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December, 2012

treinta de diciembre




2012년의 마지막 주말은 끗-
날짜 바뀌기까지 23분 남은 시간이지만 미역국을 끓이고 있어 잘 수가 없다
반달곰의 백일을 기념해 '삼신상'을 차리느냐 마느냐 수백번 고민
여행과 기관지염 여파로 떡도 케익도 미리 맞추치 못하고
삼색 나물이니 구색 맞출 여력도 안 되는데 그냥 포기하자고 기울다가,
100일도 안 되어 한 번 앓은 달곰에게 급! 미안한 마음이 들어
미역국 세 그릇 + 쌀밥 세 그릇 + 물 세 잔 만 놓고 절이라도 하기로 했다
우리 달곰 발 크게 해달라고 빌어야지..
지금도 발이 좀 큰 편인데 뭘 또 키우려고..
더 크면 스웨덴에서 오고 있는 꼬까신 안 들어간다 ㅎㅎㅎ

떡국 베이스 하려고 사골 조각이랑 홍두깨살 사온 걸로 육수를 냈다
초벌 육수 좀 덜어서 불려놓은 기장미역 넣고 미역국 스타트
산후조리 한다고 지긋지긋하게 먹었던.. 이런 또 미역국이로구나 ㅠ.ㅠ
한 솥 끓이는 거 삼신 할배들이 다 드시면 좋겠는데
실상은 내가 꾸역꾸역 다 먹어야 할 팔자라는 거
삼신상에 올리는 미역국은 뭐가 다른가 싶어 네이년 검색 해보니,
마늘도 넣지 말고 소금도 넣지 말란다
마늘도 소금도 안 들어간 미역국이 무슨 맛이야?
그래서 과감히 네이년 대백과사전은 무시하기로 했다
오늘은 초벌 육수랑 미역국, 떡국에 올릴 달걀 지단까지 준비하고
내일은 동그랑땡 빚어 부치고 시래기나물 볶아두고 뽀얗게 육수 마무리 하긔

설날에 H네 가족이 오면
우선 브런치로 밑반찬에 떡국 한 그릇 씩 해치우고 나서
예쁘게 입힌 달곰이 (컵)케익 앞에 앉혀두고 기념 촬영 해야지
백일 기념 케익은 오빠네 학교 앞 케익집 -cream bakery- 에 주문하고 싶었는데
하필 설날이라 ㅠ.ㅠ 당일에도 그 전날도 문을 닫는다
직접 간단한 케익이나 파이라도 구울까? 하다가 일은 그만 벌리자고 관두고
그저께 교수실 앞에 차 세워두고 총총 찾아가서 남아있는 컵케익 싹 쓸어옴
맛은 버려도 되니까 모양이라도 유지되라고 곧장 냉동실 행
겨우 컵케익 몇 개라니 여전히 아쉬운 마음 미안한 마음 가득이지만,
대신 한국 가면 200일 기념으로!!!
영모아저씨네서 특대 사이즈 커스텀 케익 준비해줄께 아가!!!

그리고 그 케익은 외할머니랑 엄마가 전부 쳐묵쳐묵..... 0_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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