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January, 2013

treinta y uno de enero




봄날 만큼 따뜻한 날씨가 아까워서 급마실 나가기로 결정
부랴부랴 달곰 런치백만 챙겨 향한 곳은 el escorial
거대한 수도원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막상 유모차 가지고는 돌아보기 힘들 듯 싶어
그냥 주변 산책 하는 걸로 만족 ㅎㅎㅎ









차를 돌려 향한 곳은 valle de los caídos
우리말로 하면 전몰자의 계곡 이라는데 전몰자? 뭔 말인지 모르겠다
영어로는 valley of the fallen, 어째 이 편이 더 이해하기 쉽네
'프랑코 무덤'이라고 오래 전부터 알고만 있었는데 막상 가보기는 처음
맨날 오가는 a6 도로에서 보이는 거대한 십자가가 바로 이 곳

http://en.wikipedia.org/wiki/Valle_de_los_Caidos
(여행정보 블로그는 아니니까 장황한 설명 대신 위키 링크 정도로 ㅋ)

독재자할배 말고도 내전 희생자들이 4만명 씩이나 묻혀있다고 해서
괜히 원귀-_-가 득실득실하는 곳에 아가 데리고 가는 거 아니냐고 마구 걱정
근데 막상 가보니 전혀 떼무덤 분위기 안 나고 그냥 장엄하더라
어쨌거나 성당(basilica)이니까 셋이 나란히 성호경 긋고 :)

프랑코가 독재의 힘으로 만들어놓고 성당이라고 포장했다느니
전범 노동력을 착취해 만든 주제에 니편 내편 구분 없이 다 묻어줬다느니
여행 후기마다 참 다양한 의견들이 많던데,
우린 그런 건 제껴두고 그냥 입이 딱 벌어지는 동굴 속 성당에 감탄 감탄했다
학교 다닐 때 '스페인내전'에 대해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고선
지금 머릿 속에 남은 게 얼마 안 되어 오빠한테 설명도 제대로 못 하고;
진짜 우리나라 대학교는 다니나마나 라니깐
달곰은 꼭 독일 뮌헨으로 보내야지 (후훗)






150m 짜리 십자가가 하나의 바위로 만들어졌다고 하길래
크레인도 없던 시절에 그걸 어떻게 세울 수 있었을까 궁금했는데,
뭐야 막상 가보니까 벽돌로 만든 십자가야? -_-
심지어 십자가 안에 계단도 있고 리프트도 있다고 -_-

성당 입구부터 내부 곳곳에 (길진 않지만) 계단이 많아서
오빤 앞에서 끌고 난 뒤에서 밀고 스토케를 가마 모시듯 들어 옮기기를 수차례
공주마마께서 더 무거워지시면 이 짓도 더는 못 하겠네
나중엔 여기저기 "silencio" 라고 적힌 엄숙한 성당 안에서
폭풍옹알이 메아리치는 바람에 프랑코할배 깨울까봐 급히 안아올려 얼르고 달래고



주변이 온통 울창한 침엽수림이라 마치 수목원에 온 듯 공기가 상쾌하다
오랜만에 침엽수 냄새 -송진 냄새?- 를 맡으니 솔의 눈을 마셨나, 막힌 코가 뻥!
사막;에서 태어난 달곰이 숲에는 처음 와보는 거니
반달곰 답게 초록을 느껴보라고 나무 사이사이로 산책 좀 하고 그만 하산

일요일마다 미사 있던데 미사보러 한 번 왔음 좋겠다
근데 신부님께 옹알이로 화답하면 좀 안습 ㅋㅋㅋ
입장료가 1인당 5유로 -아기는 면제- 니까 또 오기에도 부담 없고







새로 개시한 spring court 스니커즈
개시하자마자 아파트 엘리에 떨어뜨려 잃어버릴 뻔 ㅠ_ㅠ



28 January, 2013

veinte y ocho de enero




한밤중의 퐝당퐝당한 이야기 1

농담 반으로 막 던졌던 '토즈 로퍼가 파라도르에 남았다'는 가설이 입증됨
혹시나 해서 메일을 끄적여 보냈던 것이
"우리가 보관하고 있으니 보내줄게"
라는 반가우면서도 어이없는 답장으로 돌아왔다
방금 전 부랴부랴 배송료 지불 할 카드번호랑 주소 적어보냄 =_=
감자님하는 어찌 한달이 넘도록 자기 신발이 없는 것도 모르는지
비싼 신발 안 보이는데 주인이 찾지도 않어;
왜 이런 일은 맨날 내가 하는 건지
신발 오면 그에 상응하는 인텐시브로 나도 신발 하나 ㅋ



한밤중의 퐝당퐝당한 이야기 2

오늘따라 깊은 잠 못 자는 달곰이 또 깨서 울길래
이참에 배불리 먹여 재우자 싶어 조금 이른 밤중수유 고고
하의실종에 기저귀만 차신 공주마마를 안고 젖병을 물려드리는데
아 허벅지에 느껴지는 이 뜨거운, 피가 샘솟는 듯한 열기는 뭐지
뜨거운 기운이 점점 널리 퍼지고 있어
기저귀가 헐거웠나보다.. 오래도 많이도 싸는구나
정신이 혼미한 마마님은 그러거나 말거나 쭉쭉쭈욱쭉쪽쪽
난 뜨뜻흥건한 느낌 그대로 좀 더 버텨야 함
난 엄마니께 ㅋ
결국 한 시간 전 샤워하고 싹 갈아입은 옷 위아래로 다 버림
흰 티셔츠에 노란 얼룩이 아프리카 대륙 만하게
옷 갈아입고 얼른 자야지 ㅠ



