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January, 2012

siete de enero




오래간만에 -아마도 2, 3개월 만에?- S양과 긴 긴 전화통화를 했다
침대에서 뒹굴면서 온갖 주제에 격하게 흥분해가며 수다 떨고 나니 티셔츠가 땀에 젖었다
이런 시기에는 반갑지 않은 뉴스 -S의 친구인 M양의 '원치 않았는데 임신' 소식- 도 있었지만
밀린 근황 폭풍 업데이트를 하고 나니 속은 시원하다
요 며칠 마음 한 구석에 묻어놓고선 어쩔 수 없이 신경이 쓰이던 D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결국 A언니의 조언 대로, '친구도 인생의 업보' 라는 거다
5년 전 만 해도 "왜 자꾸 끌려다니니" "이제 그만 신경 꺼" "버려 그냥" 이라고 말하던 S였는데
그녀 역시 나 못지 않은 업보친구(업친?)가 있다 보니 많이 누그러졌다
어떻게 버리니..
뒤끝 없이 버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모를까
연락 없이 일주일 쯤 됐나, 아마 한 달 정도 끌다가 제 풀에 지쳐 연락이 올거다
(안 오면 말고ㅋ)

연애든 우정이든 사람과 사람이 연관된 만큼 서로에게 잘 해야만 한다
한 쪽만 노력을 쏟는 관계는 인간관계라고 부를 만한 의미도 없고 좋은 결말을 보기도 힘들고
나도 그다지 따뜻한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D에게 완벽한 친구이진 않겠지만
나에게 있어 D는, 이렇게 말하고 싶진 않지만 친구 이하로 떨어져 버렸다
내 안부를 물어주는 친구, 손수 쓴 생일카드를 보내주는 친구, 나의 삶에 관심을 보이는 친구
D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내가 지속적으로 그녀의 안부를 묻고 생선을 보내고 근황을 체크하는 동안
그녀는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을 뿐 나는 늘 뒷전이다
카톡 한 번 자기 손으로 먼저 써 보낸 적이 있었나요?
A언니는 D에게 있어 나라는 사람은 '종신보험' 삼은 친구인 것 같다고 했는데
그 말이 정답일세
설사 내가 종신보험이라고 해도, 유지하고 싶으면 약관을 지켜야 하잖아?
친구 사이에 존재하는 암묵적인 룰이 곧 인간관계 보험의 약관이다
그리고 그녀는 약관을 무시한 채 보험금 중도 상환을 해달라고 조르고 있는 모양새

D에게 악의가 없다는 건 잘 알고 있다
D는 일에 치이고, 주변을 돌아볼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으며, 인간관계에 서툴다
하지만 나는 꽤나 냉정한 사람이라 무한한 이해를 베풀지 못한다
모자르고 서툰 사람은 그만큼 불이익을 당해도 별 수 없다
sociopath도 아니고 뭣도 아니지만 어쨌거나 나는 이럴 때는 심해에서 온 cold fish
더군다나 나도 사람인데!
나만 마음고생하고 이해하고 용서하는 건 억울하잖아



거참
D가 이걸 볼 것도 아닌데 이렇게 투정해서야 무슨 소용이 있담?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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