈도 폭발;
어쨌거나 영어공부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워커들이 "크아아" "으드득" 하고 다니는 것 보다야 뭔들?)
아 나도 한때 미디어엘리트를 꿈꾸는 신방과 학도였는데 ㅋㅋㅋ
함께 공부하던 친구는 미국 유수의 대학에서 박사까지..
나는 아기똥치우기 박사;;;

미국은 'number of adults who believe angels are real' 부문 세계 1위를 먹은
꿈과 상상력이 샘솟는 위대한 나라여서 그런지 드라마가 너무 훈늉
오빠 볼 때 어깨 너머로 같이 보는 <홈랜드 (homeland)> 라던지
어쩜 저런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어내는지
어쩜 드라마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지

오늘은 비가 주룩주룩 내리니 산책은 포기하고 텔리나 봐야겠다



06 March, 2012

seis de marzo




컴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너무 긴 것 같아서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해볼까 하고 눈을 돌려보지만
읽을 책도 마땅치 않고, 격렬하게 청소나 운동을 할 수도 없으니 이내 공황상태에 빠지게 된다
몇 권 안 되는 태교 및 임신/출산 관련 서적은 이미 다 뗀 지 오래되었고,
아이패드에 받아놓은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도 다 읽었다
소싯 적에 1,200번은 읽은 터라 대사까지 알고 있는데도 또 읽었음 ㅠ
선물받은 <심야식당> 여덟 권도 세 번 씩 정독한 것 같다
폰 끼고 누워서 뒹구는 것 보다 차라리 TV를 보는 게 더 '생산적'일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집엔 TV는 모니터 일 뿐, 채널이 연결되어 있지 않다

42인치 사이즈 LED, 비싼 모니터
미국에서 모셔오는 바람에 전송방식이 유럽 기준에 맞지 않아 (미국: NTSC, 유럽: PAL)
방송을 수신하려면 AV 컨버터를 구입해서 설치해야 했지만
'어차피 들리지도 않는 스페인어 방송, 비싼 돈 주고 뭐하러 봐'라고 판단해서 반려
비싼 TV군께서는 다운받은 영상 파일만 돌리는 모니터군으로 제 역할을 변경하셔야 했다
축구채널이라도 볼 수 있으면 가입을 할까 했지만,
약아빠진 스페인 방송국들은 la liga를 비롯한 주요 리그 경기를 한 채널에 몰아놓고
기본 채널도 아닌,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 선택 채널로 편성을 해놓았다
더군다나 위성 채널!!! 접시를 달아야 해!!!
그래서 '스페인에 가면 축구를 실컷 보겠지~'라던 우리의 부푼 꿈은 물거품이 되고...

신의 은총으로 인터넷은 제법 빨라 다운 받는 건 문제 없다
(막상 난 제대로 할 줄 모르지만 오빠가 빼놓지 않고 다 받아주니까 ㅋㅋㅋ)
수요일엔 <라스> <해품달>, 목요일엔 <해투3>, 금요일엔 <보코>, 토요일엔 <무도>,
일요일엔 <케이팝스타> <런닝맨>...
여기에 <walking dead>, <spartacus>, <hawaii five-0> 등등 미드 몇 편
간간히 영화나 다큐를 다운 받아서 보는 게 우리 부부의 낙이다
그래도 가끔, 혼자 있어 집이 너무 적막할 때 TV 소리라도 들리면 좋을텐데.. 라고 생각하지만
전기 잡아먹는 2kw 변압기를 하루종일 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지 :-(

btw, 방송국들이 죄다 파업을 해서 TV군이 무한 침묵을 지키고 있는 요즘은 너무 슬프다
재방도 본방도 광고도 없는 우리는 너무 외로워요 ㅠ_ㅠ



01 January, 2012

uno de enero




<가요대축제>를 다운 받아 보다가 마지막 순서로 나온 슈주에 정신이 팔려
슈주 초기의 날티가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 SM의 프로듀싱 능력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등등 우리에게 전혀 생산적이지 않은 격론을 벌이다 0시 0분이 되는 순간을 놓치고 말았다
이렇게 새해를 맞이한 해가 또 있었던가
... 있었다 -_-
분명 카트라이더를 타다가 제야의 종을 놓친 해가 있었다

이것 저것 간식을 실컷 집어먹으며 영화를 한 편 보고 4시가 다 되어서야 잠들었나
아침에 일어나니 11시가 넘어 있었다
게으른 사람 셋이 모여있으니 새해의 시작이 굼뜨기 짝이 없구나
그래도 떡국도 끓여 먹였고 하루종일 요리해서 먹고 놀고 먹고 노는 설날다운 설날을 일구어 냈다



일찍 결혼을 해서 '나이 서른의 압박'을 느껴볼 새도 없었고
해가 바뀌나 안 바뀌나 지난 2년 + 향후 몇 년 간의 내 생활은 크게 변화가 없을 것이고
나이에서도 날짜에서도 자유로운 나에게 오늘은 참으로 감흥이 없다



