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December, 2012

veinte y tres de diciembre




서울식품에서 서비스 받은 새우깡을 씹으며 떡볶이를 끓이는 중
6.50 짜리 김 한 봉지를 산 Y씨도 새우깡
250유로 넘게 카트를 꽉 채운 나도 새우깡
뭐지? ㅋㅋㅋㅋㅋ
여튼 어제 여행에서 돌아와서 이제서야 첫 끼니를 준비한다;



가기 전부터 콜록+코맹맹이던 반달곰은
아니나 다를까, 여행 이틀 째 걸걸한 기침이 급격히 심해지기 시작
숨 쉴 때 마다 갈비뼈 부근이 쏙쏙 들어가는 게 심상치 않았다
(대부분의 일정을 다 포기하고 알함브라 관광 마저 대충 대충 해버린 터라
여행 후기 따위 쓸 내용이 별로 없을 지경 ㅠㅠ)
결국 어제 마드리드 올라오자마자 ER로 직행

반갑게(?)도 소아응급실 당직 의사가 달곰의 주치의 산체스쌤
수요일에 멀쩡히 체컵 받고 갔는데 갑자기 왠 일이냐고...
왜긴요.. 3일 만에 애가 심상치 않어!!!
열도 없고 맥박도 정상이지만 폐에 피리소리 같은 잡음이 들린단다
급히 콧물을 한가득 채취해서 lab에 보내고 네블라이저로 호흡기 치료 시작
바이러스 검사 결과, 내내 마음 속 한구석에서 의심했던 대로
바이러스성 모세기관지염(영 bronchiolitis / 스 bronquiolitis) 이란 진단이 내려졌다
6개월 이전에 걸리면 대부분 입원한다는,
만성이 될 경우 천식으로 이어진다는 그 무서운 호흡기 질환 ㄷㄷㄷ
다행히 oxymetry test 결과가 양호해서 통원 치료 하기로 했지만
더 나빠지면 언제라도 입원해야 한단다
자칫하면 크리스마스나 100일이나 병원에서 보내게 생겼네..
무려 100일이 1월 1일인데!!! ㅠㅡㅠ
9시면 자는 새나라의 아가는 자정까지 이어진 치료를 마치자 완전 탈진
하지만 24시간 여는 약국을 찾아 약을 사는 미션이 남았고..
흡기마스크와 ventilon을 사서 집으로 오니 1시 반
아가 먼저 옷 갈아입혀 재우고 나서 오빠와 함께 폭풍 집안일 시작
짐 정리 하고 빨래 내놓고 젖병 닦고 청소하고..
오빠까지 몸살이 심하게 들어놔 오는 길 내내 내가 운전도 잔뜩 했는데
4시간에 한 번씩 벤틸론을 쏴줘야하니 제대로 푹 잘 수도 없었다..
엄마 노릇 느무 어려워

오늘도 밤 10시에 walk-in으로 가서 경과를 봐야한다
여전히 호흡이 안 좋으면 입원할지도..?
아가들은 엄마에게 받은 면역이 있다며.. 6개월까진 감기도 안 걸린다며..
추운 날씨에 너무 데리고 돌아다녔나.. 내겐 넘겨줄 만한 면역이 없었나..
오만가지 생각에 실컷 자아비판 중이다
아가가 채 100일도 되기 전에 나쁜 엄마로 등극하다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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