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February, 2012

siete de febrero




2월 7일은 아빠의 생신
아빠는 지금 런던 패딩턴역 근처의 한 호텔에서 BBC worldwide 따위를 보고 계시겠지
아, 부럽다 런던



나의 food craving은 디저트를 타깃으로 잡았는지
매일 밤 마다 (평소에는 거들떠도 안 보던) 생크림케이크나 판 티라미수가 허공에 맴돈다
지방의 천국을 떠나 디저트의 불모지로 이주한 댓가를 톡톡히 치루는 셈이다
c/ velazquez에 가면 영국식 컵케이크 집이 있고 mercado de san anton 안에 있는 케이크 가게
맛이 꽤 괜찮다는 건 알고 있지만 몸이 성하지 않아 먼 외출은 아직 무리무리
더군다나 북극에서 강림하신 한파를 피하려면 뭐래도 집이 최고다
방콕하는 동안 주워먹을 간식거리를 사러 까르푸에 갔지만 실적은 시원찮다
코코볼 대용으로 사온 네스퀵퍼프와 씨리얼바, actimel 바나나&딸기맛 따위..
BB가 밀라노에 있는 마트에서 파는 맛있는 초코디저트라는 걸 사진까지 찍어 보내줬지만
danone이나 nestle같은 다국적 브랜드가 아니라 여기엔 수입되지 않는 것 같다
한국에 들어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디저트들을 실컷 흡입하려고 매일매일 날짜를 세는 나에게
'모두가 못살기 위해'서 artisée를 무너뜨리는 고국의 개미들은 야속하기만 하다
뉴욕에 가서 payard나 dean&deluca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지 못 할 것들이,
신세계 본점 명품관까지 찾아와서 사과타틴을 앞에 두고 찍은 싸이 인증샷 속의 자기 자신은
새까맣게 잊어버리는 참새만한 두뇌로 평등이니 상도덕을 지껄이는 건지
동네 빵집 안 가고 곧 죽어도 파리바게뜨 가는 주제에
빕스보다 아웃백을 더 자주 가는 주제에
생크림케이크도 없는 곳에서 아띠제 모카쉬폰을 그리워하는 나에게
이러지 말란 말이다!!!



날씨만 좀 따뜻했더라면, 몸이 가벼웠더라면 지금쯤 런던으로 갔을텐데
하지만 이도 저도 받쳐주는 게 없으니 그냥 멍하니 창 밖의 돌풍 소리만 듣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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