20 November, 2011

veinte de noviembre




요 며칠 -한참 뒷북이지만- <짝> 노총각 노처녀 특집편을 보고 있다
아직은 멀게 느껴지는 나이인 40대 중반의 철벽같은 싱글들을 보고 있자니 짜증이 난다
남자 1호부터 7호까지, 여자 1호부터 7호까지
왜 여태껏 짝을 만나지 못했는지 연애를 많이 하지 못했는지 쉽게 수긍이 간다
다섯 누나 밑에서 귀하게 자란 도끼남부터 학벌지상주의녀, 싸이코 페어, 그냥 병신까지
이럴 때 마다 적령기 안에 결혼이라는 숙제를 해치웠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낀다
안도감 이상의 여유?
아니, 우월감 일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나는 선도 보지 않았고 주말 마다 잡힌 소개팅에 넌더리가 난 적도 없으며
검증되지 않은 만남의 자리에서 이름도 알고 싶지 않은 병마티스트들을 마주보지 않아도 되니까

결혼 적령기의 한복판에 있는 나이라 싱글 친구들 앞에서 우월감을 갖는 일은 아직 없지만
가까운 친구들 중 몇몇이 과연 언제 어떻게 결혼을 할지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불안하고 걱정이 되더라도 "남의 인생이기 때문에" 절대 이러쿵 저러쿵 하지는 않는다
다만 해가 바뀌는 체감속도는 점점 빨라지는데
친구들이 좀 더 현실을 직시하고 시장의 흐름을 읽어줬으면 하는 게 내 바램이다
조금 이르게(?) 결혼 한 탓인지 결혼은 언제 하는 게 좋겠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게 되는데
남자에겐 30대에 접어들고 생각해도 늦지 않고
여자에겐 30대 초반을 넘기지 말라고 대답하곤 한다

말도 안 되지

지금 내 나이가 벌써 (한국 나이로) 30인데 2011년은 한 달 하고 열흘 밖에 남지 않았다
동갑내기 여자친구들에게는 이미 노란 경고등이 켜졌다는 말이다
이번 크리스마스를 겨냥하고 지금 급히 남친을 만드는 기적이 일어난다고 해보자
적어도 6개월은 사귀어야 결혼 이야기가 나올 터이고 합의 후 최소 3개월
천생연분을 만나거나 양가의 절대적인 서포트가 있지 않고서야 2012년에 결혼 할 가능성은 0%
다음 해로 넘어가면 이미 32세, 마지노선이다
현재 남자친구가 있기는 한데 그가 동갑이거나 30대 초반이라면?
그는 결코 급하지 않지만 그녀는 이미 조급해져서 서로의 needs가 맞지 않게 된다
실제로 '번듯한 직장에 성격도 무난하지만 동갑인' 남자친구와 영 진전이 없는 E양도 있으니까

BFF라 칭하는 D양은 안좋은 기록을 매년 갱신하고 있다
20대 초반부터 꿈이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였던 그녀는 지치지도 않고 남자친구를 만든다
남자마다 꽤 오랜 기간 교제를 하고 결혼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지만
이번에는 되는가.. 싶다가도 금새 뒷통수를 맞고 버려지기를 반복
거절 당하는 이유도 가지가지
성격이 안 맞아서, 돈을 많이 쓸 것 같아서, 건강한 2세를 출산하지 못 할 것 같아서
나 스스로도 D의 취향이나 결혼관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니까 놀랄 일도 아니다
다만 주변과 스스로의 압박에서 자유로워지지 못하는 그녀의 성격이 마음의 병을 키우는 것 같다
예전보다 훨씬 신경질적으로 변했으며 피해망상이 생겼다
한마디 툭 던지는 것도 snobbish married의 잘난 척 섞인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듯 하다
엄청난 기적 없이 D가 2014년 이전에 결혼 성공하기는 1억 모으기 보다 어려워 보인다
(1억을 모으는 것도 불가능해 보이는데;)

오전에 카톡으로 대화했던 no군도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주변에 여자는 많다고 했다
별로인 여자는 많다고 했다
'별로인 여자'가 뭔가 했더니 결국 얼굴이 별로인, 예쁘지 않은 여자란다
얼굴이 예쁜 여자는 옆에서 징징대는 것도 귀엽게 보인다고 했다
no군은 징징대고 비논리적인 여자를 싫어하는 것 같은데 얼굴이 예쁘면 용서가 되나 보다
이의는 없다
모든 여자는 징징대는 구석이 있기 마련이니까 이왕이면 얼굴이 예쁜 편이 낫겠지
그렇지만 예쁜 여자는 희귀종이고 그런 종자를 얻으려면 뭔가 획기적인 장점이 필요하다
no군은 아직 그만한 장점을 개발하지 못했는지 5년 째 여친이 없으시단다
30대 중반이나 되면 결혼할까 생각 중이라고 하길래
그 나이에 예쁜 -그리고 어린- 여자를 만나고 싶으면 carrera 4s 정도는 필요하다고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