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초진(la primera visita)을 대비해서 <pregnancy journal>을 시작하기로 했다
뭐든지 본격적으로 시작 -하지만 유종의 미는... 그게 뭐지?- 하는 나답게
앞으로 8개월 간 꾸준히 사용할 장비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했다
(한국에서는 산모수첩? 이라는 건 주는 것 같던데.. 여기서 받는다고 해도 스페인어로
쓰여 있는 수첩을 사용하기는 좀 귀찮을 듯)
꾸미는 것도 귀찮고 포맷이 정해져있는 것도 싫은 나는
그저 줄만 쫙쫙 쳐진 하드커버의 플레인 노트를 사서 내 맘대로 쓰고 싶었다
그렇다고 또 싸구려는 싫으니 딱히 생각나는 게 moleskine 밖에 없네
그리고 희귀한 브랜드로 골라봐야 마드리드에서 쉽게 구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어 -_-
진작부터 써보고 싶었던 것은 moleskine에서 나오는 baby journal
근데 막상 매장에 가서 보니 '임신' 섹션이 너무 작아 지금 실컷 쓰기엔 갑갑해보인다
그리고 2돌이 될 때 까지 쓸 수 있다는데,
대체 한 가지 수첩을 3년 씩 쓰는 사람이 어딨냐 0_0
그래서 그냥 뒤지고 뒤져서 빨간색 하드커버의 ruled note를 찾아냈다
그나마도 중간 사이즈는 없고 라지 뿐이라서 ㅠ.ㅠ 만화책 만한 걸 사왔다능
어쨌거나 수첩 쇼핑은 즐거웠지만.. 사자마자 흥미가 떨어져 대충 소파에 던져놨더니
오빠가 꺼내보고 "어 정말 몰스킨으로 샀네? 여기서도 파나보지?" 라고 하다가
가격표를 보고 얼굴이 굳어진다 ㅋㅋㅋ
미국에서 8-9불이면 살 수 있었는데 여기서는 16유로 ㅋㅋㅋ
비싸게 샀으니까 안 쓰면 눈치 보일 것 같아서 드디어 오늘 비닐 뜯고 개시!
줄 간격은 아주 좁지 않아서 쓸만하지만
역시 몰스킨은 가격 대비 명성 대비 종이가 안습이다 - 얇고 눅눅해
뒷장까지 글씨 자국이 눌리기 때문에 뒷면은 포기하고 앞면만 사용하도록 합니다
당장은 쓸 게 별로 없어서 우선 임신/출산 관련 단어를 영어-한국어-스페인어로 정리해보았다
앞면만 쓴다고 해도 페이지가 워낙 많은데,
앞으로는 적을 거리가 더 늘어나겠지? 늘어나야 한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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