27 January, 2013

veinte y seis de enero




마덕리 lee변호사님의 블로그에서 본 bristol bar 로 브런치 먹으러 고고
영국 바로 옆집 살면서 저 좁은 해협을 못 건너가니깐 ㅠ.ㅠ
스콘에 클로티드크림, 요크셔푸딩 같은 게 너무 땡겨 H언니네 가족 꼬셔 출동
언니도 꼰잘레스 오빠도 영국파라 딱 적절한 멤버다 싶었는데,
대영제국 영토 안에 발가락도 못 대본 촌스런 우리 오빠는 우짤 ㅋㅋㅋ

우리 달곰 어떻게 이쁘게 입혀나갈까 고민하는 나에게
맨날 가는 동네 -justicia- 지겹지도 않냐면서도
주섬주섬 새로 산 블레이저에 프로섬 트렌치까지 걸치는 메트로섹슈얼 님하 =_=
갑자기 토즈 로퍼가 보이지 않는단다
"OMG, 네르하 갔다가 파라도르에 두고 온 거 아냐?"
아빠곰이 정신없이 대체품을 찾아 새 코디를 하며 시간을 잡아먹는 동안,
신발까지 다 신고 기다리시던 따님 급 끙끙끄으으응
뭐지...?
이미 약속시간에 늦어버려 부리나케 주차장으로 날아왔는데
소올솔 이거슨 응냄시...;
후아 아까 끙끙대며 대왕응 한거구나
집으로 돌아갈 순 없고 차 안에서 급하기 해치우긔
다시 카싯에 앉히고 따악 운전대를 잡는데 내 손 어딘가에서 응냄시가 ㅠ



브리스톨바, 인테리어가 괜츈한데?
일행 중 두 분은 메뉴판 영어로 되어 있다고 막 좋아하는데
막상 주문받으시는 분이 영어 못해 ㅋㅋㅋ
그리고 요크셔푸딩은 커녕 스콘이니 클로티드크림도 없네
난 제네럴한 브런치 세트에 늘 그렇듯 -후훗- eggs benedict 선택
오빠는 영국 가본 적도 없으면서 당당하게 fish'n'chips
브런치는 걍 쏘쏘, 19유로 중 15유로는 달걀요리 값인가 보다
피쉰칩스는 기대 이상! 핼리벗 한 마리가 통째로 튀겨져서 뜨끈뜨끈
타르타르소스도 듬뿍 주고 함께 나온 감자튀김도 굿

달곰 100일 이후 첫 가족모임에 폭풍수다 하느라 사진은 한 장도 없숴
거기다 요즘 셀프절식하시는 아가님하가
레드와 블랙이 조화로운 강렬한 인테리어 구경에 정신 팔려 또 뿌뉴 거부하시고
얼르고 달래고 궁듸팡팡해대며 먹이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네
애가 둘이고 어른이 넷인데도, 애 둘이 일당백
그래도 오늘은 H양은 아이폰 삼매경 달곰은 쪽쪽이 삼매경으로 선방
유모차 마주하고 두분 낮잠하시는 아름다운 풍경 좀 사진으로 담아둘 것을

런던 가고싶다



25 January, 2013

veinte y cinco de enero




하아, 정말 밥 먹이기 너무 힘들다 ㅠ.ㅠ
소두증 의심 받고 + 제법 먹는 데 비해 몸무게가 영 늘지 않는다고
병원에서 분유 비율마저 잘 못 맞추는 엄마로 의심받은 걸 만회하기 위해
매일 1,000ml 먹이기! 미션을 감행하기로 했는데
왠걸, 많이 먹이겠다고 생각하자마자 따님께서 먹기를 거부하신다;
앞에서 말춤을 춰도 소음공해 수준으로 딸랑이를 흔들어줘도
100ml를 조금 넘기고 나면 그때부터 혓바닥으로 젖꼭지를 깔짝깔짝-
고육지책으로 모빌을 틀어놓고 크립에 눕혀 먹여도 기껏해야 30ml

진짜 환장하겠다

친정엄마 말씀으론 나도 100일 지나서부터 지독하게 안 먹었다고 하는데
나나 오빠나 (식도락은 좋아해도) 식탐이 없는 사람들이라
반달곰양이 분유에 이유식 말아 두 그릇 씩 들이킬 거라곤 기대도 안 했지만,
이렇게 안 먹으니 안 자라는 게 당연하지!!!
매번 고이고이 정성스레 물 끓여 분유 타는 엄마 좀 봐주라 ㅠ.ㅠ






크립에 누워라도 드시긔



모빌 보여주면 조금 더 먹겠써니?



손으로 쳐내지 말라고 쫌!



40분 째, 엄마 팔은 떨어져나갈 뿐이고



먹긴 먹은 건지
아님 입에 죄다 묻힌 건지






이유식기 들어서면 무엇보다도 올바른 식습관을 만들어주려고 
미리미리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이게 뭐냐고
이유식은 커녕, 뿌뉴 먹이기 부터 개망
모빌이라도 보여줘야 30~40분 걸려 몇 입 더 먹는 아가를 보니
맛대가리 없는 쌀미음 먹이려면 아이팟에 코코몽 대령해야 할 듯 싶다 

feeding에 소두증에 체중미달에 아주 죽겠네 진짜
속 터지는데 술김에 -와인 반 병 마셨쎄..- 빨리 자야지



23 January, 2013

veinte y tres de enero








정말로 별 일이 다 있네
오늘은 121일 된 반달곰양의 4개월 check-up이 있었다
완분으로 넘어가면서 한 회에 200ml 씩 벌컥벌컥 들이키는 달곰을 보며
이젠 몸무게가 팍팍 늘겠구나- 하고 나름 안심하고 있었는데,
5.6kg.. 아직도 6kg 대에 진입하지 못했다 ㅠ.ㅠ
덜 느는 몸무게에 비해 잘 크는 편이던 키 마저도 한 달 동안 겨우 1cm가 자랐네
몸무게는 10-25%, 키는 50%에 걸쳤다

