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December, 2012

dos de diciembre




목숨이 아홉 개라도,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나는
오늘 또 새로운 미션을 부여받았는데 - 다름 아닌 오빠의 오피스 잡을 돕는 일
as you already know 오빠(라고 쓰고 지도교수의 꼬봉이라고 읽는)는
종종 교수가 시키는 허드렛일을 들고 와 집에서 밤을 새는데
통계프로그램을 무한 돌리는 것 부터 단순한 엑셀 작업, 설문조사지 정리까지..
이번에는 약 60여 개에 이르는 published paper들을 파일링 하는 일이다
이번 잡의 강도와 난이도를 따져보니
나의 퇴화해가는 지적 능력을 발휘하는데 안성맞춤이었는지,
하루종일 몇 번 씩 손에 똥을 묻혀가며 아기 앞에서 재롱을 떨다
틈틈이 가재수건 빨래를 머리에 이고 부엌 바닥을 닦느라
수유 할 때나 자리에 앉을 수 있는 마누라에게 엉덩이를 붙일 기회를 하사하셨다

그래서 IE와 Penn의 웹라이브러리를 풀가동하여
(그래도 찾기 힘든 건 애증의 구글을 구석구석 뒤져보고)
생전 듣도보도 못한 경영분야 전문 저널의 바다를 헤엄치며
당대의 유명 교수들이 끄적인 화려한 페이퍼들을 하나씩 다운받아
넘버링을 해서 폴더별로 파일링을...
키보드 치고 영어단어만 읽을 줄 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저널 하나를 열어 내용을 확인하는 동안 달곰이는 열 번 쯤 나를 부른다
점심 나절에 시작해서 밤 11시가 되어 완료
결국 오늘 저녁밥은 네꼬맘마(a.k.a 버터밥)와 쉰김치로 때웠다



당신 학위 따는 날에 나.. 꼭 가방이라도 하나 받아내고 말겠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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