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December, 2012

ocho de diciembre




어제 첫 예방접종을 받은 -태어나자마자 맞는 B형간염 빼고- 75일 된 달곰은
하루가 지난 지금은 축 늘어져 계속 선잠을 잔다
오전 10시 반에 접종을 마치고 오후 4시 쯤 부터 보채기 시작,
눕히면 기절할 듯 울고 안아주면 끙끙대며 졸기를 반복하며 저녁 나절을 보내고
밤 10시 반에야 침대에 등을 붙이고 잠이 들었다
(그런 와중에도 밤에는 혼자 잘 자는 그대는 잠만보 ㅋㅋㅋ)
저녁까지 체온이 37.5도 언저리였던 게 새벽이 되자 38.3도까지 치솟았지만,
끙끙대며 깊게 못 자긴 해도 특별히 울며 보채지 않길래
해열제를 쓰지 않고 조금 더 지켜보았다
다행히 아침이 되자 37.2도로 떨어져서 안심!
여전히 기운이 없고 잘 놀란다
(거의 없어졌던 모로반사가 다시 생긴 건 뭐지?!)
아직 주사맞은 부분이 불편한지 로션바르다 건드렸더니 칭얼칭얼 ㅠ
이래저래 안쓰러워 죽겠는데..
하루사이 수척해졌나? 왼쪽 눈에 쌍꺼풀이 잡히기 시작
주사 한 번 더 맞으면 미래의 수술비용을 아낄 수 있을지도 ㅋㅋ


아기 키우기는 공부의 연속
우리나라의 소아보건법이나 접종법과는 좀 차이가 있는 스페인에서
제 때 제대로 예방접종을 받으려면 심도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
우선 질병과 백신의 이름을 스페인어로 정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고,
육아수첩 상의 접종 스케줄도 외우고 있어야지
멍청해서는 애도 못 키우겠구만 ㅎㅎ


"comunidad de madrid에서 제공하는 육아수첩"


생후 2개월에 맞는 필수접종에는

difteria  디프테리아
tetanos  파상풍
tosferina  백일해
HiB  뇌수막염
polio  폴리오(소아마비)
hepatitis B  B형간염
meningcoco C  수막구균
neumococo 13v  폐구균

총 8가지가 있는데, 이 중에서 폐구균은 아직 유료접종이다
13가 백신인 prevenar 13 을 약국에서 직접 사다 병원에 제출해야 함
가격은 우리나라나 비슷하게 1회분 65유로 줬다
(한국에선 10가 백신도 쓴다지만 스페인에선 13가 백신이 원칙임)

meningcoco C는 영어로 meningitis, 수막구균 백신이다
미국으로 유학가는 한국인 학생들의 골치를 아프게 하는 바로 그 백신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갓난 아기일 때 접종하는 필수 백신이지만,
한국에서는 특정 종합병원에서나 개인적으로 약을 사서 맞을 수 있다고 하네
(비용은 10만원 안팎)

한국과는 달리 이 모든 백신을 한꺼번에 접종한다
나눠 맞추면 아기가 덜 아플 것 같지만, 그냥 하루 한 번 놀라고 마는 게 낫다고 ㅋ
DTaP와 HiB, B형 간염 백신이 하나로 합쳐진 infanrix 라는 콤보 백신을 쓰기 때문에
8가지를 하루에 다 맞지만 실제로 주사바늘은 3번 꽂히는 셈

세 번 따끔하고 세 번 '으앙'(이라고 쓰지만 사실 '끄으으으아아악')하고 나서
엄청 달달하고 끈끈한 rotateq 을 한 병 원샷하고 모든 접종 완료
스페인에서는 로타바이러스 백신 중 rotarix 는 판매하지 않는다
로타는 필수가 아니라서 병원 원무과에서 내 돈 내고 -70유로- 샀다



한국 사람들이 스페인을 좀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올리브 따서 기름 짜고 소 잡아 하몽이나 만들어 햇빛 아래서 낮잠이나 잔다고;
아무리 스페인이라도 유럽은 유럽이고 EU 국가인지라
이처럼 예방접종에 대해서 한국보다 훨씬 앞서있듯
사회 보장이나 국민 보건에 대해서는 역시 한국과 비교할 수 없는 선진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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