문제는 머리둘레;
머리둘레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당연히 머리가 너무 클 때, 아니었나?
머리가 작아도 너어어무 작아서 38.3cm
어이없게도 3%, 그래프를 벗어나버렸다

머리둘레를 재보고 차트를 확인한 산체스쌤은 읭? 하더니
돌아와서 다시 재보고 또 차트를 확인하고 읭? 하더니
또 재보고 또 차트를 확인하고 슬슬 표정이 굳어간다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걸 감지한 나도 얼굴 근육이 딱딱해진다
"is there any problem with my girl?"
심각한 표정으로 달곰의 머리 여기저기를 눌러보고 눈동자에 빛을 비춰보고..
고개를 잘 가누냐고 묻길래 일부러 뒤집어놓고 보여줬다
머리를 무려 90도로 치켜올리는 강인한 목근육을 보라
손전등과 소리쇠를 가지고 아가가 주변 사물을 인식하는지도 확인했다
우리 달곰이 아무 문제 없는데 ㅠ.ㅠ
그냥 좀 작을 뿐이지 발달은 정상적인 것 같은데 ㅠ.ㅠ

결국 특이한 문제소인을 발견하지 못한 쌤은 
"이거슨 유전적인 요인이 클 것 같다" 며 무려! 내 머리둘레를 재는 게 아닌가
나 오늘 머리 안 감아서 이어플립비니 쓰고 나갔는데 개망
머리둘레가 작은 건 내가 아니라 오빠지
나는 얼굴은 작지만 뒷짱구가 흑형삘이라서 머리둘레는 꽤 나온단 말이다

결국 2주 마다 몸무게와 머리둘레 증가를 정밀 체크하자고 해서
다음 체컵은 2월 초에 잡혔다
임신 말기에도 아기 크기가 작다도 매주 정밀초음파를 받았었는데
대체 왜 이런 일이 자꾸 일어나는거지;;;
스페인의 무언가가 나와 달곰의 정기를 빨아먹고 있는 게 아닐까



집에 와서 대체 머리가 작은 게 뭐가 문제길래- 폭풍 검색했더니
왠걸 왠걸 듣기만 해도 무섭게 "소두증"이라는 병이 있더라
대천문이 빨리 닫히거나 두개골이 안 자라서 뇌가 그만큼 성장을 못 하는 거
뇌가 작아지면 공룡 마냥, 지적 능력이나 행동 능력 발달에 문제가..
o_O
아이 무셔
아이 무셔
한국에서도 1% 라인에 걸리면 정밀 검사를 권한다는데
그치만 우리 달곰은 그런 건 아닐거야
진짜 어이없고 속상하다



22 January, 2013

veinte y dos de enero




아침에 눈을 뜨니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뭐지? 여긴 스페인 아니던가?
포슬포슬 내리던 함박눈은 곧 소나기로 변하고 날씨는 더욱 을씨년스러워진다
오늘은 거주증 갱신하러 aluche까지 가는 날인데 ㅠ.ㅠ
정말 이런 날씨에 예약이 잡힌 우리의 불운을 저주하고파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데다 진눈개비에 우박까지 쏟아지는 판에
도저히 달곰을 데리고 갈 수가 없었다
경찰서 문 밖에서 얼마나 오래 줄을 서야 할 지 모르는데
아무리 풋머프에 레인커버로 무장해도 아기에겐 너무 가혹해!
결국 염치불구하고 H언니네 SOS를 요청, 잠시 맡기기로 했다
갓 태어나서 친정엄마가 잠시잠시 봐준 것 외에는
달곰이 엄마아빠와 떨어져 본 적이 없는데 괜찮으려나~
그치만 H언니는 나보다 엄마 선배니까 ㅋㅋ 나보다 잘 할텐데 뭐 ㅋㅋ
아가가 잘 있을까 하는 걱정은 5%, 폐를 끼쳐 미안한 마음이 95%











행여나 진상짓해도 덜 미움 받으라고 깨끗하게 씻기고 귀엽게 입혀 데려갔다
오빠와 내가 아가를 두고 샤샥- 도망나오고 얼마 후,
"카톡 카톡" 하며 귀염돋는 사진들이 날아오기 시작
... 역시나 녀석은 울고 있지 않다



"염치를 모르는 나는 이모 무릎 위에 앉아서 놀아요"


"이모네 바닥 대리석 돋네"


"우왕 이모, 이 쿠션 비싼 값을 하네요!"






뭐야 이 자슥..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놀고 있잖아?
집에서는 심하게 안 먹으면서 이모가 주니까 뿌뉴도 꿀떡꿀떡 받아먹었다 하고
아가님하는 왜 밖에 나가서만 팬관리를 하는 건데 =_=

너무 잘 있어주었다니까 왠지 모르게 조금은 서운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잘 있어주어서 고맙고
달곰을 잘 봐준 언니에게 정말 정말 고맙다

세상은 아름다워



21 January, 2013

veinte y uno de enero




반달곰양의 첫 신분증, 여권 발급 신청을 했다
여권이 나오고나면 여기 거주증 신청 단계인데 그건 할 필요가 없어졌으니까
(이유는 나중에)
여권만 무사히 나오면 달곰에 걸린 업무는 대충 끗 :D



사진찍기가 완전 챌린지;
"아기 여권사진" 으로 검색을 백만번 쯤 한 듯
처음부터 사진관에서 찍을 생각은 없었고 (분명 터무니없이 비쌀테니까)
그냥 우리집 하얀 벽 앞에서 범보의자에 앉혀 찍기로-
대게는 눕혀서 찍느라 애들이 춈 많이 퍼지던데 ㅠ_ㅠ
달곰은 월령에 비해 제법 똑바로 앉을 수 있고
날씬쟁이 아가라서 뽈살이 적어 정면에서도 두 귀가 보이니까
과감하게 혼자 앉아 찍도록 하자꾸나
한 번 해보고 안 되면 plan B -바운서에 흰 천 깔고 앉히기- 로...





