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July, 2012
veinte y tres de julio
한국 날씨는 정말이지, 마음은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몸이 격렬히 거부한다
초등학교 6년 내내 '사계절이 아름다운 나라' 라며 온갖 뻥을 쳐댄
교과서편찬위원회 사람들을 고소하고 싶다
외국에 한 번도 안 나가 본 사람들만 모아서 위원회를 만들었나
수십 명, 수백 명 중에 캘리포니아에 가본 사람이 한 명도 없었나
어쨌거나 더 더워지고 더 습해진 한국의 여름을 만삭의 몸으로 버티는 건 무리데스
오빠는 순전히 날씨 때문에 빨리 스페인으로 돌아가고 싶단다
(근데 난 그건 또 싫은데 ㅋㅋㅋ)
더우니 입맛이 없고, 배가 나오니 소화가 안 된다
먹고 싶은 게 없냐 물으면 정말 "먹고 싶지가 않다" 라고 대답하고 싶다
제발 한 끼 점심 정도라도 안 먹고 넘어가면 좋겠는데
엄마를 위시한 주변 사람들이 내가 굶는 꼴을 그냥 보고 넘어가질 못한다
내가 굶는 게 걱정이 아니라 달곰이가 못 먹는다고 생각하겠지
유일하게 먹을 생각이 드는 음식은 일식 정도? 냉소바라던가 유부초밥 같은 소소한 것
그래서 벌써 미타니야만 4번 간 듯 싶다 ㅎㅎ
생선초밥은 요즘 잘 한다(?)는 스시초희까지 가서 먹어봤지만
아무리 고급이라도 이런 날씨에 생선회는 꺼림찍해서 그리 즐겁지 않았다
한식 중에는 그나마 맛있는 '랭면'이 먹고 싶었는데
오자마자 들른 신사면옥의 냉면은 면이 죄다 붙어 떡라면 같은 질감이었고
시조카와 나눠 먹느라 겨자와 식초를 칠 수 없었다 ㅠ_ㅠ
겨자도 식초도 안 친 함흥냉면을 무슨 맛으로 먹으라는 거냐고.. 정말 너무해
어제 갔던 청담 강서면옥은... 뭘 팔겠다는 거야 대체
평양냉면이라고 시켰더니 밍밍한 고깃국물이다.. 동치미육수는 어디에 버린걸까?
메밀면? 그 대신 삭은 고무줄이 들어있었다
그걸 자꾸 맛있다고 우기는 시XXX 앞에서 그릇을 엎을 수도 없고 ㅎㅎ
이번 여름 한국에서 먹은 냉면 중에는 역시 벽제갈비의 평양냉면이 최고로구나
돌아가기 전에 벽제갈비 가서 런치세트 한 번 더 먹고 가야지
그래야 냉면에 쌓인 한이 좀 풀리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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