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November, 2011

diez y seis de noviembre




어제 hipercor에 들러서 'campo real' 이라는 올리브를 사왔다
진한 청록색을 띠며, 다른 pickled 올리브 종류들과는 달리 시큼하지 않다
시고 짠 맛이 없기 때문에 음식에 곁들이기 보다는 식전 또는 술안주로 어울리는 올리브
드문 드문 잎사귀가 달려있어서 귀엽다 ㅎㅎ



어제의 Z양에 이어서 오늘은 이 올리브를 소개해 준 사람을 탐구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도저히 손가락이 쉽게 움직여주질 않아서 포기
좋아하는 사람이라 안타깝고, 그래서 할 말이 많은데도 그게 오히려 독이 될 것만 같다
내가 그 사람을 안쓰럽게 여긴다고 자각 할 수록
앞으로 그 얼굴을 볼 때 마다 연민의 감정만 눈덩이처럼 불어날테니까
'안쓰럽다'라는 생각 자체가 무의식 중에 내가 그를 무시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그러고도 남는다

은연 중에 사람을 무시하는 것
이게 나에게만 있는 병인지, 내가 엄마에게서 물려받은 유전병인지,
아니면 인간이라는 동물이 모두 지니고 태어나는 필수 요소의 하나인지 매우 궁금하다
아 물론 mother theresa나 gandhi 같은 위인들은 안 그랬을거야
잠깐- 위인으로 격상되기 전에는 혹시 그랬는지도?
본디 평범한 인간이었다가 자기 성찰과 적절한 계기로 인해 마음의 여유를 얻었을지도 몰라
사람의 마음 속에는 천사와 악마가 house sharing을 하고 있다
악마가 원체 힘이 세고 가진 게 많기 때문에 (천사를 쫒아내고) 악마 혼자 사는 집은 꽤 되지만
천사 혼자 넓고 쾌적하게 사는 집은 드물거다
gandhi네 살던 악마는 노숙자 생활을 하다가 병사했겠지

'안쓰럽다'라는 감정의 뿌리는 천사의 이타심일까, 악마의 근자감일까
누구라도 좋으니 "그건 네 안의 천사가 행하는 거야"라고 말해준다면 죄책감이 덜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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