근데 사진 찍는 당일 아기님하 컨디션이 별로별로
그토록 사랑하는 범보의자에 앉아서도 표정이 뚱하다 =_=
결국 제대로 된 정면샷이 나오긴 했으나
눈썹은 八자, 입꼬리도 축 처진 못난이가 요기잉네

귀 보이고 이빨 -은 없어서- 안 보이는 눈동자 정면샷은 얻었으나
아무래도 스투디오가 아니라 배경이 좀 누리끼리하다;
아가 시력 보호를 위해 스트로보 팡팡이나 정면 조명을 사용 할 수도 없다보니
전체적으로 칙칙한데 심지어 목 아래로 그림자도 생겼어 ㅠㅡㅠ
나의 10년 뽀샵 신공으로 최대한 보정은 했지만
까르푸의 즉석인화기 -1장에 1유로- 로 뽑았더니 완전 즈질
정말 이런 즈질 사진이 없다 ㅠㅠㅋ


증명사진은 뚱해야 한다는 진리는 4개월 아기에게도 예외가 없다


(참고로)
요런 곳에 가면 여권사진 사이즈로 편집 가능
편집한 뒤 4"X6"(10cmX15cm) 사이즈로 인화해서 가위질하면 끗






대사관에서 여권 발급하는데 필요한 서류는,

기본증명서 (반달곰 명의)
가족관계증명서 (달곰파파 명의)
출생국 출생증명서 원본
사진 1매
부모 중 1인의 여권
수수료 28유로

기본증명서랑 가족관계증명서는 한국에서 우편으로 공수
신청 후 2주 정도 기다리면 5년짜리 복수여권이 나온다
아가들은 얼굴이 많이 바뀌기 때문에
10년이 아니라 5년 만 쓸 수 있다고 ㅎㅎ
달곰의 즈질사진은 시스템의 거부를 간신히 피해 스캔 성공 :)






우리딸,
세상에 나온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여권도 만들고 첫 비행기 체험도 하는구나
이렇게 너무 빨리 쑥쑥 자라버릴까 두려워
잠투정 하느라 울고불고해도 짜증내지말고 더욱 더 귀여워해줘야지



19 January, 2013

diez y nueve de enero




간밤에 지름신 A와 petitbo 의 옷들을 한참 눈팅하다가..
지난 시즌 세일 상품 보다는 2013 SS 시즌을 대비해 총알을 아껴야 한다며
결제버튼으로 흘러가는 손가락을 잡아 비틀었다
이번 가을까지는 걷지 못하는 달곰에게 편한 옷 위주로 사줘야 하니까
장식없이 단순하면서 프린트나 패턴이 이쁜 bobo choses 나 mini rodini 정도만 지르기로
두 브랜드 모두 2월 중에 새 시즌을 오픈할텐데..
미리 공개된 룩북에서 마음에 드는 -무조건 사고 싶은- 걸 좀 골라봤다








mini rodini 2013 SS

플라밍고 프린트 원피스
플라밍고 프린트 레깅스
지브라 패턴 스니커즈
노랑 선바이저
프릴 달린 수영복 (이건 좀 고민 중)






bobo choses 2013 SS

레몬 패턴 점프수트
오렌지 프린트 탑




아직 전 상품이 공개되지 않기는 했지만 작년 것들 만큼 눈길이 가진 않네
다행인건가? ㅋㅋㅋㅋㅋ
보보쇼즈는 매 시즌마다 한국 엄마들이 물건을 싹 쓸어서 "보보대란"이라고 불리던데
내가 과연 그 틈을 뚫고 점프수트 하나라도 겟 할 수 있을라나 몰겠다
무려 보보의 나라, 스페인에 사는데도?!
왠지 '스페인에 살아서' 더 사기 힘들 것만 같다능;



16 January, 2013

diez y seis de enero




밤 8시 53분, 달곰을 재우면서 깜깜한 방에 누워 시간때우기 포스팅
반데렐라? 9시가 되면 꿈나라로 귀소본능이 너무 강한 아기
덕분에 하루하루 밤시간이 여유롭다
오빠랑 소파에 늘어져 최신 영화나 드라마 다운 받아 보는 것 외에,
요즘 자유시간엔 주로 유명 육아블로그 구경을 한다
'육아'블로그라곤 하지만 전부 아기옷이나 장난감 얘기인 듯?
그래서 더 재미있는거라능 ㅋㅋㅋ
누군가 "유명 블로거의 아가를 보면서 왠지 내 아이가 초라하게 느껴지더라"고 하던데
정말정말 공감공감
장난감으로 가득찬 큰 집에 사는 비싼 옷을 입은 어여쁜 아가들...
요즘 내가 지른 -예전엔 듣도보도못한 브랜드의- 달곰옷 중 몇 벌 역시
이 블로그 저 블로그 떠다니다 이뻐서 찜한 것들이다
뱁새가 황새 한 번 따라해보는거지
쫒아가려고, 추월하려고 했다간 풍비박산 날 듯
제법 잘 나가는 육아블로거가 된 친구 A의 포스트만 봐도 놀랄 노 자
아, 난 절대 그녀 만큼 정보력 구매력 있는 엄마는 못 될거야
그냥 A가 흘리는 정보 부스러기나 주워먹기로;


