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April, 2012

veinte y cinco de abril




<강하나의 하체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원체 다리에 자신이 없는데, 올 여름 임산부의 퉁퉁 부은 다리를 드러낼 생각에 겁이 났다
배 나온 사람이 하기엔 버거운 동작이 많지만 나중에 부끄러운 것 보단 낫겠지 싶다
운동이라는 것은 혼자 몰래 하다가 쨔잔! 하고 보여줘도 좋지만
동반자와 은근한 경쟁을 하는 편이 더 재미 있는 법이다
"어제 안했어? 나는 2주 째 하루도 안 빼먹었어"
선의의 경쟁이라면 너무 과찬이고, 적당한 질시가 부스터 역할을 한다고나 할까
그리고 인터넷 동영상에 불과한 프로그램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려면 혼자보단 여럿이 낫다

같은 시기에 시작할 동반자라..
오래 생각 할 것도 없이 D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주변에서 다이어트에 가장 오랜 시간을 투자한 사람이 D이기 때문이다
사실 D 외에는 대부분 자신의 살에 무던한 편이다
그러나 그녀에게 온 답장은 "ㅋㅋ"하는 코웃음 뿐이었다
무안했다
괜시리 이런 문자를 보낸 나 자신에 허탈하고,
살 살- 부르짖으면서 평생 살 한 번 못 뺀 D에게 허탈했다
어쩌면 D가 소리소문 없이 혼자 시작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그냥 말 없이 나 혼자 열심히 할 걸 그랬나 싶다
다른 눈치는 없어도 내가 살이 붙거나 다리가 두꺼워지는 건 귀신같이 지적하는 D가
운동 시작한다 해놓고 효과를 못 봤다간 오히려 나를 비웃지 않을 리가 없다

결국 '공식적인' 연맹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은연 중에, 내 꽁한 마음 속에서나마 경쟁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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