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April, 2012
diez de abril
여행 내내 원없이 이탈리안 퀴진을 흡입했지만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방향성이 너무 한결같았다는 것이다
식당에 가서 음식을 시킬 때 마다 'B양'이 일종의 제약이 되었다고 한다면 섭섭하게 들리겠지?
B양의 식성은 가히 최.악.이다
사실 함께 회사 다닐 때 까지만 해도 B양의 편식이 이 정도로 심한 줄은 잘 몰랐다
둘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메뉴(쌀국수나 오므라이스, 우동 정도)만 골라서 식사를 하니까
김치찌개나 부침개, 비빔밥을 먹는 B양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녀의 식성을 제대로 알게 된 건, 그녀가 필라델피아의 우리집에 놀러 왔을 때 부터
도착한 첫 날 일식을 좋아하는 B양을 위해서 갖은 야채와 닭고기를 넣고 야끼소바를 해줬는데
가늘게 채 쳐진 야채를 전부 걸러내고 먹더라고 -_-
반면 고기라고 하면, 육회부터 하몽, 퍽퍽한 닭고기까지 엄청난 양을 먹어낸다
그리고 그녀는 결코 물을 마시지 않는다
그녀의 방문 때 마다 코카콜라 12캔 들이 박스를 사와야 했다
저녁식사 후에 과일을 내놔도 먹지 않는다
야채, 과일은 손도 대지 않고 물 대신 콜라만 들이키는 게 B양이 사는 방식
반면 단 걸 엄청 좋아해서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렛이나 쿠키 종류는 가리지 않고 먹는다
커피나 티(!!!)를 마실 때에도 각설탕을 4~5개 씩 투입하는 별난 식성
사실 식성이 유별나고 편식이 심하다 해도 다른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는
그저 개인의 취향 일 뿐이기 때문에 내가 상관 할 바가 아니다
(나 역시 파란 피망과 오이, 고추는 절대 먹지 않는 편식쟁이이고)
그저 B양의 복부비만과 치아, 피부가 걱정 될 뿐;;
하지만 함께 다니며 밥을 사먹으려다보니 야채가 든 메뉴는 시킬 수가 없는 거다
나도 야채 러버는 아니지만 식사에 곁들이는 샐러드는 곧잘 먹는 편이고,
오빠는 자타가 공인하는 샐러드 러버이기 때문에 야채를 전혀 먹지 못하는 건 꽤나 괴로웠다
더군다나 나는 16주차 임산부
야채와 과일의 섬유소 섭취가 적어지면 곧장 변비마왕이 찾아온단 말이다 ㅠ
유일하게 야채가 섞인 메뉴라고 시킨 것이 루콜라를 듬뿍 올린 피자
물론 B양은 자기 몫의 피자 위의 루콜라를 탈탈 털어냈다 ㅋㅋㅋ
그래서 나는 '마데인이태리 변비'를 얻어들고 컴백홈
하루 쉬고나서 곧장 그로서리 쇼핑을 나가, 야채와 과일을 한아름 사들고 돌아왔다
레드오렌지, 포도, 엔다이브, 당근, 옥수수, 로메인, 그린빈, 숙주, 브로콜리 등
그리고 매일 아침 계절샐러드(샐러드 그린에 엔다이브, 포도, 오렌지, 사과 투입)를 준비해서
peck에서 사온 스트로베리 발사믹 비니거를 듬뿍 뿌려 먹고 있다
저녁 메뉴로는 콘샐러드 무쳐서 엔다이브에 올리기도 하고 묵은지로 김치찜도 하고..
우리 BB도 얼렁 자라서 야채맛을 좀 알아야 할텐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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