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February, 2012
uno de febrero
이른 아침 병원에 다녀왔다
아직 출근시간 전이라 막히지 않아 널럴한 rotonda를 하나, 둘 돌아 옆 동네로 넘어가면서
새삼스럽게 내가 사는 동네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내가 사는 hortaleza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sanchinarro
canillas와 arturo soria에서 이어지는 hortaleza는 신도시가 아니고 오래된 아파트가 많아
내가 사는 아파트는 후진 주거 지역 한복판에 성처럼 솟아있는 모양새이다
동네 분위기나 수준은 공동주거건물로 꽉 찬 canillas와 hortaleza가 거의 비슷한 것 같고
arturo soria는 주택이나 고급 빌라가 많아 거리가 깨끗하다
canillas 남쪽으로는 concepción, pueblo nuevo 같은 동네가 있는데
우리나라 강북 저 멀리.. 청량리역 근처 같은 느낌이랄까
도로가 좁고 어두운데 중남미 이민자들이 많아서 절대 가고 싶지 않은 동네..
스페인이나 이태리의 주택에는 강한 햇살을 막아주는 '차광막(persiana)'이 달려있는데
알루미늄 셔터로 깔끔하게 마무리 된 곳도 있지만
오래된 주택들은 구멍가게 차양 같은 비닐 천막을 쓰는 경우가 많아서
마드리드의 아파트 외관은 대부분 좀 너덜너덜하다
하나같이 황갈색 건물에 세월에 찌든 초록색 차양이 바람에 나부끼며 너덜너덜 -_-
(M30 도로변이 이런 지저분함의 끝판왕)
우리 아파트 남쪽으로는 찢어진 차광막이 바람에 한들거리는 유쾌하지 못한 풍경이 펼쳐지고
북쪽으로는 gran vía de la hortaleza라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는데
새로 지은 건물에 디자인도 독특해서 나름 볼 만 하다 (한국 사람들도 많이 살고)
M11을 건너 북쪽 sanchinarro로 넘어가면 지저분한 풍경 대신
팔목보다 가는 (심은 지 3년도 안 되어 보이는) 앙상하고 작은 가로수와 붉은 흙밭
그리고 겉보기에는 삐까뻔쩍한 그림같은 새 아파트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아파트마다 펜트하우스에는 넓은 야외정원이 딸려 있고 단지 중앙에는 전용 수영장
PB층에는 자잘한 가게와 수퍼마켓들
여기서부터 las tablas, alcobendas 등 마드리드의 신 주거지역의 시작
우리 아파트는 hortaleza 끝자락이라 아무래도 sanchinarro 생활권이다
병원도 그 쪽에 있는 la moraleja로 다니고 있고, 장도 hipercor sanchinarro에서 보고
J언니네 집 앞에 카페가 많아서 커피 마시러 나가기도 하고
널찍널찍한 것 치고 주차하기 ㅈㄹ맞은 건 여기나 거기나 마찬가지지만;
현대차나 삼전 법인이 그 근처에 있어서 그런지 주재원 가족들이 선호하는 지역인 것 같다
나라도 여기보단 sanchinarro에서 살고 싶은데 (집값도 더 싸고!)
안타깝게도 IE에서 한번에 대중교통으로 닿는 마지노선이 hortaleza라 ㅠ.ㅠ
이 도시에서 얼마나 더 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달곰이와 활동하려면 arturo soria로 이사를 가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안전하고 깨끗하고 산책하기 좋은 분위기에 시내 접근성도 더 좋아지고
대신 3 dorms으로 옮겨야 할테니 집값은.. 여기의 2배 쯤으로 잡으면 대충 맞겠네 -_-
사실 그 전에 내 집, 내 가족 있는 한국으로 빨리 돌아가야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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