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January, 2013
doce de enero
엄마가 되고 나서 감상적으로 변한 부분이 있다
약한 생명에 대한 측은함이랄까
인터넷에서 베이비박스 -아기를 '안전하게' 유기할 수 있다능- 에 대한 기사를 읽거나
말 못 하는 작은 동물들이 학대를 당할 때,
나 없이는 생존 할 수 없는 연약한 아기 달곰이 오버랩되면서...
생전 처음으로 로드킬을 했다 ㅠㅡㅠ
kill 이라고 하면 소싯적 수많은 곤충과 벌레를 죽이긴 했지만;
몽실몽실 귀여운 털을 가진 포유 동물을 죽이기는 처음
발렌시아에서 돌아오는 밤운전 중 a3 도로를 140km/h 정도로 달리고 있었는데
가로등이 없는 산길에 앞뒤로 차가 한 대도 없어
하이빔을 쏘면서 달려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었다
갑자기 길 한 가운데 아기 토끼가 나타났다!
내 차선을 지나 중앙분리대로 가던 토끼는 블랑카의 매서운 눈빛에 놀라
가던 길을 가지 않고!!! ㅠㅁㅠ
다시 오던 길을 돌아가려고 방향을 트느라 블랑카 앞으로 뛰어들었다
고속주행 중에 내가 핸들을 꺾으면 우리 가족이 위험하고?!!
그리고 운전석 쪽 앞바퀴에 토끼가 덜컹- 걸렸다
...
...
...
로드킬이 일상적인, 소만한 사슴도 종종 치여 죽어있던 미국에서도
매번 조심조심 그 흔한 스쿼럴 한 마리 치어 본 일이 없는데..
너무 당황해서 눈물이 왈칵 났다
블랑카를 발견하고 놀라던 토끼의 눈망울이 두둥실 떠올라서
눈물과 함께 부풀어 올라 차창을 가득 채우고..
(우리 가족은 살아야 하니) 눈물 콧물 훌쩍이며 운전을 계속 하면서
토끼를 위해 성호경을 그어주었다
좋은 데로 가라고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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