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November, 2012

catorce de noviembre




달곰은 그 동안 한 쪽 젖만 먹어왔다
먹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짧을 때는 불과 5분, 길어야 12분?
수유텀이 2~3시간이다보니, 먹지 않은 쪽은 다음 수유 때 까지 잔뜩 불어난다
이만큼 불도록 젖이 차면 아프고 불편한데다,
전유가 새서 수유패드가 흠뻑 젖곤 한다
수유텀이 더 길어지는 밤중에는 패드는 물론 옷까지 젖는 경우도 많았고..

그런데 오늘 - 몇 시간이 지나도 가슴이 딱딱해지지 않는 것이다
정오 즈음에 분유를 한 번 줬기 때문에 수유텀이 길어졌는데도
양쪽 가슴 모두 말랑말랑, 불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요 며칠 사이 달곰은 오래 먹어야 10분을 넘기지 않아 잘 먹는건지 의심스러웠는데
이거 혹시 다 빨아먹고 더 먹을 게 없어 그랬던 걸까?
아니나다를까, 오늘은 딱 5분 먹고 입을 뗀다
입을 떼고는 자지러지면서 짜증을 부리고..
그럼 나는 진정시키려 다시 젖을 물리지만 금방 뱉어내고 다시 짜증을 부리고..
안아서 한참 달래면 그제서야 잠시동안 잠이 든다
(그럼 잠투정인건가?)

6시 즈음 다시 5분 정도 ㅠ.ㅠ 수유를 하고 일찍 목욕을 시켰다
목욕 할 때 기분이 나쁘지 않을 걸 봐선 적게 먹진 않은 듯
목욕 후 조금 안아주니 꽤 깊게 잠이 들어서 침대에서 30분 정도를 잤다
일어난 아기에게 젖을 물렸다
또 5분을 빨더니 비명을 지르며 울기 시작 -_-
이 쪽 젖을 다 먹었나보다 싶어 다른 쪽을 물렸다 (양쪽 모두 젖이 불지 않은 상태)
미친듯이 우느라 입을 다물지 않는다
먹으려는 건 아닌가보다 싶어 쪽쪽이를 물리니 한 두 번 빨고 뱉어낸다
빨아도 먹을 게 안나와서 그러나보다 싶어 다시 젖을 물린다
몇 번 빨다가 더 크게 비명을 지른다 ㅠ_ㅠ
침대에 내려놓으니 대성통곡 시작
급히 분유를 90ml 타서 입에 물렸주니, 금방 그치고 빨기 시작한다
50ml를 금방 먹었다
그럼 이전에 5분 동안 빨면서 먹은 모유가 얼마 안되었나?
우느라 힘들었는지 젖병을 밀어내고 졸기 시작
다시 침대에 눕혔더니 곧 일어나서 더 크게 비명을 지르며 통곡을 시작
안아올려 토닥여줘도 그치지 않고 눈을 꼭 감은 채 더 크게 비명을 지른다
남은 분유를 급히 물리니 30ml를 더 먹고 진정이 되었다

진짜 끔찍한 20분이었다
아기가 우는 소리가 시끄러워서, 달래지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 젖을 거부당한 것 같아서... ㅠ.ㅠ
이게 혹시 유두 혼동? 직수 거부? 그런 게 아닐까 싶어 겁이 났다
그리고 어찌나 속상한지...
모유수유에 집착하는 편은 아니지만
달곰이가 젖을 물고 쪽쪽하는 그 살 닿는 기분이 좋아서
적어도 100일까지는 직수를 해주고 싶었는데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아기가 거부를 해버린다면..
그리고 나 대신 젖병만, 더블하트 신모유실감 젖꼭지만 찾는다면..
(그래 마치 엄마의 젖과 같이 실감나는 젖꼭지 답네 -_-)
이걸 어떻게 극복하면 좋지?
체중 조절도 포기해가면서 열심히 밥 먹으며 젖량 유지한다고 노력해왔잖아!
그런데 왜 내 비루한 가슴은 젖량까지 비루하단 말이냐 ㅠ.ㅠ
지금은 - 분유를 배불리 먹고 - 푹 잠이 들었는데
조금 있다가 일어나서 배고프다고 보챌 때 다시 젖을 물려보고 싶지만
왠지 또 거부당했다간 자신감을 완전 상실 할 것 같아 겁이 난다
지금도 젖이 전혀 불지 않았거든

어쩜 좋지?
어쩜 좋지?
어쩜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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