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May, 2012

veinte y siete de mayo




본격적인 마드리드의 관광 시즌이 시작되었다
날씨가 춥던 4월까지만 해도 텅텅 빈 채 다니던 madrid visión(투어버스)가 꽉 차고
영어를 더듬거리며 택스환급서류를 작성하는 관광객들이 샵마다 심심찮게 보인다
활기찬 느낌은 나쁘지 않지만 사실 주민으로서는 불편하다

일요일 브런치를 즐기러 간 [h]arina에도 어찌나 관광객이 많던지...
puerta de álcala 남서쪽에 있는 빵집 겸 브런치 까페
이름(harina = 밀가루)대로 상당히 본격적인 빵을 구워서 판다
sourdough bread들을 주종목으로 케익 메뉴도 괜찮다
정말 싫은 bocadillo도 이 집 바게뜨로 만들면 왠지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고 ㅎㅎ
평일 낮에는 여유롭고 조용해서 오래 앉아있어도 눈치가 안 보이는데
오늘은 웨이팅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따가워서, 마치 서울의 인기 까페에 온 듯 했다
계산서 하나 받는데도 어찌나 오래 걸리던지
(빵맛, 음식맛은 일품이지만 서비스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시저샐러드에 로스트비프 보카디요, 레모네이드로 든든히 아침을 먹고
또 dulce de leche 크림을 채운 패스트리롤 - 인기메뉴!- 을 세 개나 사들고
길 건너편 parque de retiro 산책에 나섰다

으앜 -_-
원래 사람 많은 공원이라고는 하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하잖아
구석진 골목길까지 사람이 가득해서 제 속도로 걸을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평소에 걸을 일이 너무 없어서 오늘은 작정하고 걷기운동 하러 나온건데 ㅠ_ㅠ
그래도 햇살 따사롭고 바람 시원한 최고의 날씨에
tacky하기 짝이 없는 노점상이나 소음공해 수준의 엉터리 색소폰 연주자 조차도
오랜만에 녹음을 즐기러 나온 나에게는 전부 유쾌하게 느껴졌다

(관광객의 범람은 좀 피곤하지만) 역시 마드리드는, 여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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