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October, 2012
cinco de octubre
오늘은 큰.맘.먹.고 엄마를 museo del prado에 보내드렸다
나는 지난 겨울에 C와 함께 둘러봤으니, 여태 프라도 못 가본 오빠와 함께 가시라고 ㅎㅎ
그 말인즉, 처음으로 달곰과 내가 단 둘이 있게 되는 셈이다
(병실에서는 종종 둘이서만 몇 시간을 보냈었지만)
겨우 재워놓은 아기가 깨서 울고 달래느라 젖을 물리고 끊임없이 기저귀를 가는 일은
출산 전의 각오에 비하면 정말 별 게 아니다
아기는 '시도때도없이' 우는 게 아니라 나름 패턴이 있고
똥 싼 엉덩이 씻기기나 기저귀 체인지는 손에 익으니 순식간이다
효녀 달곰은 아직까지는 상당히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1~2시간을 자고 일어나 똥기저귀를 갈고 20분 정도 젖을 먹고 트림 시키는 중에
살짝 잠들었다가 소변을 보고 잠시 깨어나 오줌기저귀를 갈아주면 다시 자는 패턴
육아수첩에 열심히 기록을 하기 때문에
달곰이 우는 순간 수첩을 보고 패턴을 읽으면 원하는 게 무언지 예측이 가능하다
(예측이 맞을 확률은 70% 정도)
출산 후 가장 힘든 건..
육아가 아니라 만신창이가 된 내 몸 상태이다
다들 분만의 고통에 대해서만 떠들어댔지, 그 누구 하나 산후의 고통을 일러주지 않았다
생리대가 싫어 임신이 좋았었는데 지금은 끊임없이 흐르는 오로를 받아내느라
산모용패트에 오버나이트형 생리대를 총동원하고 있다
그깟 자궁이 커봐야 얼마나 크다고 이렇게 많은 피(?)가 어디서 나오는건지..
괴상망측하게 꿰메진 -나중에 성형수술이라도 받아야 할 듯- 회음부도 너무 불편하다
하루 이틀이면 나아지는 줄 알았는데 열흘이 넘도록 따가워 ㅠ
매일 좌욕을 두 번씩 하는데도 아무는 속도가 느린 것 같다
생리대는 찝찝하고 실밥이 당겨 푹신한 소파나 침대에 앉는 건 완전 무리
그렇다고 바닥에 앉으면 또 엉치뼈와 골반이 당긴다
그저께 가만히 앉아있는데 울컥- 하는 느낌이 나더니 엄청난 하혈을 했다
그 뒤로 훗배앓이로 추정되는 아랫배 진통이 심해졌다
배만 아프면 "그냥 훗배앓이인가보다" 하겠는데, 온갖 뼈가 다 열리는 느낌도 든다
진통이 심하게 올 때는 혀를 깨물고 싶을 정도로 아프다
분만 마지막에 배를 누르는 과정에서 왼쪽 갈비뼈에 실금이 갔는지
왼쪽으로 누울 때 마다 저리고 쑤시지만, 귀찮아서 병원에 가보지는 않았다
어차피 갈비뼈 부상은 달리 할 수 있는 치료가 없잖아
몸무게는 줄지 않는다
달곰과 그 외 부속물들을 뺀 만큼만 줄더니, 그 후로는 오히려 찌고 있어! ㅠ
엄마가 밥을 너무 많이 주나 내가 간식을 너무 많이 먹나
모유수유를 그토록 열심히 하는데도 왜 지방이 빠지지 않냐는 말이다
아랫배도 아직 안 들어가서 영락없는 올챙이 몸매인데다,
(은혜롭게도 튼살은 없었지만) 배가 쪼그라드니 임신선이 엄청 진해졌다
이 색소들은 언제쯤 내 몸에서 탈출하려는 걸까
임신 전에 입던 스키니진들을 걸쳐보니
허벅지까지는 터질듯이 -핏이 완전 구림- 들어가긴 하는데 허리가 잠기지 않는다
말로만 듣던 골반이 벌어진 상황 ㄷㄷㄷ
제 내 23, 24사이즈 스키니들은 안녕이란 말인가
그럼 난 앞으로 무슨 바지를 입고 나가지?! 매일같이 단벌 레깅스?
꼬물꼬물 너무도 작은 달곰을 보고 있으면 더 할 나위 없이 행복하지만,
달곰을 재우고 화장실에 가 생리대를 갈고 좌욕을 하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
과장없이, 피눈물이 난다
아 산후우울증 오지 않도록 정말 조심해야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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