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December, 2012

veinte y cuatro de diciembre




어차피 3개월 된 아기를 데리고 파인다이닝을 즐기는 건 불가능하고
북적대는 바에서 자정이 넘도록 술을 마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달곰이 아파서' 크리스마스인데도 외출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는 말자

다행히 효녀 달곰 답게 일찍 -무려 7시 40분!- 잠이 들어서
종일 짬 나는 대로 만들어뒀던 음식들을 주섬주섬 차려 먹을 수 있었다
언젠가부터 양갈비를 굽는 것이 우리 부부의 christmas tradition
오늘도 오전 일찍 hipercor에 가서 잘 손질된 cordero lechal을 한 팩 집어왔다
우리는 스테이크를 구울 때 오븐 대신 staub의 무쇠 그릴팬을 쓰는데,
고기를 굽는 건 항상 오빠 몫이라 나는 그 방법을 전혀 모른다




honey-roasted brie with walnut
모양은 빠지지만
엄청 간단하고 맛도 좋다

mixed salad with sun-dried tomato & parmigiano reggiano
드레싱은 EEVO와 발사믹크림으로 쉽게 쉽게




grilled lamb
소금 후추 EEVO 타임 로즈마리 
maille whole grain mustard



오빠는 inedit 75cl 한 병을 혼자 다 마시고, 나는 또 탄산음료;
디저트로는 이탈리안 퀴진 코너에서 panettone와 파티사이즈 티라미수를!
빠네또네는 잘못 사면 퍽퍽하고 톱밥같은 질감인데
오늘 사온 녀석은 아띠제의 밤빵보다 촉촉하고 콕콕 박혀 있는 건포도가 예술 +_+
스페인에서의 크리스마스에는 당연히 roscón이어야겠지만
그 빵은 정말이지.. 어떤 이유로 그 빵을 먹는 것인지 아직 모르겠다
그래서 올해의 크리스마스 디너엔 어쩌다보니 빠네또네가...



아픈 아가에 대한 걱정은 아주 잠깐이라도 접어두고
오랜만에 단둘이 잔 부딫히며 홈메이드 크리스마스 디너를 즐길 수 있었다
인생에 관한 진지한 토론 대신 뚱보 특집 <런닝맨>이 함께 했지만...
그나저나 계획대로라면 내년엔 한국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도 있겠는데,
그때는 달곰이도 양고기 조금만 드셔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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