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October, 2011

diez y siete de octubre




이 곳에서의 아침은 미국에서와는 사뭇 다르다

미국 살던 시절엔 늘 10~11시 까지 늦잠을 자는 편이었는데
9시 부터 들려오는 잔디 깎는 소리에 잠을 방해받기 일쑤,
잔디 깎는 소리 뿐 만 아니라 흙이 섞인 풀내음과 먼지를 함께 흩뿌리기 때문에
싫어도 몸을 일으켜세워 온 집안을 돌며 창문을 닫아야 했다
(물론 다시 침대로 돌아와 이불을 뒤집어 썼지만 ㅎㅎ)

san luis 25번지는 잡지사 또는 케이블 방송을 제작하는 회사인 것 같다
업의 특성 상 출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아 아침이고 밤이고
끊임 없이 차가 드나들고 걸어서 통근하는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온다

아침 해는 8시가 지나야 스물 스물 올라오지만
회사 정문에서 건물로 이어지는 도로는 출근자들을 위해 불을 환히 밝히기 때문에
커튼도 없고 persiana가 고장나 침실 창문을 가리지 못하는
우리로서는 그 불빛이 번거롭다

시끄럽다 싶을 정도의 새 울음소리에 풀내음이 진동을 하던 그 곳과
밤새 자동차 전조등 불빛으로 검은 벽이 순간 순간 환하게 빛나는 이 곳의 거리감은
도시 여행을 떠난 시골쥐가 낯선 호텔에서 잠을 청할 때의 기분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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