여러 사람들이 나보고 블로그를 해보란다
심지어 오빠까지도..
콩깍지 쓴 부모맘으로 딸자랑 좀 하고 싶은가본데..
나? 블로그 하고 있는데?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역시 아무도 모르는구나
아무도 보지 않는 blogspot을 쓰길 잘 했어 ㅋㅋㅋ
예전에 네이년 블로그나 티스토리에서 잠시나마 활동한 적도 있지만..
지금 이 공간은 그냥 개인 일기장일 뿐이다
달곰이 나온 후론 아무래도 '내 일상 = 육아' 이기 때문에
의도치않게 육아일기로 진화해버린게 함정
검색어 지정도 안 해놓았고 구글링 외엔 달리 접근방법이 없으니
내 주변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오긴 쉽지 않겠지
그래도 전체공개인데..
오빠한테는 말 할 걸 그랬나?
달곰 얼굴도 공개되고 그러니까?
근데 뭐 보는 사람도 없는데 ㅋ



내 꺼 꾸미고 이웃교류를 위해 이벤트 준비 할 시간에
난 그냥 부지런한 다른 럭셜 블로거들 구경다니며 눈호강이나 하자 ㅎ_ㅎ



14 January, 2013

catorce de enero




다음 주면 만 4개월이 되는 달곰의 이유식이 머지 않았다
요즘 들어 모유를 줄이고 있기 때문에 5개월 반에는 시작해야 할 듯?
이유식 전용 냄비를 장만하려고 보니
지금껏 쓰던 냄비들이 너무 낡고 흠이 많다...
신혼살림 차리면서 주방용품의 천국인 미쿡에서 냄비세트를 장만했어야 하는데
시어머니께서 이삿짐에 쓰시던 냄비 몇 개를 넣어주시는 바람에
요리 한 번 해본 적이 없던 나는 "에라 모르겠다 아무거나 쓰지 뭐-" 라며 덥썩
독일제 elo의 주물 코팅 냄비 두 개와
나보다 더 먼저 태어나신 -무려 west germany 산!- fissler solea 찜솥으로
3년 넘게 이런 저런 요리를 하며 잘 버텨왔으나..
기대수명보다 오래 버틴 빨간 elo들은 얼마 전 운명을 다하셨다
le creuset 나 staub 같은 무쇠냄비에는 별 관심이 없고
스뎅으로 쫙 맞추고 싶은데 어느 브랜드의 어떤 구성을 골라야 할 지
이유식 레시피를 공부하는 것 보다 냄비 고르기가 더 어렵다;






"silit silargan mini max 3 pieces"


choice 1:
이유식 냄비로 딱이라는 미니사이즈 냄비 모음
양수냄비 두 개는 괜찮은데 전골냄비는 딱히 필요성을 모르겠다
아기 음식에 볶는 건 없잖아..?
amazon.es 에서 170유로 정도
가격도 괜찮고 코팅이라 눌어붙지 않을테니 달곰 전용으로는 괜찮지만
일상적으로 쓸 냄비를 또 사야하니까 경제적이지 못 한 듯




"silit toskana 5 pieces with glass rids"


choice 2:
실리트나 휘슬러가 통삼중이 아니라는 걸 미처 몰랐다
비싼 스뎅냄비들은 전부 통삼중인 줄 알았는데 왠지 배신당한 느낌!!!
역시 all clad 가 이름대로 비싼 이유가 있었어...
가격은 상당히 저렴하다, amazon.de 나 amazon.es 에서 150~170유로 사이
toskana 컬렉션의 장점은 바닥이 '3중'이 아니라 '5중' 이라는 거?
열전도를 높여주는 구리가 들었다나 뭐라나
all clad copper 컬렉션션 같은 건가보다 - 그건 어마어마하게 비쌌는데;
유리 뚜껑이라 요리하기 편할 것 같고 구성도 마음에 든다
다만 편수냄비의 손잡이가 좀 구린..
전체적인 모양새가 좀 싸보여서 그런지 오빠가 별로별로 하심




"fissler original profi 5 pieces with glass rids"


choice 3:
역시 냄비라면 휘슬러?
profi 컬렉션은 별로 비싼 편은 아닌데 유리뚜껑을 덮으면 가격이 확 뛰네
amazon.de 에서 35% 정도 세일한 가격이 327유로
가격도 좋고 모양도 뽀대나고 좋긔!!!
근데...
독일 내 배송만 가능한 상품 -_-
그래 니네끼리 싸게 사고팔고 다 해먹어라
스페인으로 배송이 가능한 아마존 셀러 상품은 340유로.. 배송비는 25유로 ㅠ.ㅠ
아 이건 좀 아닌데 ㅠ.ㅠ
냄비 따위에 쓸 데 없이 ㅠㅠ 차라리 퍼 코트를 하나 지르고 싶다




"le creuset stainless steel non-stick milk pan"


덤:
실리간 코팅 라인을 사지 않는 이상 코팅된 팬도 하나쯤 필요하니
이 밀크팬을 아울렛 르쿠르제 매장에서 봐두었지
가격은 얼마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가격은 안 보고 대체 뭘 본거야;;;)
르양이라면 역시 무쇠겠지만, 의외로 스뎅이 다들 통삼중이란다 
내일 아울렛 갈 일이 있으니 가격이 괜찮으면 우선 데려올 생각



12 January, 2013

doce de enero




엄마가 되고 나서 감상적으로 변한 부분이 있다
약한 생명에 대한 측은함이랄까
인터넷에서 베이비박스 -아기를 '안전하게' 유기할 수 있다능- 에 대한 기사를 읽거나
말 못 하는 작은 동물들이 학대를 당할 때,
나 없이는 생존 할 수 없는 연약한 아기 달곰이 오버랩되면서...



