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August, 2012

nueve de agosto




'아 이런 게 제대로 멘붕이구나' 싶은 날이다
33W 체크업을 받으러 오빠와 마지막 분당차병원 나들이를 했다
일찍 도착하니 병원이 (평소답지않게) 한가했고 왠지 상쾌한 마음으로 초음파부터~
배꼽 윗쪽에서부터 보기 시작하는데.. 영상이 심상치않다
저거.. 머리 아냐?
"아기가 자세를 제대로 잡고 있는 건가요?"
"아니요... 역아네요"

o_O
o_O
o_O

내가 그 동안 엉덩이라 믿어 의심치 않고 톡톡 두드려주던 건 어이없게도 머리였다
달곰이는 30주까지만 해도 분명히 정상위 아가였는데?
3주 사이에 뭐가 맘에 안 들어서 돌아버린거야?
엄마 얼굴 닮는 건 좋지만, 이런 건 엄마 닮으면 안 되는거야!!!
그래.. 30년 전 breach baby라는 타이틀을 달고 엄마 배를 째고 나온 주제에
내가 누굴 탓하겠냐고요 ㅠㅠㅋ



그렇지만 역시 머릿 속이 혼란스러웠다
초음파를 마치고 만난 담당의 선생님 역시 당황하기는 마찬가지
"자리를 너무 잘 잡고 있어서 칭찬해줬더니 이게 왠일일까요.."
"지금 주수에는 다시 돌아올 확률이 어느 정도인가요?"
"양수는 많은 편인데 아기가 작지 않아서..."

33W4D의 달곰이는
머리 크기는 32W, 배둘레도 32W, 허벅지뼈는 34W
몸무게는 2,080g 으로 추정
수치로만 보면 서양인의 체형을 가진;; 정상 아기

앞으로 1~2주 내에 다시 돌지 않으면 수술 날짜를 잡아야 한단다
정말 제왕절개는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꼭 자연분만을 해야겠다는 것 보다는, 낯선 타국에서 몸에 칼을 대고 싶진 않았다
수술하는 경우 보험 커버나 비용에 대해서는 알아보지도 않았었고 -_-
소변검사 결과는 정상이지만 -단백뇨는 잡혔나보다- 빈혈이 약간 있다는데
그런 소소한(?) 것 따위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급작스럽게 쏟아지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 아이스블렌디드 흡입 중
이제 매일 5번 씩 10분 고양이자세를 하겠다
달곰이를 정상 아가로 돌려놓고 말겠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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