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November, 2011

seis de noviembre




얼마 전에 강사장이 '아이러브스쿨'과 동창회는 난잡하고 위험하다고 했는데
그 말에 동의를 하고 안 하고를 떠나,
페북에서 우연히도 아니고 의도적인 것도 아니게 중학교 친구를 만났다
일부러 그 이름을 검색한 건 아니지만 다른 친구를 찾다가 낚은 부산물(미안;;;)이니까
우연도 필연도 아닌 재회라고나 할까

어쨌거나 no군과 새로이 페북 친구가 되면서
깊숙히 봉인해뒀던 어린 시절의 원천 기억의 일부가 밑바닥에서부터 가물 가물 피어올랐다
no군과 나는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는데
담임 선생이 누구였는지도 뭔가 특별한 사건이 있었는지도 이젠 알 수가 없지만
반평생을 아웅다웅 하면서 지내는 JY군과도 같은 반이었던 시절이다
나와 JY는 워낙 각별(?)했던 터라 나란히 앉아 노는 -수업을 듣는- 시간이 많았고
no군은 종종 내 뒷자리에 있었던 것 같다
생생하게 기억나는 장면을 그려보자면 창가 쪽 1분단 뒤에서 두번째가 본래 내 자리
뒤에서 네번째였던 JY가 내 짝을 내쫒고 옆자리로 놀러와 같이 앉았고
1분단 맨 뒷자리에 키다리 no군이 잔뜩 웅크리고 앉아 나랑 쪽지 돌리기를 했었다
no군의 자리가 원래 그 곳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지금으로서는 나와 놀기 위해 일부러 바꾼 건지 알 길이 없고
어렴풋이 늘 내 옆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JY와 알력이 좀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no군은 중학교 졸업 후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않냐고 했지만
내 기억엔 고등학교 1학년 무렵 잠깐 그를 만난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역시 확인 불가
그렇다고 대놓고 물어보기도 뭣하니 영영 미확인 사실로 남겠지
온통 뿌옇게 안개 낀 추억 뿐이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만난 no군은 반갑다
어디서 뭘 하고 잘 지내는지 문득 문득 궁금한 사람들 중 하나였으니까



there are some people you may know 라며 바람나 도망친 구남친이나
회사에서의 웬수덩어리, 친구의 구남친의 새 여친 등등 쓸데 없는 인간 관계를 조장하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페북이지만,
가끔 이렇게 재밌는 일을 만들어주니 기특하기도 하다

사실 no군과 친구를 맺은 것 뿐 긴 대화를 하며 서로 추억을 나눈 것도 아닌데도
오늘 하루 잊고 지냈던 오래된 일들을 떠올리며 잠시 설레였다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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