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February, 2012

veinte y uno de febrero




입덧이 없다고 좋아했더니 도리어 식욕이 너무 왕성해서 걱정이다
사실 내가 지금 느끼는 식욕의 정도는 일반 사람들의 평소 수준이나 되려나 싶은 정도이지만
평소에 워낙 잘 안 먹었기 때문에 스스로 느끼는 변화의 폭이 너무 크다
회사 동료였던 J언니가 속칭 '먹는 입덧'으로 모든 동기사원들을 셔틀로 삼아 부려먹고
하루종일 간식을 입에 달고 살다가 30kg나 쪄버리는 바람에 내가 못 알아보고 지나가고 ㅋㅋ
나도 '먹는 입덧'인가 싶어서 걱정이 되긴 하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으로 오래 있으면 속이 쓰리기도 하지만
먹고 돌아서자마자 시장끼가 느껴져서 울렁거리는 정도는 아니니까, 그럼 아닌 건가?

요즘 나의 food craving을 살펴보면
생선은 생각만 해도 비릿비릿해서 싫고, 아플 때는 고기가 그리웠는데 지금은 별로 별로
비린 음식이 싫다보니까 멸치 육수에도 좀 거부감이 와서 수제비 같은 건 못 먹겠다
닭육수로 만든 칼국수는 좀 땡기길래 영계 두 마리를 사다놓았고
가끔 라면이 생각나고 군만두나 오징어튀김 같은 바삭바삭한 게 먹고 싶다
(서울식품에서 사다놓은 군만두가 있긴 있는데 너무 맛이 없어서 좀 싫어.. -ㅠ-)
아침 공복을 다스리려고 먹는 씨리얼바나 초코씨리얼은 잘 먹는 편
우유는 씨리얼에도 먹고 그냥 마시기도 하고 kefir랑 섞어 먹기도 해서 많이 섭취하는데
달곰이 준비하면서부터 엄청 마셔댔던 두유는 완전히 끊어버렸다
서양 두유 특유의 바닐라향이 이상하게 거슬리네 (아니면 콩비린내?!)
고기는 안 땡기지만 소시지는 잘 먹히는 편이라 홈메이드 핫도그를 자주 해먹고 있고
해산물 생각은 안 나도 먹긴 먹어야 할 것 같아서 홍합 미역국 끓일 재료 사왔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초콜렛 탐닉이 제일 심한 편
(원체 좋아하기도 하지만) 커피나 탄산음료를 마실 수 없다고 하니까 대체재로 생각이 나는건지
엄마가 보내준 브라우니부터 magnum의 초코아이스바, 초콜렛 티라미수, 초코씨리얼,
지금은 마트에서 사온 초콜렛 머핀이 다소곳이 날 기다리고 있다 ㅋㅋㅋ
당분 섭취가 과하면 임당이 올 수도 있고 애가 거대하고 비대하게 태어난다고 하는데
잘 익은 딸기에도 설탕 뿌려먹고 싶으니 이걸 어쩌란 말이냐 ㅠ_ㅠ

임신 전과 미묘하게 달라진 허리선 -지방이 얇게 깔리고 말랑해졌다- 을 보면 우울하지만
실제로 몸무게는 전혀 늘지 않았고 임산부 주제에 뱃살 고민을 하는 것도 웃긴 것 같아
먹고 싶은 건 가능하면 다 먹기로 했다
대신 조금씩, 자주, 중간 중간 집안일을 해서 운동량을 키우고
지난 주의 자궁출혈 진단만 없었으면 (간단한 동작만 골라서) 요가도 다시 하려고 했는데
복근을 자극하는 건 아직 겁이 나니까 집안에서라도 자주 걸어다니려고 한다
같은 맥락에서 그로서리 쇼핑만 나가도 기본 1시간 이상 꼬박 걸을 수 있으니까
굳이 오빠가 필요없이 혼자 쉬엄쉬엄 시간을 오래 들여서 직접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3월 말 까지는 지금 몸무게를 유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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