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April, 2012
diez y siete de abril
오늘의 임부복 쇼핑은, 브리짓 존스의 말 마따나,
was perhaps best described as 'educational' :(
그리고 굴욕적이기도 했다
임신 전에 비해서 17주 동안 2kg 정도 몸무게가 늘었지만 눈에 띄게 변한 건 아니다
허벅지랑 엉덩이가 빵빵해지고 ㅠ_ㅠ 배둘레햄이 조금 생긴 정도
배가 나왔다고는 하나, 평소에 뱃살있고 똥배있던 여자들 만큼이나 되려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맞는 청바지가 없다
문제의 원인은 내가 아니라 나의 스키니진들
가장 작은 제깅스가 허리 23, 그 외에는 전부 24사이즈
임신하지 않더라도 밥 많이 먹으면 단추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작다
(허벅지는 좀 팽팽하지만) 다리부분은 여전히 잘 맞는데 지퍼를 올릴 수가 없다
억지로 올리면 안 될 건 없겠지만, 그럼 달곰이에게 너무 미안하니까..
우체국 5호 박스에 사람을 접어넣고 억지로 테이핑을 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
그래서 임부복 한 번 사보자며 과감한 발걸음을 떼었다
H&M이나 zara에 임부복 라인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게 있어 찾아가 보았지만
두 곳 모두 매장을 열 바퀴 씩 돌아봐도 찾을 수가 없다
점원을 붙들고 물어보니 -왠지 좀 창피했다- 없어진 지 꽤 되었단다
낙담하여 정처없이 걷다보니 눈 앞에 그야말로 '임부복 전문' 옷가게가 나타났다
미국 king of prussia mall에 a pea in the pod라는 니콜 리치의 임부복 매장이 있었다
임부복 전문인 줄도 모르고 그냥 옷이 예뻐서 들어갔다가
"how long are you pregnant for?"이라는 질문을 받았더랬지
그때는 쉽게 들어가서 신나게 구경하던 내가,
막상 진짜 임산부가 되자 손발이 오그라들어 도저히 매장에 들어갈 수가 없다
쇼윈도 너머로 보이는 푸대자루 같은 원피스들을 보니 더욱 의기소침해졌다
마네킹들은, 내가 찾는 수퍼 스키니핏이 아닌, 헐렁한 린넨 통바지를 입고 있었다
엄마를 줘도 욕 먹을 것 같은 옷에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임산부도 예뻐보이고 싶은데, 디자이너들은 죄다 처녀라 그 마음을 미처 모르나?
신체의 건강은 고려하지 않고 패션만 찾는 나의 이기심이 싫기도 했다
결국 zara로 돌아가 주먹이 두 개나 들어가는 27사이즈 스키니진을 한 벌 샀다
물론 임산부용도 뭣도 아닌, 보통 청바지이다
초딩 이후론 입어본 적 없는 mid-rise의 배바지 라인에 마음이 상했지만
바지통이 워낙 작게 나와 큰 사이즈라도 꽤나 skinny해 보인다는 점에는 안도했다
이 바지로 한 두달은 버틸 수 있을 것 같고
여름이 오면 귀여운 썬드레스를 몇 벌 사서 입는 편이 좋겠다
임부복 같은 건 깔끔하게 잊어버려야지...
Subscribe to:
Post Comments (Atom)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