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January, 2013

veinte y dos de enero




아침에 눈을 뜨니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뭐지? 여긴 스페인 아니던가?
포슬포슬 내리던 함박눈은 곧 소나기로 변하고 날씨는 더욱 을씨년스러워진다
오늘은 거주증 갱신하러 aluche까지 가는 날인데 ㅠ.ㅠ
정말 이런 날씨에 예약이 잡힌 우리의 불운을 저주하고파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데다 진눈개비에 우박까지 쏟아지는 판에
도저히 달곰을 데리고 갈 수가 없었다
경찰서 문 밖에서 얼마나 오래 줄을 서야 할 지 모르는데
아무리 풋머프에 레인커버로 무장해도 아기에겐 너무 가혹해!
결국 염치불구하고 H언니네 SOS를 요청, 잠시 맡기기로 했다
갓 태어나서 친정엄마가 잠시잠시 봐준 것 외에는
달곰이 엄마아빠와 떨어져 본 적이 없는데 괜찮으려나~
그치만 H언니는 나보다 엄마 선배니까 ㅋㅋ 나보다 잘 할텐데 뭐 ㅋㅋ
아가가 잘 있을까 하는 걱정은 5%, 폐를 끼쳐 미안한 마음이 95%











행여나 진상짓해도 덜 미움 받으라고 깨끗하게 씻기고 귀엽게 입혀 데려갔다
오빠와 내가 아가를 두고 샤샥- 도망나오고 얼마 후,
"카톡 카톡" 하며 귀염돋는 사진들이 날아오기 시작
... 역시나 녀석은 울고 있지 않다



"염치를 모르는 나는 이모 무릎 위에 앉아서 놀아요"


"이모네 바닥 대리석 돋네"


"우왕 이모, 이 쿠션 비싼 값을 하네요!"






뭐야 이 자슥..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놀고 있잖아?
집에서는 심하게 안 먹으면서 이모가 주니까 뿌뉴도 꿀떡꿀떡 받아먹었다 하고
아가님하는 왜 밖에 나가서만 팬관리를 하는 건데 =_=

너무 잘 있어주었다니까 왠지 모르게 조금은 서운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잘 있어주어서 고맙고
달곰을 잘 봐준 언니에게 정말 정말 고맙다

세상은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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