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January, 2013

seis de enero




epiphany, 동방박사의 날
아이들에게 선물 -유향과 금, 몰약 말고- 을 주는 아이들을 위한 명절
(이 나라에 와서 동박박사님 세 분 중 한 분이 흑인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우리 달곰이 선물은 한국에서 공수한 '닥터링'
달곰과 동갑내기인 J네 아들 J가 물놀이 할 때 쓴다는 얘길 듣고
한국에서 오는 사람 편에 부탁해서 받았다
내가 물공포증이 있어서 수영을 참 힘들게 배운 터라
달곰은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목둘레가 좀 낄 것 같았는데 오히려 남아서 뒷머리가 내려와 물에 젖더라
좋았으! 아직 한 두달은 더 쓰겠는데?
백일이 지나면서부터 양수 속 잠수부 시절의 기억이 거의 남지 않는다지만
우리 아가가 뛰어난 기억력을 가지고 있길 바라면서 입수 ㅋㅋㅋ
울진 않지만 낯선 감각에 당황하는 눈치
플레이메이트로 참여시킨 먼치킨 오리 따위 있으마 마나
(높은 닥터링에 가려 보이지도 않을 듯)
그래도 발로 욕조 바닥을 이리저리 디디며 움직거린다
발이 닿으면 안 될 것 같은데;;
아무래도 닥터링 하기엔 이미 키가 좀 큰가보다 or 욕조가 작거나
5분 정도 지나자 익숙해졌는지 표정이 좋아지길래
흐뭇한 도치 부모 마음에 앞으로 3~4분 정도 더 놀자보자꾸나 라며
신이 난 오빠가 손으로 물을 떠서 폭포수를 만들어줬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던 달곰은
아니 왠, suddenly 비명을 지르며 울기 시작
순식간에 얼굴이 보랏빛이 되도록 악을 쓰길래 긴급 구조 911 출동
안아올려 튜브 빼고 다독여도 쉽게 진정이 되지 않았다
물줄기가 그렇게 무섭나? ㅇㅅㅇ;
물줄기가 아기에겐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나?
얘 혹시 선천적으로 물을 무서워하는 거 아냐?
여튼 무안해진 아빠를 욕조에 남겨둔 채
104일 된 아기곰의 첫 수영 체험은 이렇게 싱겁게 끝나버렸다



"다음 주 쯤 잊을 만 하면 다시 해보자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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