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March, 2012
quince de marzo
신은 나에게 '입덧'을 대신해서 '그 외 모든 것'을 내려주셨나 보다
6주차에 시작해서 거의 열흘의 시간을 앗아간 두드러기부터 소양증 초기로 의심되는 붉은 반점,
지난 주에는 눈다래끼가 나서 고름이 차더니 드디어 어제는 치통이 찾아 왔다
왼쪽 윗 송곳니 바로 뒷니에서 시작된 통증은 코를 넘어 광대뼈, 눈, 귀까지 퍼졌고
한밤중이 되어서는 왼쪽 얼굴 전체가 마치 뒤틀리는듯이 너무 아팠다
잠을 설쳐가면서 무려 52번 쯤 "지금 응급실을 갈까?"하고 고민했으나
왠지 응급실에 덴탈까지는 없을 것 같고 기껏해야 진통제 정도 처방해줄텐데
집 앞 약국은 아침 9시에 문을 여니까 괜히 두 번 나가는 수고를 하느니 좀 더 참는 게 낫겠지
...
라며 긴 긴 밤을 지새우고 결국 아침 7시 반, 더이상 참을 수 없어!!!
주섬 주섬 세수를 하고 빈 속에 운전하고 갈 수는 없으니 바나나를 반 개 먹는데
물컹한 바나나 하나 씹는 것도 엄청난 챌린지 ㅠ_ㅠ
8시 반에 응급실에 도착해서 접수를 했는데 하필 교대 시간에 걸려 의사를 만난 건 9시 반
역시나 의사는 4주 내로 치과 예약을 잡아 root canal 치료를 받으란다
그리고 임신부에게도 안전(?)하다는 항생제와 진통제를 처방해줬다
돌아오는 길에 약국에 들러 약을 사고 집에 오자마자 요거트 스무디 한 잔 원샷 한 후
항생제와 진통제를 주저없이 들이부었다
두드러기 때 혹시나 달곰이에게 해가 될까 약 안 먹고 버티다 개죽음을 당할 뻔 했기 때문에
내 심신이 건강해야 내 새끼도 산다는 신념 하에 그냥 먹기로 했다
사실 이런 치통을 쌩으로 참아야 하는 건 정말 정신 건강에 좆치 못하다
(그래도 치통이랑 두드러기 중에 고르라면, 망설임 없이 치통을 고르련다 ㅋㅋㅋ)
약발이 잘 들어서 앞으로 두 달만 버틸 수 있으면 좋겠다
신경치료에 크라운까지 하려면 여기서보단 한국에서 하고 싶으니까
빈 속이나 다름없이 항생제를 먹었더니 곧장 부작용
A언니와 함께 J의 차를 타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속이 울렁울렁 =_=
금방이라도 넘어올 것 같았지만 꾹꾹 밀어넣으며 MG몰 주차장에 도착할 때 까지 겨우 참다
도착하자마자 웩 =_=
그냥 nausea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요거트가 넘어올 줄은 몰랐다
정말 쉽게 넘어가는 게 별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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