생전 처음으로 로드킬을 했다 ㅠㅡㅠ
kill 이라고 하면 소싯적 수많은 곤충과 벌레를 죽이긴 했지만;
몽실몽실 귀여운 털을 가진 포유 동물을 죽이기는 처음
발렌시아에서 돌아오는 밤운전 중 a3 도로를 140km/h 정도로 달리고 있었는데
가로등이 없는 산길에 앞뒤로 차가 한 대도 없어
하이빔을 쏘면서 달려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었다
갑자기 길 한 가운데 아기 토끼가 나타났다!
내 차선을 지나 중앙분리대로 가던 토끼는 블랑카의 매서운 눈빛에 놀라
가던 길을 가지 않고!!! ㅠㅁㅠ
다시 오던 길을 돌아가려고 방향을 트느라 블랑카 앞으로 뛰어들었다
고속주행 중에 내가 핸들을 꺾으면 우리 가족이 위험하고?!!
그리고 운전석 쪽 앞바퀴에 토끼가 덜컹- 걸렸다
...
...
...
로드킬이 일상적인, 소만한 사슴도 종종 치여 죽어있던 미국에서도
매번 조심조심 그 흔한 스쿼럴 한 마리 치어 본 일이 없는데..
너무 당황해서 눈물이 왈칵 났다
블랑카를 발견하고 놀라던 토끼의 눈망울이 두둥실 떠올라서
눈물과 함께 부풀어 올라 차창을 가득 채우고..
(우리 가족은 살아야 하니) 눈물 콧물 훌쩍이며 운전을 계속 하면서
토끼를 위해 성호경을 그어주었다
좋은 데로 가라고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11 January, 2013

once de enero




(딱히 이유도 없이)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액상분유가 나왔다
독일 aptamil은 스틱포장과 액상분유 -pre 단계 뿐이지만- 가 있는 반면,
스페인 almirón은 400, 800g 포장 뿐이었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나? 1단계 휴대용 액상분유 시판을 시작
(참고로 알미론에는 pre 단계가 음슴)
압타밀 액상은 일회용 젖꼭지가 들어있지 않아서 씨밀락 등을 사다 끼운다던데
은혜로운 알미론은 젖꼭지도 포함이다!
물론 그래서 더 비싸졌다! ㅋㅋㅋ
박스 안에 한국야쿠르트 만큼 조그만 70ml 4병에 젖꼭지 4개가 들어있다
가격은 10.95~11.99 유로 선



"almirón 1 minibiberones con tetinas"



젖꼭지 포장에는 알미론 로고 대신 nutricia라고 적혀있는데
분유 탈 때 마다 늘 궁금했다, 대체 무슨 브랜드 네임인지;;;
알미론을 수입하는 회사는 numil nutrición 이라고 하는데 거기서 따서 만들었나..
여튼 수입처가 좀 믿음직스럽지 못함 ㅋㅋㅋ

요즘 -생후109일- 한 회에 140~170ml를 먹는 달곰이니까
두 병을 한 번에 원샷 시키면 약간 부족하게나마 한 끼를 챙길 수 있다
15000원에 두 끼 먹는 꼴이니까 액상분유만 애용하기에는 너무 비싸고..
(cf. 1단계 800g이 18유로 안팎, 약 2주 먹을 수 있다)
여행 갈 때나 비상시, 비행기 탈 때에 애용하면 될 것 같다
원래 액상분유는 실온에 두었다가 그냥 먹여도 된다고 하지만
요즘은 날씨가 추워서 좀 데워서 줘야 할 것 같은데,
액상분유! 까지는 편하지만 중탕하기 위해 뭘 들고 다니는 건 젖병보다 더 안습이잖아?
먹이기 좀 전부터 내 옷 속에 넣고 품어서 덥혀주면 안 되려나 ㅋㅋㅋ
우선 내일 발렌시아 가는 길에 한 번 먹여봐야지






+
신모유실감도, 아벤트도, 플레이텍스도 잘 무는 달곰이
놀랍게도 알미론의 일회용 젖꼭지를 격하게 거부했다
발렌시아 여행 도중 들른 카페에서 간편하게 먹이려고 액상분유 병 째로 줬더니
울고불고 난리난리
결국 플레이텍스 일회용젖병에 옮겨담아 먹여야 했다

날씨가 추우니 실온에서 액상분유가 너무 차가운 것도 문제
중탕을 할 만한 여건이 되지 않아 화장실 세면대의 뜨거운 물로 데워보려 했지만
따뜻한 물에 닿을 때 뿐, 건져오면 금새 식어버렸다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액상분유인데 좀 실망 ㅠ



07 January, 2013

siete de enero




왠일로 달곰이가 밤새 보채서 잠을 잔 건지 안 잔 건지 =_=
머리 속은 몽롱하고 허리는 -무통주사 후유증이 나타났나?- 쿡쿡 쑤시는데
아침부터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아울렛을 가자 외쳤다
어제가 동방박사의 날, 그럼 오늘은 모르긴 몰라도 빅세일데이 일 듯
사실 영국에서 boxing day도, 미국에서 black friday도 무심히 지나쳤으면서,
아울렛이라면 하나같이 다 똑같다 지루하다 하면서,
오늘은 꼭 가고 싶었다

las rozas로 빠지는 salida 19에서부터 차가 무지무지 밀린다
마드리드에서의 안개는 여기까지 올라오니 부슬비가 되어 있다
바깥 온도는 5도.. 살짝 부슬부슬..
반달곰을 데리고 다니는 게 괜찮을까?
아울렛 주차장은 복잡할 것 같아 heron city의 개러지로 들어갔다
여기라면 달곰을 유모차에 태우면서 비를 맞지 않겠지

