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December, 2011
doce de diciembre
바퀴 달린 건 다 좋아하는 나는 당연(?)스럽게 유모차에도 관심이 많다
한국의 디럭스 유모차 시장에 stokke의 철옹성을 위협하는 제품이 나왔단다
왠 듣보잡이 S를 대체할 만큼 인기라는 건지 솔직히 체험단이나 업체의 입소문 전략인 것 같지만
길에 널리고 깔린 S를 피하고픈 한국 엄마들의 마음도 어느 정도 반영되었겠지
그런데 이름이 너무 구리다: mima xari
듣보잡답게 구리구나 하고 보니 스페인 브랜드;;
이미지 검색을 해보니 아 이거 뭔지 알겠다
스페인 처음 와서 보니 뭔지 모르겠는 디럭스 유모차가 좀 돌아다니더라고
오빠가 저게 뭐냐고 묻는데 (비싼) 유모차 브랜드는 꿰고 있는 나도 잘 모르겠어요...
좋게 말하면 미래지향적 디자인, 그냥 보면 우주에서 온 삶은 달걀처럼 생겼다
아날로그 감성이 폭발하지만 초신상인 제품을 지향하는 내 눈에는 그냥 구려보였다
저런 게 인기라니, 한국 유모차 시장이 정말 심심한가보다
100만원 넘는 유모차들은 기능면에서는 다 거기서 거기
안전벨트니 시트 라이닝이니 핸들링이니 미세한 차이일 뿐이고 결국 디자인 전쟁이다
내 취향은 무조건 커서 "다 밀어버리겠어!" 정도의 포쓰를 내는 것
자동차로 치자면 네모네모 열매를 듬뿍 먹은 각진 range rover 정도 랄까
그래서 키도 작고 동글 동글한 silvercross surf는 예선 탈락
하지만 아무리 커도 휠체어를 닮은 orbit처럼 생김새에 신경을 안 써주면 곤란하다
사실 orbit의 컬러 구성은 환상인데, 손잡이라던가 무식한 프레임에서 미쿡 냄새가 너무 난다
미쿡놈들은 색감은 뛰어나지만 세세하고 감성적인 디자인에는 꽝
시트를 굳이 360도 돌리겠다고 프레임을 멧돌 모양으로 뽑으면 어떡하냐
또 오로지 미쿡 사람들만 애용하는 uppa baby는 몰개성이라서 탈락
이런 식으로 쳐내고 나면
S와 bugaboo만 남는다
(B를 늘 /버가부/라고 읽어와서 /부가부/라고 발음 하는 걸 들으면 왠지 좀 웃기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흔하지 않은 유모차를 사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한국에서는 S가 흔해서,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B cameleon을 사고 싶었다
근데 왠걸?
미국에 가보니 S를 쓰는 사람은 한국 사람들 뿐이고 대신 B가 널리고 널렸다 'ㅅ'
미국을 떠나 스페인으로 오니... 여기서 B는 그야말로 '국민 유모차'
강남에서 S를 볼 수 있는 횟수보다 마드리드에서 B를 만나는 횟수가 10배는 더 많을 듯
노천 카페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면 10대의 유모차 중 B가 8대, 나머지 2대는 chicco
S는 가끔씩 드문 드문 볼 수 있는 편이다
이렇게 되니 나의 쇼핑 뉴런이 더이상 B를 허락하지 않는다
애기도 없는 사람이 왠 유모차 지론까지 펼치냐고 할 지 모르겠지만
이건 마치 뭇 남자사람들이 "이게 내 드림카야~ 저건 내 현실적인 드림카지" 하는 것과 같다
디럭스 유모차는 (기저귀 가방처럼 보이지 않지만 사실) 기저귀 가방과 함께
스키니맘의 패션에 화룡점정을 찍는 MH 아이템이다
그러니 어찌 선택에 신중하고 또 신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럼 기저귀 가방처럼 보이지 않을 기저귀 가방으로도 찍어놓은 게 있냐고? 당연히 있죠 ㅋㅋ
하지만 S보다 M보다 더 비싼 그 가방은 아직 비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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