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May, 2012
diez y seis de mayo
처음으로 "스페인에서 영화관 가기" 미션을 수행했다
미국에서는 보고 싶은 영화가 있을 때 마다 꾸준히 영화관을 찾아갔었는데..
(IMAX 3D를 보기 위해서는 톨비 내고 주 경계를 넘어 뉴저지까지 가야했지만)
스페인에서 영화보기가 불편한 건, 바로 '더빙 문화' 때문이다
스페인 뿐만 아니라 모든 유럽국가들은 영화든 외국 드라마든 더빙하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문맹률이 높아서일까, 자국언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서일까
스폰지밥이나 짱구부터 닥터 하우스까지 모두 스페인어로 쏼라쏼라-
이건 내가 생각하는 하우스 박사님의 이미지가 아냐 ㅠ.ㅠ
스페인어의 특성 상 더빙된 캐릭터들은 원판에 비해 100배 쯤 경박해보인다
오빠가 <MARVEL: los vengadores>를 3D로 보고싶다 했다
제목만 보고도 추측이 가능하지만, 바로 <the avengers>
경박하게 떠드는 블랙위도우와 아이언맨을 피하려면 꼭 영어 원판 버전을 선택해야 한다
영화 리스트에서 제목 뒤에
V.O. (versión original)
V.O.S. (versión original subtitulada)
V.O.S.E. (versión original subtitulada española)
라고 표기되어 있으면 오케이
물론 VO 버전이란 영어 뿐만 아니라, 영화의 오리지널 언어를 살린 것
VO 버전은 자국어 더빙 버전에 비해서 상영 횟수가 현저히 적다
아예 VO를 취급하지 않는 영화관도 많기 때문에 멀티플렉스로 가는 편이 좋다
우리집에서 가까운 영화관의 VO 버전의 경우 매일 저녁 9시에만 있었다
우리에겐 최적의 시간대, 9시에 저녁을 먹는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최악의 시간대
우리 동네 영화관 real 3D는 1인당 8.95유로
그리고 3D 글라스 가격으로 개 당 1유로를 더 받는다.. (대신 영화가 끝나고 반납하지 않음)
중형 사이즈의 상영관에 우리 포함 딱 9명이 모여앉아 영화를 봤다
9시가 되면 스크린이 켜지고 광고와 예고편이 시작된다
한국처럼 미리 광고를 틀어놓고 정해진 시간에 본 영화를 시작하는 시간관념을 기대하면 금물
광고나 예고편은 '물론' 스페인어로만 나온다
5~6개의 예고편까지 다 보고나니 9시 20분, 드디어 영화 시작
입체로 튀어나온데다 폰트가 노란색(!)인 스페인어 자막이 엄청나게 시야에 거슬린다
블랙위도우가 러시아어로 말 할 때는..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헐크가 캘커타에서 인도인 여자아이와 대화 할 때도 마찬가지
영화 중간중간 화면에 나오는 글자들은 이미 전부 번역이 되어 있었다
토니 스타크가 스페인어로 쓰여진 멀티 스크린을 읽으며 헐크랑 토론을 하더라고 ㅋㅋㅋ
유럽 영화관이 처음이 아닌데도 - 폴란드에서 <underworld>를 본 적이 있음 -
이래저래 황당하고 웃긴 경험을 한 것 같다
그나저나 오랜만에 속 시원한 미국영어를 들으니 살 것 같더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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