진짜 아울렛은 발 디딜 틈이 없었지만 bonpoint 매장은 한가했다
'그래, 난 여길 들르기 위해 달려온거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18m - 2y 사이즈 코너를 샅샅이 훑었다
정상가에서 무려 70%
딸바보 오빠와 나는 쾌재를 불렀다
가디건도 집고 블라우스도 집고 타이즈도 집고..
이것도 이쁘고 저것도 이쁜데? 둘 다 사지 뭐
전부터 눈여겨본 요정 모자 달린 니트 코트도 챙겼다
las rozas village 아울렛의 봉쁘앙 매장은 베이비 섹션이 좀 부실해서 아쉽다
4세 이상 토들러 사이즈 물건들은 다양하게 있는데 별로 이뻐보이지 않아
봉쁘앙은 역시 좀 작아야 이쁘거든 ㅎㅎ
예쁜 플랫슈즈도 많은데 역시 다 큰 애들 사이즈
이번 가을 겨울을 위해서 마음에 드는 건 다 산 듯 싶다



"솔직히 딸래미가 톰보이가 되는 건 순전히 내 탓이오"

스카프빕  elodie details
티셔츠  imps & elfs
바디수트  h&m
레깅스  petit bateau
부츠  zara baby



이제 남은 건,
아직은 뭘 입히고 씌워도 아들 돋는 달곰양이
고상한 블라우스에 어울리는 피부가 하얀 예쁜이가 되는 것!



06 January, 2013

seis de enero




epiphany, 동방박사의 날
아이들에게 선물 -유향과 금, 몰약 말고- 을 주는 아이들을 위한 명절
(이 나라에 와서 동박박사님 세 분 중 한 분이 흑인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우리 달곰이 선물은 한국에서 공수한 '닥터링'
달곰과 동갑내기인 J네 아들 J가 물놀이 할 때 쓴다는 얘길 듣고
한국에서 오는 사람 편에 부탁해서 받았다
내가 물공포증이 있어서 수영을 참 힘들게 배운 터라
달곰은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목둘레가 좀 낄 것 같았는데 오히려 남아서 뒷머리가 내려와 물에 젖더라
좋았으! 아직 한 두달은 더 쓰겠는데?
백일이 지나면서부터 양수 속 잠수부 시절의 기억이 거의 남지 않는다지만
우리 아가가 뛰어난 기억력을 가지고 있길 바라면서 입수 ㅋㅋㅋ
울진 않지만 낯선 감각에 당황하는 눈치
플레이메이트로 참여시킨 먼치킨 오리 따위 있으마 마나
(높은 닥터링에 가려 보이지도 않을 듯)
그래도 발로 욕조 바닥을 이리저리 디디며 움직거린다
발이 닿으면 안 될 것 같은데;;
아무래도 닥터링 하기엔 이미 키가 좀 큰가보다 or 욕조가 작거나
5분 정도 지나자 익숙해졌는지 표정이 좋아지길래
흐뭇한 도치 부모 마음에 앞으로 3~4분 정도 더 놀자보자꾸나 라며
신이 난 오빠가 손으로 물을 떠서 폭포수를 만들어줬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던 달곰은
아니 왠, suddenly 비명을 지르며 울기 시작
순식간에 얼굴이 보랏빛이 되도록 악을 쓰길래 긴급 구조 911 출동
안아올려 튜브 빼고 다독여도 쉽게 진정이 되지 않았다
물줄기가 그렇게 무섭나? ㅇㅅㅇ;
물줄기가 아기에겐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나?
얘 혹시 선천적으로 물을 무서워하는 거 아냐?
여튼 무안해진 아빠를 욕조에 남겨둔 채
104일 된 아기곰의 첫 수영 체험은 이렇게 싱겁게 끝나버렸다



"다음 주 쯤 잊을 만 하면 다시 해보자 ㅠ_ㅠ"



04 January, 2013

cuatro de enero




오~랜만에 가족 외출을 했는데 날이 좀 춥더라
겨울 코트에 타이즈에 털신 신은 달곰을 풋머프랑 레인커버로 두 겹 더 포장
나중에 보니 등이 땀으로 젖어있더라능 ㅎㅎ
justicia의 c/ pelayo에 있는 bagatella 라는 카페에서
간단한 요기 거리랑 핫초콜렛 -완전 별로- 마시고
옷가게 한 두 개 둘러보고 고대하던 amorino 로!!!
아모리노는 작년 봄 밀라노에서 가본 이탈리안 젤라또 체인
관광하느라 지친 다리를 이끌고 중심가에서 좀 떨어진 brera 거리까지 기어갔는데
젤라또는 뭔가 아이스크림과 다를 줄만 -촌스러워 ㅋㅋㅋ- 알았지만
아모리노는 재료가 전부 나뚜랄이라 맛이 좀 밍밍;
차라리 뉴욕에서 먹던 grom이 더 낫지 않냐며 급 실망 했었는데
막상 마드리드에서 먹으니 또 맛있네 ㅋㅋㅋ
(las rozas village 아울렛과 tribunal 역에 지점이 있다)



사실 오늘의 미션은 마스카포네 치즈 젤라또 따위가 아니라
alvaforkids 라는 아기옷 가게
또 아기옷이냐?! 그렇게 사고도 또 아기옷이냐고!!!!!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지금은 중고로도 구할 수 없는 mini rodini의 테리캡이 남아있는 집이니까
그것도 '재고라고' 무려 50% 세일가로 내놨더라 (9유로!)
지난 2012 SS 시즌에 선보였던 투명투명한 썬바이저
지인(이라고 쓰지만 사실 아기옷 지름신) A양이 작년부터 찾아 헤메던 걸
alva에서 가지고 있길래 구대해주러 간 것
스페인의 아기들 패션은 북유럽에 비해서는 좀 클래식한 편이라
길에서 빅토리아 슈즈, 보보쇼즈나 미니로디니 같은 튀는 옷을 입은 애들을 보기 힘들다
그래서 왠지 북쪽 브랜드의 재고 무덤이 되는 게 아닐까 ㅎㅎ
어린쥐랑 그린 색상이 하나씩 남아있어서 -A는 그린을 원했는데- 둘 다 사버렸다
어디든 선물해도 좋고.. 라며 쟁인건데






