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January, 2012

quince de enero




"Having a baby is like having a tattoo on your face"

<eat pray love>에 나오는 명대사
그래, 나는 드디어 두 개의 지울 수 없는 문신을 가지게 되었다
아직 하나는 지울 수도 있고 지워질 수도 있는 불안정한 상태이긴 하지만 그렇게 될 리가 있나 ;)

어플에서 일러주는 생리예정일은 어제(14일)
배가 아프긴 한데 허리가 묵직하거나 밑이 빠질 것 같은 PMS 다운 증상이 아니라
배꼽 좌.우.밑이 땡기는, 살갗 밑의 근육을 꼬고 또 꼬는 듯한 근육통이었다
그 외에 다른 증상은 완전 無
아니다, 화장실이 좀 자주 -2시간에 한 번씩?- 가고 싶긴 하다

그래서 아침에 느지막히 일어나 꽉 찬 방광을 끌어안고 일회용 컵 하나 들고 화장실 행
목욕재계는 못해도 눈곱은 떼고 하자는 생각에 우선 세수부터 했다
컵에 소변을 받으며 생리가 시작하진 않았는지 다시 한 번 확인
클리어-
좋아 그럼 임테기를 뜯어볼까
소변에 담그고 5초를 기다리니 모래시계가 돈다
내가 사용한 임테기는 clearblue digital

돌고 도는 모래시계를 곁눈질하며 얼굴에 세럼을 바르는데 손가락이 발발 떨렸다
너무 떨려서 parsley seed serum의 스포이드를 병 입구에 제대로 넣을 수가 없었다
나란 사람도 이렇게 떠는구나..
싶다가 표시창에 "embarazada"라고 뜨는 순간 훗!
그럼 그렇지, 나도 한방이다!!!
뚱뚱한(;) 임테기를 다시 박스에 넣고 방으로 돌아가
의기양양하게 오빠에게 내밀었다
어? 오늘 테스트 해볼라구? 내가 뜯어줄게
읭??
이미 뜯은거야?
벌써 한거야?
이거 뭐라고 써있는거야?

이거 뭐라고 써있는거야..
이거 뭐라고 써있는거야..
이거 뭐라고 써있는거야..

왜 읽지를 못하니
왜 까막눈이라 읽지를 못하니
서로 얼싸안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따위의 풍경은 펼쳐지지 않았다



낯선 단어 하나가 내 인생을, 내 생활을 바꿔버렸다
어제부터 계속되는 똑같은 복부 통증이라도 오늘은 유난히 신경이 쓰이고
요근래 저녁 나절부터 졸려도 참았었지만 오늘은 낮잠을 푹 잤다
sanitas.es에 들어가 2월 1일에 초진 예약을 해두고
이번 주 중에 한 번 더 테스트를 해본 다음 부모님들께 말씀드리기로 했다
heart-beat를 듣고 나서 알려드리고 싶지만, 혹시 잘못 되더라도 그것도 아셔야 하니까
(당장 몇가지 조언을 얻기 위해서 임신 6개월의 J양에게만 알렸음)

애기씨(앗)의 태명은 고민할 것도 없이 달콤이다, 반달콤
사실 '달곰'이 맞는데 너무 시골스러운데다가 남성성이 강해서 약간 변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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