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October, 2011
treinta y uno de octubre
여기는 metro ciudad lineal 근처 alcalá-norte라는 몰에 있는 까페
중고차 딜러쉽에 왔다가 담당자 부재로 세 시간을 길에서 때워야 하는 상황이다
café con leche 두 잔 시켜놓고 공부가 바쁜 오빠는 수학 공식과 씨름 중
나는 멀뚱히 사람 구경..
하기엔 서울 강북 변두리 쇼핑센터 수준의 가게 몇 개만 있을 뿐이라 볼 게 없다 ㅠㅡㅠ
서울에선 구질구질한 동네에 가는 거 정말 질색했었는데,
여기선 뭐 나 역시 이런 이민자 동네에 어울리는 노오란 유색 인종일 뿐이다
아니 어쩌면 latino들보다 못할 지도;
이번 주 중으로는 꼭 차를 샀으면 좋겠다
두 달 남짓 대중교통 타고 '참 잘 다녔지만', 사실 꾹꾹 참는거지 좋아서 했을 리가 있나
달리 방도가 없었을 뿐이다
매일 버스를 두 세번 갈아타며 다니는 것과,
차는 있지만 복잡한 시내 주차를 피하려고 가끔 버스를 타는 건 천지 차이
한국 떠날 때 보다 몸무게가 2kg 빠진 것도 대중교통이 갉아먹은 게 틀림없다
아직 계약을 한 것도, 한국에서 송금이 도착한 것도, 보험 문제가 해결 된 것도 아니지만
벌써부터 rear-view mirror에 다는 fuzzy dice를 어디서 구하나 하는 걱정이 든다
dice 사러 런던 가겠다 하면 혼나겠지? ㅋㅋ
지난 두 달 동안
bmw 1, alfa romeo giulietta, mito, vw polo, golf, fiat 500, mini clubman 등
온갖 모델을 넘나들며 새 차를 사네 중고를 사네
(언어적 한계를 커버하기 위해) 컨설턴트를 쓰네 마네
수십 개의 메일을 보내고 영어 메일은 다 씹히고
차를 고르는 데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던 건 인정
마음을 비우고 seat의 ibiza로 결정했다면 적은 금액에 빨리(9월 중?) 새차를 뽑을 수도 있었다
얄팍한 budget을 가진 주제에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뽕카 1호기에 비교하고 엔진 성능이 어쩌구 저쩌구..
부끄러운 모습임은 잘 알고 있지만
어쩌겠어?
나는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자동차를 보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미국에서 살았는 걸
...
그리고 정말 운전 하는 걸 좋아한단 말이에요 ♥
(누구한테 항변하는 건지 ㅋㅋ)
4 hrs later
finalmente, 우리는 차를 예약하는 데에 성공했다
(신차를 계약 하는 게 아니고 중고차 예약금을 치뤘으니까 '예약'이 맞다)
2010 VW golf 1.4 tsi 122cv dsg sport
가솔린을 먹는 1.4리터 미니사이즈 엔진 -클릭이나 아반떼보다 작아!- 에 7단 자동변속기
추가금이 안 드는 정통 흰색(candy white)에 16" 알로이 휠이지만
내장은 무려 가죽이다, 베이지색 가죽 시트!!!
유럽에서 도통 찾아보기 힘들다는 가죽 시트 가죽 시트 º ㅁ º
뒷 범퍼가 좀 까이고 왼쪽 휠 하나가 갈린 것만 빼고는 컨디션이 매우 좋았다
딜러쉽 매니저를 옆에 태우고 시승에 나섰다
pueblo nuevo 지역은 어찌나 골목 많고 언덕도 많고 길은 좁고 사람이 바글바글 한지
실제로 운전한 시간은 5분? 길에 서 있던 시간은 10분?
그래도 작지만 강하다는 1.4 tsi 엔진은 굉장한 토크빨을 발휘하며
오르막길에서 기본 50cm는 뒤로 밀리는 수동의 나라에서 언덕을 마구 기어올라..
가 아니라 그저 다행히 밀리지는 않고 제 자리에
만족스러운 시승.. 이고 나발이고 빨리 차를 계약해버려야 마음이 편했던 우리는
내리자마자 매니저를 끌고 사무실로 들어가서
현금 박치기 -그래봐야 300유로ㅋㅋ- 로 예약금을 건네고 차량 정보를 받아왔다
이번 주 중으로 재빨리 운전자 보험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제면허는 보험 가입 승인이 잘 안 나온다길래 마음이 급하다 ㅠ)
하루 종일 한 끼도 못 먹고 오래 걷고 버스도 몇 번을 갈아타는 강행군 후 집에 돌아오니
손 떨리고 다리도 후들거리고 구역질까지 났지만
그래도 좀 통키통키한 마음으로 청소도 하고 저녁 식사 준비도 했다
두 달 기다린 보람이 이번 주에 멋진 모습으로 나타날 것 같다는 설레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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