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October, 2012

veinte y tres de octubre




짧은 듯 긴 듯 6주라는 시간이 지나가고 엄마가 한국으로 돌아가신다
불과 한 달 전인데, 함께 마드리드 관광을 하고 외식하러 다니던 게 아득하다
예정일 새벽 진통이 와서 엄마를 깨우고 밥을 차려달라던
내 인생에서 가장 놀라웠던 그 하루는 더더욱 한참 전으로 느껴진다
복이 많아서,
비행시간만 13시간이 걸리는 먼 타국에서도 엄마에게 의지해서 아기를 낳고
가장 어렵고 소중한 달곰의 신생아 시절을 엄마와 함께 나눌 수 있었다

어린 아가를 데리고 공항에 나가는 게 부담스러워
아침 일찍 현관문에서 엄마를 배웅하며 어찌나 눈물이 났는지 모른다
결혼 전에도 이런 저런 일로 집을 떠나있기도 했고
결혼과 함께 나와 지낸지 벌써 4년 차라 반 년 정도 떨어져 지내는 건 익숙하지만,
그래도 늘 고통스럽고 겪고 싶지 않은 건 '헤어짐'이다
엄마와 오빠가 탄 엘리의 문이 닫히고 혼자 집으로 돌아왔을 때,
해가 뜨는 동쪽 하늘의 붉은 빛이 들어오는 방에서 자고 있는 달곰이와
단 둘이 우주 한복판에 떨궈진 그런 참담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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