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December, 2011

diez de diciembre




새벽에 비가 오더니 하루 종일 안개가 짙었다
부슬부슬 뿌연 창밖 풍경이 마치 powder snow가 내리는 것 같이 보이지만
한밤중에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으니 눈은 커녕 서리조차 내리지 않는다
눈이 오면 좋을텐데.. 라고 생각했는데
해질녘부터 보기만 해도 차가운 비가 주룩 주룩 내리고 있다



기분 나쁜 이야기가 두 가지

i 12월 5일에 주문했던 iPhone 4S에 대해서 8일이 되어서야 연락이 왔다
orange españa에서 보낸 문자 : 주문이 접수되었으며 승인이 나려면 48시간이 걸린다
결국 아직도 승인이 나지 않았었다는 얘기
그리고 어제(9일), 뜬금없이 paypal로부터 환불이 되었다는 메일이 왔다
'reembolso'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 단어는 refund나 rebate를 의미하는 동시에
'지불'이라는 표현에도 쓰기 때문에 해석하기가 무척 애매했다
orange로부터는 아무런 소식도 없이 무작정 돈이 환불되었다고 하더니
막상 카드 잔고를 확인해보니 이미 나갔던 489유로는 아직 돌아오지도 않았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승인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는 예상했지만 주문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돈은 미리 빼갔다가 환불이 되는 건지 아닌 건지도 알 수가 없고
스페인어를 못하니 문의 전화를 해볼 수도 없어서 그저 답답 할 노릇
주말이 지나고도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은행에 가서 dispute 신청을 해야 할 것 같다
susana -은행 매니저- 가 나 대신 orange에 전화를 해줘도 좋을텐데

ii 요즘 유난히 몸이 피곤하고 몸살 기운이 떨어지지 않는 것 같아서
carrefour에 장 보러 간 길에 안심 스테이크를 사왔다
staub 그릴팬을 천천히 달구면서 저녁 준비를 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A씨가 찾아왔다
간식거리를 나눠먹으러 가지고 온 그녀는 감기는 좀 어떻냐고 묻더라
"에이 하루 이틀 만에 떨어졌죠 이젠 괜찮아요~"
라고 했더니 매우 실망(?)한 표정을 지으면서 왠 비닐봉지를 내밀었다
"몸살이라길래 혹시나 해서 이거 사왔는데..."
이게 뭐에요?
이게 뭐죠?
clear blue?
이건 혹시?!
내가 아는 그, 임테기의 대명사 clear blue는 아니겠죠?
아니긴 뭐가 아냐
A씨는 정말로 임테기를 사왔다
임테기를 선물로 받게 될 줄이야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있다
당시엔 그냥 웃긴다고 생각하고 말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기분이 나쁘다
굉장히 사적인 영역을 침범 당한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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