집에 와서 보니 이번에 지른 기린티셔츠랑 찰떡궁합!
그럴 수 밖에.. 같은 시즌이니 ㅋㅋㅋ
더군다나 얼굴에 대보니 우리 아기는 역시 간지er ㅋㅋㅋ
아직 씌우려면 1년 반은 더 있어야겠지만
오빠가 남 주지 말고 달곰이 몫으로 묵히라고 명하시어 고이고이 서랍 안으로



03 January, 2013

tres de enero




12월 초에 한국으로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들은 증발했나보다
아무래도 엘꼬르떼 산치나로지점 우체국 어딘가 처박혀 있는 듯
정말 공들여 달곰이 풋프린트 찍고 애 자는 틈틈히 열심히 적어보낸 카드들인데,
우체국에서도 무려 1시간을 기다려 겨우 보낸 건데
아무도 받은 사람이 없다니 기가 막힐 따름
correos 전체가 쉬거나 파업을 했다면 차라리 좋겠지만,
스웨덴에 주문했던 달곰의 옷 무더기는 정상적으로 오늘 도착;
택배스텝을 밟으며 뛰어나가 받아오긴 했지만
크리스마스 카드를 생각하니 괜히 우체부를 때리고 싶었...



"발도장에 산타까지 그려보냈는데!!! 아까워서 눙무리.. ㅠ.ㅠ"



다행히도 babyshop.com 에서 보내준 옷들은 전부 이쁘다
(스웨덴에서 스페인까지의 배송비는 단돈 5유로, 기간은 5 working days!)
대부분 봄맞이 꼬까옷으로 6-9m 사이즈를 선택했는데 브랜드마다 크기가 천차만별
6m 베이비진은 너무 크고 9m 짜리 트레이닝 팬츠는 지금도 맞고;
택만 얼른 떼어낸 뒤 세탁도 안 한 채로
맘마 먹고 배 두드리며 기분 좋은 아가를 납치해다 인형놀이 시작
내복 벗기고 외출복 입히니 나가는 줄 알았지?
그치만 시착만 해보고 다시 내복차림으로 회귀 ㅋㅋㅋ



"전부 baby girl 섹션에서 골랐지만 역시나 아들 포스.."

라운저  bloom coco go
티셔츠  imps & elfs
트레이닝팬츠  mexx baby
스니커즈  converse first star



오늘 온 것만 티셔츠 3, 바디수트 1, 바지 2, 신발 1, 스카프빕 1
컨버스만 빼고 전부 네덜란드나 스웨덴 브랜드 :D
요즘은 정말이지 '스칸디나비안 감성'이 갑, 아기옷 디자인에서도 예외가 없다
미국 carters나 스페인의 bobo choses는 디자인이 예뻐도 재질이 시망인데,
북유럽 옷들은 전부 organic cotton에 톡톡하고 부드럽기까지
"역시 잘 살고 봐야한다" 라는 결론 도출 ㅋ

다음 주 중에 프랑스에서 또 한 봉지 도착 할 예정이다;
덕분에 이 폭풍같은 세일 기간에 손가락이나 빨고 있게 되었다



01 January, 2013

uno de enero




새해의 첫 시작은 상콤하게도 새벽 5시부터 눈 비비며 일어나
정화수 -끓여서 식힌 물- 를 뜨고 밥과 국을 준비해 백일 삼신상을 차렸다
삼색나물이 없어 삼색그릇에 국을 뜨고 ㅋㅋㅋ
금지품목인 마늘이 둥둥 떠다니는 미역국에
물을 떠놓을 사발이 없다보니 에스프레소잔으로 ㅋㅋㅋ
나중에 보니 수저를 안 놨더라고? ㅋㅋㅋ
삼신 할배님들 맨손으로 드셨나.. 죄송해라
세상에 이런 삼신상이 어디 있을까 싶었지만,
우리 달곰이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라는 모든 마음을 다 해서 열심히 빌었다
"우리 달곰이 발 크게 해주세요~"
그리고 오빠는 삼신상 차렸다고 시어머니께 자랑했다가
허튼 데 빌지 말고 성당 가서 '찬미예수님'께 기도나 올리라고 혼났다능 ㅋ



"삼신상 프레젠테이션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



상을 물리고 다시 잠들었다가 해 뜨고 일어나 본격 손님맞이 준비
대단한 걸 차린 것도 없는데 오전 내내 정신 없고 허둥지둥 일이 자꾸 밀려
막상 손님들이 도착했을 때 오늘의 주인공께선 기저귀 차림 ㅠ.ㅠ
예쁜 옷 입은 아가를 번쩍 안고 우아하게 손님을 맞는 호스티스 따위 개나줘



"컵케익 따위 알게 뭐람, 발로 뭉개버렸다"

헤어밴드  shop dami
카디건  bonpoint
블루머  nanos baby
양말  trumpette maryjane



"백일이 뭐 대수라고"
뭔가 준비하는 것 자체가 귀찮아서 은근히 스스로 세뇌하고 있었지만
막상 삼신상에 손님상에 (컵)케익까지 준비해 대충이나마 구색을 갖춰 치루고 나니
그래도 해주길 잘했다고, 달곰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든다

이렇게 바쁘지만 기분 좋게 2013년 시작!
2013년은 아마도 '기분 좋지만 늘 바쁜 해'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