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January, 2012

cinco de enero




집 앞 약국에서 사온 항히스타민 연고를 손목에 쳐발쳐발 하고
사케바의 성의 없는 블로그 포스팅을 읽으며 3분 동안 귤 5개를 마셔버렸다 - 껍질은 뱉어내고
J가 줬던 nappy rash용 연고는 따갑더니 이번 연고는 무지무지무지무지 간지럽다
이래서야 낫긴 낫는걸까..
먹는 항히스타민제도 받아올까 하다가 임산부는 복용하면 안 된다길래 마다하고 왔는데
임신 중인 것도 아닌데, 이러다가 1월 중순에 생리가 빵 터지면 엄청 억울 할 것 같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알레그라D'라는 항히스타민제가 이미 있있네 ㅇㅅㅇ)



내일은 epiphany, 동방 박사들이 아기 예수를 만나러 간 날
이 나라 사람들은 아기 예수의 생일 보다는 동박 박사들에게 축복 받은 이 날이 더 중요하다며
겨울 세일도 1월 7일부터 시작하고 애들에게 폭풍 선물을 준단다
못생긴데다 묘한 (화장품 같은) 향이 나는 roscón de reyes라는 빵을 먹는 풍습도 있는 듯
오늘 마트에 가니 roscón이 종류 별, 크기 별로 산더미 처럼 쌓여 있었다
온 나라가 크리스마스 한참 전 부터 여태껏 홀리데이 분위기에 취해서 매일 같이 길이 막히고
마트니 백화점이니 사람이 넘치고 관광지에는 관광객이 개미떼처럼 줄을 서 있고
떠들썩하게 명절을 보낼 가족이 없는 나는 그저 이 분위기가 짜증 날 뿐이다
빨리 다 집어치우고 제자리로들 돌아가란 말이야!!!
... 이거 이거 여름철 관광 시즌이 절정을 이룰 때는 어떻게 되려고 말이지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꽤나 스페인 거주민 다워지기도 한 것 같다
좋아하지도 않던 sidra(=cider)가 요즘 들어 입에 짝짝 붙어 오늘도 한 병 사왔고
charcutería 앞을 지날 때면 하몽 냄새가 코를 간지럽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던가

이렇게 몇 년을 지내고 나면 roscón도 맛있게 느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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